살점이 떨어져 나갈 듯 한파가 몰아치는 해변. 벌거벗은 한 남자가 기억을 잃은 채 깨어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알몸이 되기 전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깨어난 장소가 어디인지조차 알지 못하는 남자. 그에게 주어진 단서는 텅 빈 BMW와 몸에 꼭 맞는 낡은 옷가지, 그리고 대니얼 헤이스라는 이름의 차량등록증뿐이다. 그는 누구일까?
대니얼 헤이스 두 번 죽다 마커스 세이키 기억상실 등록일: 2013.09.16
악성 바이러스처럼 번지는 치명적인 핏빛 분노 - 『감염유희』
귀신에 씐다는 말이 있다. 쿠라타는 이 말을 지금까지 충동 범행을 설명할 때나 사용하는 편리한 표현 정도로 여겨왔다. 그런데 이제야 깨달았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데에 이유 따위는 필요 없다. 그것이 무엇이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살인이라는 방법을 쓰느냐, 안 쓰느냐의 차이다. 즉 선택의 문제다.
누구나 죽이고 싶은 사람 한 명쯤은 있잖아요 - 『킹을 찾아라』
가네곤, 유메노시마, 리사, 이쿠루는 교환살인을 시도한다. 이전의 어떤 연결고리도 없이 우연한 장소에서 만난 그들은 낯선 사람이기에 속마음을 털어놓다가 의견일치를 본다. ‘누구에게나 거슬리는 인간 한둘은 있는 모양이야.’ 핸드폰으로 연락하지 않고, 절대로 추적될 수 없는 방법으로만 만나 정보를 주고받은 그들은 서로의 타겟을 죽이기 위해 카드의 킹, 퀸, 잭..
사람을 조종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여인 『히토리 시즈카』
대체 우리는 뭘 한 걸까? 이 사건을 17년이나 조사했는데 대체 무얼 밝힌 걸까? 조사하면 조사할수록 오리무중이었어. 뭔가를 알아내면 알아낸 만큼 시즈카는 더 멀리 가버렸고. 결국 우리는 그녀를 잡는 데 실패했지. 이게 대체 뭘까, 후지오카? 우리가 어떻게 해야 옳았던 걸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칸지의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돈을 놓고 사라진 손님. 그리고 치졸한 협박으로 돈을 뜯어내려는 형사 료스케, 신야를 만나 불륜관계를 맺는 미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그들은 서로를 모른다. 어딘가에서 관계가 엮이지도 않는다. 거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들은 서로를 모른 채, 오로지 각자의 스토리만을 진행해 간다. 이런 형식의 미..
소네 케이스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코 등록일: 2013.06.10
‘마음속에 있는 것들은 다함이 없다’ - 『로스트 라이트』
보슈는 죽은 자들의 소리를 듣는다. 그들을 죽인 자가 누구인지 밝혀내려 한다. 다수를 위한다는 모호한 이유 혹은 추상적인 목적을 위해 소수를 희생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로스트 라이트』에서 중요한 것 하나는, 지금 당장 거대 권력과 맞서 어떻게 보슈가 승리를 거두는가, 이다. 궁극적인 승리가 아니라, 직면한 작은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
마지막 순간까지 ‘따뜻한 피’가 흐르는 사람들의 이야기 - 『저물어 가는 여름』
아카이 미히로는 유괴 사건 자체에 집중하지 않는다. 사건은 이미 벌어졌다. 지금 남은 것은, 그 사건과 간접적으로 얽힌 ‘남아 있는 자’들의 후일담이다. 그들이 지금의 삶을 제대로,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과거의 ‘진실’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래서 그들은 사건의 이면을 파고 들어간다. 어떤 가혹한 진실이 기다릴지라도 어쩔 수 없다. 사건의 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