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사란 애초에 모순으로 차 있다 - 『봄에서 여름, 이윽고 겨울』
히라타도, 마스미도, 자신의 운명에 맞서기 위한 모험을 감행한다. 그것이 끔찍한 진실이건, 화사한 거짓이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다만 그들이 선택한 것에 후회는 없었을 것이다. 아니 후회가 있다 해도, 기꺼이 받아들였을 것이고. 운명이란 그런 것이다. 단지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운명을 받아들인 자신의 선택과 태도가 더욱 중요한 것.
봄에서 여름 이윽고 겨울 우타노 쇼고 등록일: 2013.04.15
영혼을 얼어붙게 만드는 연애 말살 소설 - 『IN 인』
『IN 인』은 소설을 쓰는 다마키를 통해서, 도대체 작가가 쓰는 ‘소설’이란 무엇인지를 찾아간다. 자신의 모든 것을 망가뜨리면서 빠져들었던 사랑의 정체를 파헤치면서, 자신이 왜 소설을 쓰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 ‘소설’이란 도대체 무엇인지, 그 미스터리를 찾아간다. 다마키는 세이지의 사악함에 대해 알고 싶은 동시에 「무쿠비토」를 통해 보이..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지옥이라도 가겠다 - 『아이언 하우스』
『아이언 하우스』는 강인한 소설이다. 지독한 고통 속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현재에도 오로지 ‘생존’을 위해서 발버둥치고 있다. 어떤 이상이나 희망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이곳의 생존을 위해서 살아간다. 때로는 진실 대신 따듯한 거짓을 택하기도 하면서. 그건 위선이 아니라 위안이다.
마약, 매춘, 폭행… 살기 좋다던 북유럽도 똑같네! - 『이지 머니』
『이지 머니』를 쓴 옌스 라피두스는 형사 소송 전문 변호사였다. 수많은 범죄자들을 직접 대면하고, 그들의 사정을 속속들이 알아야 했던 이력이 있다. 『이지 머니』의 뛰어난 점은 바로 그것이다. 범죄자들의 모습이 대단히 리얼하고 세세하게 그려져 있다는 것. 유고, 남미, 중동 지역에서 온 이민자들이 왜 주류 사회에 들어가지 못하고 이방인으로 머무르면서 범죄조..
『그녀가 그 이름을 알지 못하는 새들』의 이야기는 단순하다. 중반 정도를 넘어서면 트릭이 무엇인지, 결말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대충 짐작이 간다. 하지만 궁금하다. 대충의 스토리는 예상할 수 있지만, 토와코와 진지가 과연 어떤 인간인지가 너무나 궁금하다. 게다가 누마타 마호카루의 필력은 섬세하면서도 강렬하게 휘몰아친다. 토와코의 사막 같은 마음을, 진지의 ..
누마타 마호카루 그녀가 그 이름을 알지 못하는 새들 등록일: 2013.02.04
해고당하지 않았다면, 살인도 없었을 텐데 - 『죽은 자들의 방』
프랑크 틸리에의 『죽은 자들의 방』은 전형적인 스릴러라고 할 수 있다. 정확히 말하면 미스터리 스릴러다. 범인의 마음과 행동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괴물’이라는 식으로 호칭하면서 후반부까지 정체를 숨겨둔다. 형사들이 여러 단서를 통해서 범인의 정체를 추정하고 찾아가는 과정들도 대단히 중요하다. 그리고 『죽은 자들의 방』에서 더욱 흥미로운 것은 단지 범인의 정..
‘정상인’의 가면을 쓴 어느 사이코패스 이야기 - 『좀비』
Q_ P_는 사람을 납치하여 자신의 좀비로 만들고 싶어 한다. 자신의 명령대로 움직이는, 그에게 명령도 지시도 하지 않고, 어떤 의심이나 질문도 던지지 않는 존재. 그래서 그는 좀비를 원한다. 좀비 친구를, 어쩌면 좀비들의 세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