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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역시 이럴 땐 무슨 짓을 할지 몰라 - 뮤지컬 <머더 발라드>

새로운 사랑을 꿈꾸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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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머더 발라드>는 뜨겁게 꿈틀대는 작품이다. 인물들의 감정이 부딪히고 폭발하고 깨어지는 과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심장을 달군다. 곁에 있는 사랑이 시시해질 때마다 새로운 사랑을 떠올리는 당신에게, 가지 않은 길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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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랑을 꿈꾸는 당신에게, 뮤지컬 <머더 발라드>


이게 다 권태 때문이다. 사랑이 일상이 되어갈 무렵 슬며시 고개를 드는 이 감정은 찬란하게 빛나던 상대에게서 빛을 앗아가고, 뜨거웠던 설렘도 미적지근하게 바꿔놓는다. 싫증이라는 두 글자에 밀려 사랑은 점점 설 곳을 잃어간다. 이 위태로움을 직감하는 순간 우리는 종종 이별을 상상한다. 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꿈꾼다. 그들 모두에게 뮤지컬 <머더 발라드>는 ‘가지 않은 길’을 보여준다.

 

“나의 마지막 사랑이 정말 너일까” 누구나 한 번쯤 품어봤음 직한 질문 앞에서 탐과 사라는 이별을 택한다. 무서운 속도로 서로에게 빠져들었던 두 사람의 연애는 그렇게 3년 만에 끝을 맺었다. 사랑에도 기회비용이 있다면 그런 것이 아닐까. 한 사람을 택함으로써 또 다른 사람을 놓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것은 권태의 이유일 수도 있고, 그저 핑계에 지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경계는 모호하다. 분명한 것은 남겨진 선택뿐이다. 탐과 사라의 연애는 끝이 났고, 사라는 마이클을 만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마이클의 사랑은 탐의 그것과는 다르다. 격정적이기보다는 차분하고, 상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다. 사라는 그와 함께 평범한 가정을 만들어가지만 전혀 다른 모습의 사랑 속에도 권태는 숨어있었다. 이번에는 현실이 그녀의 감정을 막아 선다. 때로 결혼의 동의어가 되기도 하는 이 현실은 “날 위한 시간을 잊은 채” 희생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시간의 반복이었다. 한 남자의 아내로, 한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면서 무료하고 갑갑한 일상을 견뎌내던 사라는 탐을 떠올린다. 그리고 두 사람, 탐과 사라는 ‘낙인이 되고 흉터로 남을’ 사랑에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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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역시 이럴 땐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뮤지컬 <머더 발라드>를 단순히 불륜에 대한 이야기나 치정극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는 것은, 사랑의 본질에 대한 질문들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언제나 뜨겁게 시작해 차갑게 끝나고 마는 것일까. 그렇다면 권태란 늘 사랑과 한 몸처럼 움직이는 것은 아닐까. 늘 새로운 사랑을 꿈꾸는 탐과 사라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우리가 갈구하는 것은 사랑할 누군가가 아닌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일지도 모른다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나의 심장을 다시 뜨겁게 뛰게 할 순간과 감정들, 그것을 그리워하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그것은 마지막 도피처일지도 모른다. 곁에 있는 사랑이 시시해질 때마다 새로운 사랑을 떠올리는 것은 그래서일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누구도 그 감정의 주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사랑을 손에 넣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조차도. 탐과 마이클은 한 목소리로 ‘그녀의 마지막 사랑은 나여야 한다’고 외치지만, 두 남자를 감싸고 있는 것은 분노와 광기다. 그 사이에 서 있는 사라는 죄책감을 끌어안고 갈등한다. 그들에게 있어 사랑은 더 이상 짜릿한 감정이 아니다. 마냥 안겨있고 싶은 포근한 품도 아니다. 그저 불안하고 위태로운 순간으로 존재할 뿐이다.

 

“당신 역시 이럴 땐 무슨 짓을 할지 몰라” 경고하듯 속삭이는 노랫말이 그 사실을 말해준다. 우리는 사랑 앞에서 무력하게 휘둘릴 뿐이라는 것을. 거스를 수 없는 힘에 이끌려 그저 빨려 들어갈 뿐이라는 것을. 처음 사라를 만났을 때, 마이클은 상처가 본성까지 바꾸지는 못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사랑이 준 상처 앞에서 가장 처절하게 부서지고 마는 인물이다. 달라진 사라를 보면서, 불길한 변화를 직감하면서도,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마이클마저도 사랑이라는 소용돌이에 휩쓸릴 수밖에 없었다.

 

뮤지컬 <머더 발라드>는 뜨겁게 꿈틀대는 작품이다. 인물들의 감정이 부딪히고 폭발하고 깨어지는 과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심장을 달군다. 단순하고 상투적인 스토리를 갖고 있음에도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다. 성 스루(Sung-through) 뮤지컬인 만큼 때로는 감미롭게 때로는 폭발적으로 쏟아지는 넘버들이 감정을 생생하게 살려내며, 사랑의 이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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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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