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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땀방울이 즐거움이 되는 곳,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

꿈꾸는 청춘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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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가 일본과 중국 라이센스 공연을 마치고 돌아왔다. 대극장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예고한다. 꿈을 향해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는 다섯 청년의 오늘은 여전히 뜨겁다.

총각네 공연사진_01.jpg



정직한 땀방울이 즐거움이 되는 곳, <총각네 야채가게>


싱그러운 젊음과 시들지 않는 꿈을 파는 곳, ‘총각네 야채가게’가 다시 문을 열었다. 2013년부터 올해 초까지 일본과 중국에서 진행된 라이센스 공연을 성공리에 마치고 한국 관객들과 재회한 것이다. 2008년 소극장에서 시작된 <총각네 야채가게>는 ‘창작 뮤지컬의 희망’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꿈꾸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외쳐왔다. 현실이라는 돌부리에 걸려 휘청대면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다섯 청년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거울이 되었다.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이 자신의 지나간 한 시절을, 그리고 현재의 시간을 작품 속에서 발견했다. 그들이 보내준 사랑에 보답하고자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는 더욱 풍성해진 무대를 준비했다. 대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달라진 모습을 예고하고 있는 것.


새로워진 무대 세트와 캐스팅으로 돌아온 <총각네 야채가게>에서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는 한 가지는 다섯 명의 주인공이 뿜어내는 매력이다. ‘신뢰를 버린 이익은 취하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가게를 시작한 태성과, 기꺼이 그의 곁에 서기를 선택한 고등학교 친구 민석은 ‘총각네 야채가게’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호스트바에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지환, 그와는 반대로 유학까지 다녀온 이른바 ‘금수저’이지만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한 윤민, 군복무를 마치고 세상에 첫 발을 내딛는 막내 철진, 세 사람은 태성과 민석 아래에서 서로 다른 꿈을 찾아간다. 


아직까지도 꿈은 “보일 듯 말 듯 문득 고개를 들어보면 저기 어딘가 희미하게 보이는 햇살 같은 나날들”처럼 느껴지지만, 그보다 훨씬 가까이에서 맴도는 현실에 종종 발목 잡히지만, 그들은 매일 아침 외친다. 자신들이 서 있는 이곳이 “정직한 땀방울이 즐거움이 되는 곳”이 되기를. 그리고 다시 힘을 낸다. “땀 흘리는 젊은이들의 정직한 세상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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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제 갈래, 나를 향해 닫힌 문을 열고!


누구에게나 꿈에 이르는 길은 잘 포장된 고속도로가 아니다. 때로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길을 잃고, 또 때로는 잘못된 방향인 줄 알면서도 걸음을 떼기도 한다. <총각네 야채가게>의 주인공들도 예외가 아니다. 지환은 할머니의 병원비를 이유로 다시 호스트바를 찾아 가고, 윤민의 바람은 가족들의 반대에 가로막힌다. 태성의 꿈은 ‘총각네 야채가게’ 2호점을 오픈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너만의 꿈은 아닌지’ 묻는 민석과 갈등을 겪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멈추지 않는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 수는 없다 해도, 그 꿈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확신할 수는 없어도, 짊어진 현실의 무게가 너무 버겁다고 하더라도, 나아가기를 선택한다. “나를 향해 닫힌 문을 열고” 넓은 세상을 향해 가겠다고 담담하게 고백하는 것이다. ‘십년 후의 내 모습’ ‘고래의 꿈’과 같은 대표적인 넘버들을 타고 전해지는 그들의 이야기는 진한 여운을 남긴다. 극장을 나서는 순간부터 머릿속에 맴돌면서,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던 다섯 청춘의 모습을 깊게 각인시킨다. 


감미로운 음악과 유쾌한 웃음, 뜨거운 열정이 버무려진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는 쉼표 같은 작품이다. 땀의 가치를 믿고 정직한 세상을 꿈꾸는 주인공들을 보고 있노라면, 녹록지 않은 현실과 멀게만 느껴지는 꿈은 잠시 잊게 된다. 막이 내린 후에는 꿈도 현실도 다시 끌어안아야 할 테지만,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가 보여준 희망의 메시지는 여전히 남아 힘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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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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