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이미지보다 가창력, 샤넌

샤넌(Shannon) < Eighteen >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98년생, 혼혈 등의 이미지보다 가창력으로 다가옵니다.

샤넌(Shannon) <Eighteen>

 

2.jpg

 

'외국에서 왔으니까' 신경 쓰는 게 아니라면 샤넌의 핵심은 가창력이다. 애절하면서도 파워풀한 보컬 위주의 데뷔곡 「새벽비」의 의도였고, 이는 각종 가창 프로그램의 러브콜을 통해 무대에서의 열창으로 이어지며 실력파의 이미지를 깊이 새겼다. 혼혈, 어린 나이 등 형용사는 많았지만, 대중의 뇌리에 첫 번째로 새겨진 단어는 '가창력'이었다.

 

< Eighteen >이 현명한 것은 이러한 무게에 깊이 얽매이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가창력으로 대결하자면 비장해져야 하고, 비주얼로 승부를 보자면 발랄해야 한다는 일련의 가요계 공식에 구애받지 않고, 제목 그대로 열 여덟 살 샤넌과 그 또래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와 발랄한 콘셉트를 우선으로 내세웠다. 케이팝이라기보다는 해외 팝 아티스트의 문법을 주류로 채택하며 자연스럽게 서정성을 강조하는데 이것이 억지스럽지 않고 안정적이다.

 

발랄한 분위기의 타이틀 싱글 「왜요 왜요」는 독특한 인트로와 짙게 깔리는 신스음이 1960년대 걸 그룹 스타일을 환기하는 복고 지향적 면모를 보인다. 중간의 브릿지나 후렴부의 두꺼운 코러스, 십 대 소녀의 감성 등 여러모로 메간 트레이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아리아나 그란데 워너비를 숨기지 않는 「Gossip girl」, 디즈니 스타 데미 로바토를 연상케 하는 가창력의 「20inch」 등 기획의 초점은 내수보다 수출과 가깝다.

 

지나친 레퍼런스에 대한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개별 곡들의 준수한 완성도와 기본을 갖춘 보컬은 그 시선을 어느 정도 너그럽게 만든다. 「새벽비」의 톤 다운된 버전을 듣는 듯한 「20inch」는 애절하면서도 담담한 보컬의 표현 능력으로 빛을 내고, 다소 일반적인 발라드 트랙 「I know」와 「Hate you」도 조숙한 감정으로 나쁘지 않은 결과물을 빚어낸다. 노래 하나만 잘해도 특출날 수 있는 시장에서 근간을 잘 다졌다.

 

소속사의 부침과 그로 인해 내려진 낙인 때문에 널리 알려지지 못하고 있지만 샤넌의 데뷔는 분명 인상적이다. 시장을 주름잡는 감성 발라드 보컬, 비욘세를 우상으로 삼은 파워 보컬들 사이에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당분간의 무명에 대한 조급함을 떨쳐버리고 더 큰 미래를 내다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015/03 김도헌(zener1218@gmail.com)


 

 

 

 

[관련 기사]

- 김창완 밴드가 노래하는 '중2'
- 2EBS 공감의 헬로루키, 크랜필드 
-시아준수 < Flower > 독특함일까, 모호함일까
-빈지노, 한국 힙합의 이슈메이커
-논란의 중심, MC몽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샤넌 (Shannon Williams) - 미니앨범 1집 : Eighteen

11,900원(20% + 1%)

화제의 소녀 샤넌이 3월 13일 첫 미니앨범 ‘EIGHTEEN’을 발표한다. 샤넌은 자신의 완전한 이름인 샤넌 윌리엄스라는 이름으로 첫 미니앨범을 발표하며 데뷔 곡 ‘새벽비’와는 정반대로 귀엽고 깜찍한 샤넌 만의 매력을 선보인다. 타이틀 곡 ‘왜요 왜요’는 신나는 힙합비트에 서정적이면서 누구나 따라 부를 수..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잘못된 세상에 맞선 위대한 순간들

지식 교양 구독 채널 '오터레터' 발행인 박상현이 쓴 책. 최근까지도 인류는 성별, 민족, 인종에 따른 차별이 당연한 세상에서 살았다. 차별과 혐오를 지탱한 건 무지였다. 편견에 맞서 세상을 바꾼 사람도 있었다. 『친애하는 슐츠 씨』는 그 위대한 장면을 소개한다.

우리가 서로의 목격자가 되어 주기를

안희연 시인의 4년 만의 신작 시집. 이 세계에 관한 애정과 사랑을 잃지 않고, 어둠에서 빛 쪽으로 계속 걸어가는 시인의 발걸음이 시 곳곳에서 돋보인다. 이별과 죽음을 겪을지라도 기어코 사랑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시들을 다 읽고 나면, “비로소 시작되는 긴 이야기”가 우리에게 도래할 것이다.

천선란 세계의 시작에 관한 이야기

소설가 천선란의 첫 단독 에세이. 작가를 SF 세계로 이끌어준 만화 〈디지몬 어드벤처〉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디지몬'을 통해 모험에 설레고 용기에 위로받으며, 상상의 힘을 얻었던 어린 시절에 작별 인사를 건네는 작가. 지금의 천선란 세계를 만든 불씨가 되어준 아름다운 세계에 대한 책.

챗봇 시대 필수 가이드

마우스 클릭만으로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본격 AI 시대. 일상부터 업무까지 폭넓게 사용되는 챗봇을 다룬다. GPT 챗봇의 최신 동향부터 내게 맞는 맞춤형 챗봇의 기획부터 활용까지. 다양한 사용법과 실습 예제를 통해 누구나 쉽게 활용하는 챗봇 네이티브 시대의 필수 가이드.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