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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씨 몽(MC 몽) < Song For You >
음반 출시로 용두질을 하는 격이다. 병역 기피 문제로 한동안 칩거에 들어갔던 엠시몽(MC몽)은 지난해 6집 < Miss Me Or Diss Me >를 발표하며 활동을 재개했다. 하지만 일부 지상파 방송국이 그의 출연을 금지한 상태인 데다가 본인 역시 떠들썩한 움직임은 시기상조라 판단해 브라운관에 모습을 내비치진 않았다. 이 금욕 생활에 따른 스트레스를 어떻게든 풀고 싶었는지 정규 앨범 발매 넉 달 만에 새 EP를 냈다. 엠시몽이 이렇게 창작열이 높은 인물은 아니다. TV 출연을 자제하는 대신 그는 음반 제작을 자위 수단으로 삼았다.
일련의 행보로 동정과 지지를 갈구하고는 있지만 그는 알맞은 호소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 지난번에는 '그리워하든 폄훼하든'이라는 다소 도발적인 표제를 내걸었던 반면, 이번에는 '당신을 위한 노래'라는 순한 제목을 달고 나왔다. 팝 록 반주를 입은 타이틀곡 「사랑 범벅」만큼은 기존에 그가 주되게 표했던 밝음을 회복했다. 이는 마치 거짓말로 학원을 땡땡이쳤던 아이가 엄마한테 걸리자 처음에는 자기 고충을 몰라준다며 도리어 성질을 내다가 그게 안 통하니 아양을 떠는 모양새 같다. 안타깝게도 군대는 학원이 아니다. 여전히 다수가 그를 마뜩잖게 여기는 상황에서 눈치 없는 태도 변화는 실소를 부른다.
음악도 웃음을 유발한다. 물론 쓴웃음이다. 「사랑 범벅」은 「아이스크림」, 「Indian boy」에서 볼 수 있었던 저연령 맞춤형 사랑 고백의 되풀이로, 「권태중독」과 「하얗게」는 오케스트라 편곡에 의존한 엇비슷한 반주를 답습함으로써 식상함을 안긴다. 기본이 되는 열여섯 마디 래핑의 가사와 플로는 어느 곡에 넣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수준으로 너무나 뻔하다. 「사랑 범벅」의 싱잉 뒤에 반복되는 훅("범벅 사랑을 묻혀줘 잔뜩 Luv luv I can give you ma luv")은 그가 「너에게」, 「너에게 쓰는 편지」, 「I love U oh thank」 등의 모델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함을 시사한다. 「Doom doom」에서의 악수-박수-백수로 연결되는 라임은 듣기 민망할 정도로 촌스럽다. 수록곡들은 세상천지의 미사여구들과 이미 작별을 고했다.
난치성 컬래버레이션은 하찮은 창작의 화룡점정이다. 또한 염치없는 활동의 핵심이기도 하다. 대규모로 동료들을 소집했던 여섯 번째 앨범처럼 < Song For You >도 어김없이 모든 노래에서 객원 가수를 내세운다. 본인이 빼어난 기량을 선보인다면 참여하는 뮤지션과 유기적인 화합을 기대해 볼 만하지만 애초에 주인공이 엉망인 탓에 별다른 시너지가 발생하지 않는다. 챈슬러, 선우정아, 리차드파커스 등은 철저히 엠시몽의 기능적 결함을 메우고 너른 홍보를 유도하는 도우미일 뿐이다. 앨범 제작을 자기 위로의 방편으로 정했으나 남의 손을 빌리지 않으면 카타르시스를 맛보지 못하는 이의 무능함만 읽힌다.
음악은 변함없이 구리고, 많은 이가 엠시몽을 비난한다. 그럼에도 「사랑 범벅」, 「권태중독」 등은 여러 음원 사이트의 차트 상위권에 랭크됐다. 이런 아이러니한 결과의 바탕에는 최신 노래 위주의 감상 행태, 마니아 성향의 힙합보다 높은 팝 랩의 대중 접근성, 각종 매장의 배경음악용 소비 등이 자리한다. 엠시몽과 그를 둘러싼 논란 자체가 관심을 끄는 인력(引力)임은 기본 중 기본이다.
전후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음반 출시의 목적성은 더욱 명확해진다. 방송 활동을 못해서 생기는 억울함을 무마하려는, 또는 본격적인 복귀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몸부림에 불과하다. 진정 창작을 업으로 여기는 예술인이라면 허무한 자가 복제를 단기간에 반복하는 얼간이 같은 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만고만한 노래로 음원이나 팔겠다는 태도가 예뻐 보일 수 없다. 애처로운 척 영악하게 구는 꼼수는 그만두는 편이 좋다.
2015/03 한동윤(bionicso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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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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