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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 4> 도마에 오른 여성비하

남성도 여성도 피할 수 없는 우린 혐오의 시대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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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한민국은 여성혐오와 여성비하가 극도로 치달은 상태다. 싫어하고 미워하는 상태인 ‘혐오’를 넘어 ‘극혐’이 판치는 시대에서 이 사회는 정말 이대로 괜찮은 것인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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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 Mnet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4>에 출연한 아이돌 그룹 위너의 송민호가 ”MINO(민호)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가사를 내뱉었을 때 그리고 개그맨 장동민의 과거 여성비하 발언이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 그리고 <웃찾사>의 인기코너 재훈재훈을 보면서 우린 지독한 ‘여성혐오 시대’를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여성혐오와 여성비하가 극도로 치달은 상태다. 싫어하고 미워하는 상태인 혐오를 넘어 ‘극혐’이 판치는 시대에서 이 사회는 정말 이대로 괜찮은 것인지 생각한다. 성적희롱, 여성비하 발언은 과거에도 존재해왔다.


오래 전부터 ‘된장녀’, ‘김치녀’라는 여성혐오 신조어가 난무했고, 인터넷과 방송을 매개로 여성비하는 공공연하게 벌어졌다. 최근 들어 ‘혐오 전쟁’에 거센 불이 붙었다. 바로 청소년들에게 파급력이 큰 인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4>에 출연하는 참가자 송민호, 블랙넛, 서출구, 이현준 등이 방송에 앞서 온라인 등을 통해 공개한 여성비하 가사가 문제가 됐다.


"MINO(민호)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 -아이돌그룹 위너 송민호


“난 평생 너를 이길 수가 없지 왜냐면 남잔 주먹이고 여잔 보지” -한해


"X들아 어서 붙어 내게 내 미래는 X 클거야 엄청 ‘타이거 JK’ 마누라껀 딱히 내 ‘미래’에 비하면 아스팔트 위의 껌딱지" -블랙넛


“벌써 배부른 소리 Bitch 명기 속이 좁아 넌 속’사정’하지만 또 콘돔없이 때를 기다리고 있는 여자 ‘난자’같이” -이현준


"난 편식 안 해 김태희처럼 '비 위'가 좋아" -서출구


일명 ‘쇼미더여혐’, ‘쇼미더극혐’이다. 겉멋든 욕설, 시대착오적인 여성 비하를 내뱉는 음악이 지금 TV와 음원차트에 가득하다. 이런 노래를 듣는 건 대부분 10대. 폭력적이고 마초적인 노랫말을 흥얼거리며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꿈을 꿀지. 청소년들이 살아갈 앞으로의 미래가 걱정되기만 한다. <쇼미더머니 4> 가사논란 사태가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여성 래퍼 키썸과 제이스는 ‘김치녀’를 겨냥해 같은 여성들을 비꼬는 ‘성에 안 차’를 공개했다. 이내 여성들은 물론 음악평론가들의 호된 질타를 받았다. 잘못된 비판 의식을 가진 래퍼들은 외면당할 수 밖에 없다. 명분과 의식 없이 써 내려간 가사들은 전혀 멋지고 쿨하지 않으니까. 언제나 위험을 수반함에도 여성비하 발언에 대해 의식 있는 목소리를 가져야 하는 이유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도대체 왜 그들은 여성을 비하하고 혐오하는 것일까. 이러한 현상의 저변에는 가부장제적 남성중심주의가 자리잡고 있다. 여성을 ‘성적 도구’, ‘생물학적 기능’의 대상으로만 보는 왜곡된 시각은 ‘여성혐오주의’를 확산시키고 있다. 진중권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여성혐오는 가부장제적 남성주의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여권이 신장되면서 경제적 지위가 떨어나는 남성 계층, 남성우월주위가 무너지는 일부 남성들은 집단적인 적대상을 만들어 내는데 그것이 서구에서는 ‘팜므 파탈’, 대한민국에서는 ‘된장녀’로 나타난다는 말이다.


진 교수는 “위로는 못 개기고 왜? 후달리니까 열은 받고 그러니 만만한 여성들한테 해꼬지나 하고 그게 다 못난 짓이야. 외국인 노동자들 못 잡아먹어 설치는 찌질이들도 마찬가지야. 그게 바로 나치야. 룸펜 프롤레타리아 동원해서 프롤레타리아 때려잡는 선동의 기술”이라며 여성을 비하하는 남성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이어 여성들과 연대하고 함께 고민해볼 것을 권했다.


비대칭적인 권력관계 속,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들도 피해갈 수 없는 자기 혐오 시대에 도움이 되는 책을 몇 가지 소개해본다.

 


비대칭적인 권력관계 속
남성도 여성도 피할 수 없는 혐오의 시대에 읽어야 할 책

 

여성혐오의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하는 일본의 사회학자 우에노 치즈코는 책 『여성혐오를 혐오한다』에서는 단순히 남성들이 가진 여성 혐오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가부장적 사회의 관습을 물려받은, 아니 그에 앞서 성별이원제 사회를 살고 있는 구성원들은 모두 여성 혐오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여성 역시 스스로에 대한 혐오를 안고 있다는 것. 저자는 사회 구석구석 자리 잡고 있는 여성 혐오적인 모습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이 시대에 여전히 존재하는 여성 혐오적인 일면을 통렬히 비판하였다.

 

주된 혐오의 대상으로 낙인 찍힌 ‘여성’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우리 사회의 맨 얼굴을 드러내보자는 취지로 기획된 『여성 혐오가 어쨌다구?』는 혐오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혐오의 대상은 누구인지, 혐오라는 강렬한 감정의 기능과 효과는 무엇인지, 우리는 어떻게 혐오로부터 나아갈 수 있는지를 묻고 답한다. 공저자 윤보라는 첫 장에서 여성 혐오의 아이콘이 ‘된장녀’에서 ‘김치녀’로 이행한 것이 이 현상의 작동 방식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예전에는 분수에 맞지 않게 사치스러워 남자의 ‘등골’을 빼먹는 여성만이 멸시와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면, “이제 한국의 모든 여성이 ‘나쁜 여자’의 몇 가지 유형 안에 꼼짝없이 갇혀버렸다”(17쪽)는 것이다. 이 (나쁜) 여성의 ‘거푸집’은 얼마든지 많은 여성을, 내킨다면 한국의 모든 여성을 혐오 받아 마땅한 ‘나쁜 여자’로 찍어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관련 책

 

여성 혐오가 어쨌다구?

윤보라,임옥희,정희진,시우,루인,나라 공저 | 현실문화연구(현문서가)

이 책은 최근 인터넷과 방송을 매개로 촉발된 혐오 전쟁부터, 대학 캠퍼스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역차별 논쟁, 페미니스트와 성소수자 들 안에 잠재된 혐오, 사회 지배적인 혐오를 내재한 자기혐오 등 다양한 혐오의 얼굴들을 드러낸다. 그러는 동안 혐오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혐오의 대상은 누구인지, 혐오라는 강렬한 감정의 기능과 효과는 무엇인지, 우리는 어떻게 혐오로부터 나아갈 수 있는지를 묻고 답한다. ‘여성 혐오’를 입구 삼아 우리가 진정 도달하고자 하는 것은 ‘혐오 사회’의 민낯이다.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

우에노 치즈코 저/나일등 역 | 은행나무

여성과 사회 문제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펼치고 있는 사회학자 우에노 치즈코가 현대 사회의 여성 혐오를 총체적으로 고찰한 책이다. 저자는 사회 구석구석 자리 잡고 있는 여성 혐오적인 모습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이 시대에 여전히 존재하는 여성 혐오적인 일면을 통렬히 비판하였다. 아들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황족 서열 순위가 달라지는 황실 문화에 대한 비판부터 여성 혐오적 관점에서 조망한 여학교 문화까지 다양한 여성 혐오의 사례들을 살펴본다. 더불어 소설 『롤리타』, 나오키 상을 받은 사쿠라바 가즈키 소설 『내 남자』, 남성 중심적, 여성 혐오적 시각을 보여주는 일본 전통의 우키요에 춘화 등 예술 작품 속에서 폭넓게 자리 잡은 여성 혐오를 짚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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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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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타일24 웹진 <스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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