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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멜로디 라인들을 보유한, 더 백신스 < English Graffiti >

더 백신스(The Vaccines) < English Graffit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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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기에서 나올 수 있는 결과물의 전형, 느낌표와 물음표를 모두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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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기에서 나올 수 있는 결과물의 전형이랄까. 음반은 느낌표와 물음표 모두를 던진다. 백신스는 세 번째 카드로 < English Graffiti >라는 우수한 작품을 꺼내들었다. 데뷔와 동시에 많은 이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지저스 앤 메리 체인과 스트록스를 닮은 펑크, 개러지 사운드는 여전히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으며 밴드가 뽑아내는 캐치한 멜로디들에서도 계속 적잖은 흡입력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음반으로 넘어오면서 밴드는 변화에 대한 욕구 속에서 자신들의 사운드를 잘 건져내 성공적으로 디스코그래피 상에 신선한 공기를 불러일으켰다. 사이키델릭 사운드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 머큐리 레브 출신 데이브 프리드만의 터치가 들어간 프로듀싱은 새로움에 대한 백신스의 추상을 몽환적이고 우주적인 소리로 구체화했다. 이는 지난 두 음반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접근에 해당한다.

 

동시에 백신스 역시 (데이브 프리드만이라는 역을 거치는) 환각 열차를 탑승하면서 비슷한 사운드 컬러를 가진 밴드들과 같은 궤로 묶이게 됐다. 차량의 제일 앞 칸에는 모던 사이키델리아의 정점에 서있는 플레이밍 립스가 자리하고 그 뒤에는 화려한 컬러를 지는 엠지엠티와 레트로 식 접근을 동반하는 테임 임팔라가 앉아있다. 사운드 메이킹에서 독특함을 보이는 블랙 모스 슈퍼 레인보우와 같은 팀도 마찬가지다. 이뿐이랴. 같은 소리 체계를 공유하는 집단은 위의 밴드들 말고도 무수히 많다. 이에 따라, 얼마나 더 기발한 스타일을 뽑아내느냐에 승부처가 조성되는 장르의 특성상 백신스는 독자성에 대한 비교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사이키델리아의 지형도 내에서 밴드의 위치는 다소 애매하다할 수 있다. 동류의 색감과 텍스처를 보유한 여타 그룹들을 능히 떠올릴 수 있음은 물론이고 사운드 실험의 결과 역시 독창성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서두에서 말한 물음표가 이 지점에 붙는다.

 

그러나 작품 자체에만 집중을 기해보면 외부에서 드러나는 한계는 그렇게 큰 영향을 행사하지 못 한다. 매력적인 멜로디 라인들을 보유한 고유의 로큰롤과 이제 막 음반에 착륙한 공간감 넘치는 사운드들을 섞어 밴드는 훌륭한 결과물을 이끌어냈다. 백신스 표 댄스 록과 포스트 펑크 넘버들이라 할 「Handsome」, 「20/20」, 「Radio bikini」는 전환점을 멋지게 거쳤으며 「Dream lover」와 「Want you so bad」는 몽롱한 공기가 깔린 터널을 잘 통과해냈다. 줄리안 카사블랑카스의 솔로 활동과 < Comedown Machine >에서의 스트록스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Minimal affection」과 같은 곡들에서는 뉴웨이브와의 근사한 조우도 만나볼 수 있다. 적지 않은 곡들이 개별 단위로서 소구력을 발산하는 데다 앨범에 다채로움까지 제공한다. 기존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던지나 백신스는 자신을 잘 품고 변화의 한 가운데를 잘 지나갔다. 새 원료와 프로듀싱에서의 성공이 밴드의 동력에 힘을 보탰다. 관건은 앞으로의 궤적을 어떻게 그릴지에 달렸다.

 

2015/07 이수호 (howard19@naver.com)

 

 

 

[관련 기사]

- 비교적 덜 알려진 마이다스의 손, 피제이

- 여름을 잊게 하는 앨범, 나인 뮤지스 < 9MUSES S/S EDITION > 
- 선율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테임 임팔라 < Curren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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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체적인 음악을 표현한, 혁오 < 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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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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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키치하고 컬러풀하며 생동감있는 백신스로 돌아왔다! (8 out of 10) - NME 브리티쉬 록씬을 견인해가고 있는 런던 출신 네 명의 풍운아들! 2012년 슈퍼소닉 내한으로 더욱 친숙한 영국 록밴드 백신스 THE VACCINES 2015년 세 번째 정규 앨범 English Graffit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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