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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잊게 하는 앨범, 나인 뮤지스 < 9MUSES S/S EDITION >
나인 뮤지스(Nine Muses) < 9MUSES S/S EDITION >
리얼 세션 디스코 리듬이 넘실대는 「너란애」나 펑키(Funky)한 신디사이저와 기타 연주에 후렴을 강조하지 않는 「Yes or no」같은 트랙도 평균 이상이다.
'평균 신장 172cm 모델돌'에 이렇게 집착할 필요가 있을까. 활동 5년 동안 재구성 수준의 멤버 교체를 겪으면서도 항상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둔 이유는 방향 없는 기획 때문이다. 「Drama」로 출범한 '나뮤 2기'의 미래는 모델이라는 프레임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인데, 안타깝게도 < 9MUSES S/S EDITION >의 중심축은 움직일 줄을 모른다.
사실 「No playboy」 이후 나인뮤지스의 음악은 기대 이상의 퀄리티를 제공해왔다. 소녀시대의 「Catch me if you can」 프로듀서진의 작품 「다쳐(Hurt locker)」 또한 곡 자체로만 놓고 보면 매력적이다. 긴장감 있는 기타 리프의 인트로를 따라 브릿지를 거쳐 터지는 드랍은 북유럽풍의 세련된 일렉트로닉 하우스 트랙을 연상케 한다. 리얼 세션 디스코 리듬이 넘실대는 '너란애'나 펑키(Funky)한 신디사이저와 기타 연주에 후렴을 강조하지 않는 「Yes or no」같은 트랙도 평균 이상이다.
그런데도 부진하는 것은 캐릭터의 부재와 가벼운 사고 탓이다. '차인뮤지스' 애칭이 있다지만 「다쳐」의 가사는 너무나도 흔한 소재에 흔한 표현으로 세련된 멜로디를 오히려 퇴보시키고, 여름이니까 밀고 나온 섹시 콘셉트는 타 걸 그룹과 비교해 확고한 개성이 없다. 과거 스윗튠의 지원을 받은 「News」나 「Dolls」도, 「Wild」에서 반짝하나 했던 「건(Gun)」도 나쁜 곡이 아니었지만 애매한 설정으로 굳이 찾아 들을 이유를 지워버렸다.
곡 선정 기준이나 홍보의 중심이 멤버들의 몸매와 칼군무에 맞춰져 있으므로 좋은 노래라도 찬밥 신세가 된다. 이젠 나인(9)뮤지스도 아니고, 태초의 모델돌이라는 개념도 희미해진 상황에서 일단 활동부터 하자는 조급함으로는 성공을 거머쥐기 힘들다. 비단 나인뮤지스뿐만 아니라 비롯해 수많은 '뜨지 못하는 아이돌'의 숙제다. 예쁘고 몸매 좋은 아이돌은 이미 너무나도 많다.
2015/07 김도헌(zener12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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