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무진기행」 때문에, 안개 때문에, 아니, 덕분에
순천은 김승옥의 고향인 만큼 안개 역시 무진과 닮았다. 소설의 화자처럼 알 수 없는 감정을 느꼈고, 본능적으로 액셀을 밟은 발을 저어하게 되었다. 속도가 더 느려졌다. 안개는 차창으로 스미어 이미 나의 숨 속에 섞여있는 지도 몰랐다. 문득, 왜 이른 새벽부터 안개를 헤치며 순천의 포구로 찾아가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아니, 회의가 생겼다. 고백하자면 포..
아픈 역사를 보냈기 때문일까. 벌교라는 이름은 꼬막의 씨알처럼 굵고, 유명한 풍문의 주먹처럼 단단했다. 꼬막과 주먹이라는 큰 상징은 벌교를 독보적으로 만들어 주었다. 과거 교통의 요충지이자 일본과의 왕래가 잦았던 곳이었기에, 포구 또한 벌교의 자랑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 조금 다른 것에 매혹되었다.
벌교 등록일: 2013.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