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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음악을 하는 백인 래퍼의 껄끄러운 주제

맥클모어 앤 라이언 루이스(Macklemore & Ryan Lewis) <This Unruly Mess I’ve M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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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클모어는 자신도 백인 특권으로 성공을 이루어낸 뮤지션 중 하나라고 고백했다. 특권을 누리는 당사자가 누구나 의식하고 있었음에도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껄끄러운 주제를 꺼낸다는 건 위험하고도 놀라운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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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음악을 하는 백인 래퍼의 피해 의식일까. 슈퍼스타 에미넴이 결국엔 백인 특전(White privilege)의 수혜자였고 이기 아젤리아나 마일리 사일러스, 심지어는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도 이들과 다르지 않다고 밝힌 맥클모어는 자신도 백인 특권으로 성공을 이루어낸 뮤지션 중 하나라고 고백했다. 특권을 누리는 당사자가 누구나 의식하고 있었음에도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껄끄러운 주제를 꺼낸다는 건 위험하고도 놀라운 행동이다. 이를 가사로 옮겨내는 것은 더욱더 대단하다.

 

앨범은 이 민감한 주제과 함께 힙합에 대한 공경을 표하는 데, 이는 그랜드마스터 카즈(Grandmaster Caz)와 멜리 멜(Melle Mel), 케이알에스-원(KRS-One)와 디제이 프리미어(DJ Premier) 등, 힙합의 발전에 공헌한 윗세대 선배들이 적힌 피처링 리스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복고적인 편곡과 펑키한 리듬을 살린 「Downtown」과 묵직한 베이스와 90년대의 향수가 묻어난 건반을 맞댄 「Buckshot」에 참여한 이 큰 형님들은 곡에 묵직한 멋을 더한다.

 

가볍고 타이트한 맥클모어의 래핑은 「Light tunnels」에 개인적인 소회를 토로해놓기도, 「White privilege II」 백인 특권에 대한 죄책감과 평등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하지만, 사람을 죽일 정도로 독한 약을 만드는 제약회사와 이를 처방하는 의사들을 저격한 「Kevin」과 어린 나이에 약물을 접하는 형편을 고발하는 「Need to know」에선 도처에서 행해지는 부적절한 만행에 대해 말하기도 한다.

 

비범한 메시지를 포함하는 앨범엔 아쉽게도 약점이 존재한다. 매끄러운 어쿠스틱 편곡을 빌린 「Growing up」과 「Let’s eat」와 「Bolo tie」, 「The Train」이 이어진 후반부의 트랙들엔 나긋하고 단조로운 플로우가 반복되며, 이를 뒷받침한 단순한 진행의 프로듀싱 또한 일차원적이다. 다양한 논조를 담은 트랙들이 배치된 초반부에 비해 다소 늘어지는 후반부는 앨범의 완성도를 저하한다.

 

<This Unruly Mess I’ve Made>에서 이들은 전작 <The Heist>와 「Thrift shop」의 성공이 못 박아놓은 팝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려고 했다. 이는 다채롭고도 복고적인 재미가 있는 초반부의 트랙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지만, 후반부의 일관된 편곡과 한정적이고 편향된 래핑이 문제점이 된다. 앨범의 뛰어난 주제 의식과 통찰적인 시선만으로는 감흥이 부족하다.


2016/03 이택용(naiveplante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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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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