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음악 > 주목, 이주의 앨범
'음악가가 난관을 헤쳐나가는 방법은 음악뿐'이라는 명제를 성실히 지키는 프라이머리와 아메바 컬쳐다. 명쾌한 해명은 없었지만 '속죄의 마음'으로 임한 작업은 타 가수 프로듀싱, 콜라보레이션, 선 싱글 공개 등으로 활발했다. 그 결과물도 여전히 높은 관심을 받고 호평받았으니 자신감도 붙었을 터. 새 정규 앨범은 과거의 오명을 씻어낼 수 있는 쐐기 타가 될 수 있다.
< 2 > 전체에 들어찬 이 의욕은 양날의 검과 같다. 레트로 샘플을 기반으로 한 R&B/힙합 프로듀싱은 이 이상의 퀄리티를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하지만, 곡 자체의 매력은 퇴색한 모습을 보인다. 산지에서 갓 배송된 최고급 재료를 준비해 정석 레시피를 따라 요리한 후 화려하게 장식하였으나 내놓는 요리마다 비슷비슷한 맛이라 쉽게 남지 않는다.
복고라는 공통분모 아래의 수록곡들은 프라이머리가 여전히 훌륭한 프로듀서이자 연주자임을 증명하고자 한다. 몽환적인 기타 톤의 레게 「아끼지마」부터 레트로 펑크(Funk) 밴드 구성의 「마네퀸」, 마찬가지로 그루브를 강조한 힙합 비트 「마일리지」와 「Just like u」를 넘나들며 기본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현 시장의 트렌드를 좌우하는 초호화 게스트 라인업과 함께 높은 퀄리티의 가요로 경쟁하겠다는 뜻이다. 힙합 프로듀서를 넘어 유희열 같은 음악 작가로의 변신을 꾀한다.
이 덕에 보편적인 흥은 여전하지만, 전작에서의 총기나 재치, 공감 능력은 실종되었다. 「물음표(?)」나 「씨스루」의 인기는 독창적인 아우라를 받치는 튼튼한 멜로디와 재치있는 표현 덕이었는데, 앨범은 앞서 서술한 의도로 인해 듣는 재미 대신 과시, 안정적인 가요 모음집이 되고 만다. 「3호선 매봉역」에서의 공감이나 「2주일」의 개그가 「머리 세웠어」나 「마일리지」 같은 일상 배경음과 주체를 알 수 없는 유혹의 「골드핑거」로 대체된 것은 분명한 마이너스다.
음악 자체의 쾌감보다 음악을 과시나 장식물 정도로 여기는 최근 트렌드의 구미에는 제대로 맞다. 성공적인 콜라보레이션의 전례를 재활용한 오혁의 「러버」와 이를 또 한 번 가공한 「네일 했어」는 유명세와 전작의 성공을 업고 상업적 성과를 거둘 예상이 가능하다. 펑키(Funky)한 기타 리듬의 「조만간 봐요」나 현대적 디스코 리바이벌인 「네일 했어」, 「머리 세웠어」 등도 수준급의 레트로 사운드 질감과 이를 쫓지 못하는 멜로디라인의 괴리가 드러나지만 음원 차트를 정복했다.
'유행을 타는 음악, 트렌드를 좇는 음악은 하고 싶지 않다'던 인터뷰의 발언이 무색하다. 비록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으나 자신의 재능이 부정당할 정도는 아니었고 실제로 괜찮은 결과물로 어느 정도 만회도 했던 터였다. 스스로가 논란에 짓눌린 듯하다. 재능 있는 재야의 고수에서 슈퍼스타, 몰락을 경험한 프로듀서의 새 앨범에는 도전 정신이나 새로움은 없고 쉽게 가자는 태도와 과거를 부정하려는 과시욕이 보인다.
2015/08 김도헌(zener12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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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머리의 두 번째 정규 앨범 ‘2’. ‘이’ 혹은 ‘둘’이라는 커다란 범주 안에서 프라이머리는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시선을 자유롭게 담고,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와 함께하며 음악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연결고리로서 또 한 번 그의 색채를 그려내었다. 관록의 아티스트부터 신예 실력파 아티스트까지, 프라이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