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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IA)준수 <Flower>
지난 앨범보다 자신에게 잘 맞는 메시지와 피처링을 골랐다. 아픔을 녹여낸 「꽃」은 대중이 알고 있는 시아준수의 상황과 맞물리며 「Tarantallegra」, 「Incredible」보다 훨씬 쉽게 흡수된다. 타블로의 참여, < 열꽃 >을 연상하게 하는 제목은 곡의 분위기를 한층 고독하게 전달한다. 많은 인원을 동원한 뮤직비디오나 「Musical in life」에서는 뮤지컬로 얻은 또 다른 정체성을 녹여낸다. 이런 점에서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는 방법에 감을 잡았음을 알 수 있다.
방송 활동을 통한 보여주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시아준수의 신보는 철저히 비주얼에 기댄다.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자켓과 뮤직비디오는 결과적으로 오디오가 관심을 받는데 도움을 준다. 보컬 쪽에서도 마찬가지. 나얼의 곡을 받아 보컬리스트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매력과 장식을 더할 수 있는 힙합과 일렉트로 댄스를 놓지 않는다. 표현 가능한 범위가 넓어 「X Song」처럼 다른 쪽에 놓인 곡도 잘 소화한다. 아이돌의 틀을 벗어나더라도 시아준수는 곳곳에서 흥미로운 화법과 이미지를 가져가며 기존의 팬을 틀어쥔다.
문제는 넓은 범위를 끌어가는 과정에서 점점 모호해지는 시아준수의 위치다. 홍보 구절 '김준수 나얼 자작곡 받았다'에서도 알 수 있듯, 그는 나얼의 곡을 소화할 수 있는 가창력을 갖췄지만 이곳저곳에서 받아온 곡을 엮어 구성한다. 3장의 정규작을 거쳐 왔어도 여전히 일관된 장르 벌리기 식의 음반, 노래를 잘함에도 곡의 품질에 따라 감상이 갈리는 것 또한 이 때문이다.
씨제스라는 신생 회사의 미숙한 기획력도 전체적인 곡 품질 저하를 가져왔다.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꾸준히 영미권의 느낌이 나도록 하는 편곡은 오히려 지저분하고 취향을 갈리게 하여 이지리스닝의 태도로 접근하는 층을 차단해버린다. 타블로, 도끼, YDG 등 인지도 높은 지원군을 좋은 곡과 연결하는 안목도 필요하다.
안정적으로 갈 수 있음에도 매번 시아준수는 독특함을 선택한다. 이런 행보가 뮤지컬 가수로서 다양한 모습에 도전하려 하는 것이라면 잡식성이 좀 더 정돈될 필요가 있다. 반복되는 삐걱거림은 지금의 구성보다 「그 말 참 밉다」, 「사랑숨」, 「Musical in life」 같은 단정한 곡으로 보컬의 브랜드를 알리는 쪽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게 한다. 팀이 해체된 뒤 솔로로 전향한 강타, 김태우 모두 차트에서 힘이 감소했던 데는 음악적 이미지를 굳혀내지 못했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넓은 범위로 뿜어나갈 수 있음에도 뮤지컬에서와 달리 가요시장에서는 방향성이 애매해지고 있는 시아준수다.
2015/03 정유나(enter_cruis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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