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면서 배워야 할 것이 어디 한 둘인가. 한자(漢字)를 몰라도 별 지장이 없다면 굳이 시간과 정력을 투자하여 공부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학교를 다닌다거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한자를 몰라 불편했거나 불이익을 당했다면 언제까지 미룰 것인가. 결국 해야 할 ‘한자 공부’라면 당장 시작하겠다는 당신이 현명한 분이다. 어떻게 시작할까. 아래 세 가지만 삼가면 된다.
1. 눈으로 익히기
2. 한 방에 끝내기
3. 억지로 외우기
우리는 다섯 가지 감각으로 사물을 인식한다. 시각, 청각, 미각, 후각,촉각이 그것이다. 감각 기관을 다양하게 사용하면 할수록 인식률은 높아진다. 따라서 한자를 공부할 때도 감각 기관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읽고, 귀로 듣고, 손으로 써 보는, 이러한 일련의 감각을 활용하면 상승 작용을 일으켜 학습 효과가 높아진다. 그러니 틈날 때마다 눈으로 반복하여 보시라.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거침없이 입으로 읽으시라. 메모지든 광고지든 빈 공간이 보일 땐 아낌없이 펜으로 써 보시라. 눈으로 훑어보고 지나가는 사람이 어떻게 미각, 청각, 촉각까지 활용하는 사람을 따라갈 수 있겠는가.
새해부터 한자를 공부하리라 작심했다면 부디 욕심내지 마시라. 하루에 한 자 이상은 공부하지 않는 게 좋다. 첫날부터 ‘파이팅’을 외치며 객기를 부리는 분, 하루 이틀 해 보니 공부가 잘된다고 마구 속도를 내는 분, 그런 사람 치고 연말까지 계속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아무리 맛난 음식도 일단 과식하면 그다음 날 또 먹고 싶겠는가. 그러니 꾸준히 하기 위해서라도 하루에 한 자씩만 공부하는 게 좋다. 뭔가 아쉬움이 남아야 그다음 날 또 하게 된다. 그렇게 꾸준히 하는 습관이 들면 비단 한자 공부뿐 아니라 무슨 일을 해도 결국 끝까지 하게 된다.
한자를 억지로 외우려면 잘 외워지지 않는다. 설령 어떻게 외웠다 하더라도 금세 까먹는다. 왜 그럴까? 우리가 현재 보는 한자는 옛날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천 년 세월이 흐르며 ‘성형 수술’을 많이 했고 ‘화장’마저 진해져 본모습이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얼굴이 너무변했는데 어떻게 알아보겠는가. 그러니 한자 공부를 제대로 하려면 초창기 ‘민낯’을 봐야 한다. 한자의 초창기 글꼴을 보면서 유래를 살피면 본뜻이 무엇이고 그로부터 무슨 뜻이 어떻게 나왔는지 순리대로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한자의 뿌리를 찾아가는 공부는 돌아가는 것 같지만 실은 질러가는 길이다. 억지로 외울 일이 아니라 순리대로 이해하면, ‘시간이 약’이니 하나둘씩 자연스럽게 기억될 것이다. 지금까지 무슨 일을 해도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고 무던히도 놀림받았던 당신, 이제 이 책으로 초지일관(初志一貫)의 의지력도 회복하고, 아울러 한자 공부에도 많은 성과 거두시기 바란다.
하루 한자공부이인호 저 | 유유
한양대 중국학과 이인호 교수가 최초의 한자자전인 허신의 『설문해자』를 비롯, 한자의 뿌리를 해설한 여러 고전 문헌과 여러 중국학자의 연구 성과를 섭렵하여 하루에 한자 한 자씩을 한자의 근본부터 배울 수 있도록 하는 『하루 한자공부』를 펴냈다. 한자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간략하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추천 기사]
- 나는 금지된 책 <자본론>과 어떻게 만났는가.
- 우리의 시각으로 서양미술을 이해하다
- 서로가 서로에게 편지를 쓰는 책
- 왜 색깔에 관한 책인가?
<이인호> 저14,400원(10% + 5%)
한자를 공부하는 이유 한양대 중국학과 이인호 교수가 최초의 한자자전인 허신의 『설문해자』를 비롯, 한자의 뿌리를 해설한 여러 고전 문헌과 여러 중국학자의 연구 성과를 섭렵하여 하루에 한자 한 자씩을 한자의 근본부터 배울 수 있도록 하는 『하루 한자공부』를 펴냈다. 한자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