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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명동 로망스>, 지금 당신의 심장은 뛰고 있나요?

영화 <미드 나잇 인 파리>의 한국 버전! 1956년 명동 로망스 다방, 그리고 그곳의 예술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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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본질적인 가치와, 우리가 이루어야 할 궁극적인 삶의 태도에 대해 역설한다.

[사진자료]명동로망스 공연사진 3.jpg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로맨틱한 과거 여행

 

2012년에 개봉한 영화 <미드 나잇 인 파리>에서 주인공은 타임슬립을 통해 1920년대 파리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스콧 피츠제럴드, 헤밍웨이,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 등 당대의 유명 예술가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과 예술적인 교감을 나누며 1920년대 파리의 분위기를 온 몸으로 느낀다. <미드 나잇 인 파리>는 타임슬립이 주는 판타지적 요소를 기반으로, 낭만과 예술이 가득했던 1920년대 파리의 모습을 매력적으로 그려내어 큰 사랑을 받았다.

 

뮤지컬 <명동 로망스>는 영화 <미드 나잇 인 파리>의 한국 버전 같다. 영화에서처럼 뮤지컬에서도 주인공이 과거로 타임슬립을 하게 되고, 당대의 예술가들을 만나 교류한다. 단지 배경만 파리에서 명동으로 변했을 뿐, 과거 시대의 모습은 똑같이 낭만적이고 매력적이다. <명동 로망스>는 정열적이고 진실했던 1950년대의 예술가들을 통해, 뻔하고 진부하지 않게 인생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뮤지컬 <명동 로망스>의 주인공 장선호는 퇴근 시간과 주말만 기다리며 무미건조하게 사는 9급 공무원이다. 매일매일 주어진 일을 기계처럼 처리하고, 시키는 일을 군말 없이 수행하는 선호의 삶은 어딘가 심심하고 따분해 보인다. 그런 의미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선호는 명동 개발을 위해 오래된 로망스 다방의 철거 계획을 담당하게 된다. 철거 동의를 받기 위해 찾아간 로망스 다방에서 그는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1956년 명동으로 타입슬림을 하게 된다. 그곳에서 시인 박인환, 화가 이중섭, 수필가 전혜린을 만나게 되면서, 평범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던 선호의 삶은 마치 영화처럼 예측 불가능 하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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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그리고 2015년

 

뮤지컬 <명동 로망스>는 2013년 충무아트홀 창작콘텐츠 지원사업에 선정된 후, 2년간 많은 수정 보완의 과정과 쇼케이스 단계를 거쳤다. 이 작업을 통해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근현대사의 가슴 아픈 역사와 당대에 피어난 예술가 정신은, 작품 곳곳에서 드러나는 B급 유머와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탄탄한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 덕분에 작품의 주요 메시지를 결코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중심 맞춰 전달한다. 센스 있는 대사와 진정성 있는 넘버들은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1956년은 전쟁으로 인한 공허함과 두려움의 감정이 정치적인 문제와 뒤섞여, 사회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당대의 예술가들은 그러한 혼란 속에서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제기하며, 예술의 가치와 자신들의 존재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들은 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때론 방황하고, 때론 좌절하고, 때론 상처 입으면서도 예술적인 열정을 불태웠다. 덕분에 아이러니하게도 1950년대는 그 어떤 때보다 낭만적이고 로맨틱한 예술적 분위기로 가득했다.

 

뮤지컬 <명동 로망스>에는 이와 같은 당대의 분위기가 잘 녹아들어 있다. 낭만과 예술이 꽃을 피웠지만 동시에 혼란과 공허로 어지럽던 그 시대 자체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시대의 우울과 혼란 속에서, 예술에 대한 열정 하나로 삶을 살아간 예술가들의 모습도 완벽하게 그려낸다. <명동 로망스>는 하루하루에 집중하며 하고 싶은 일을 했던 1950년대 예술가들과 하루하루를 낭비하며 해야 되는 일을 했던 2015년 선호의 대조적인 모습을 통해, 삶의 본질적인 가치와, 우리가 이루어야 할 궁극적인 삶의 태도에 대해 역설한다. 

 

예술과 삶에 대해 노래하는 뮤지컬 <명동 로망스>는 내년 1월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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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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