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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벨벳, 소녀의 귀여운 마음을 담다

레드 벨벳(Red Velvet) < The R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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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곡차곡 새 매력을 장전해왔던 이제까지와 달리 < The Red >가 노출하는 모습은 이전 리뷰에서 지적했던 '불완전', '특출하지 않음', '어중간함'의 종합된 함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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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Happiness)」엔 막내라인의 발랄함이, 「Be natural」과 「Automatic」에는 새로운 성숙미가 있었다. < Ice Cream Cake >은 웰메이드 팝의 힘으로 인기 전선을 구축했다. 기세를 몰아 5개월 만에 정규 앨범을 냈고, 무한도전의 독주를 깼다. 성공적인 신인 그룹의 커리어다. 지금까지는.

 

차곡차곡 새 매력을 장전해왔던 이제까지와 달리 < The Red >가 노출하는 모습은 이전 리뷰에서 지적했던 '불완전', '특출하지 않음', '어중간함'의 종합된 함정이다. 당장의 타이틀 「Dumb dumb」부터가 혼란스러운데, 「Bang bang」에서 상당수 아이디어를 가져온 노래나 「Electric shock」의 f(x)와 '행복' 사이 어딘가 어중간한 소녀의 모습을 강조하는 콘셉트 모두가 구심점이 없다. 파워풀한 안무와 보컬은 산만하고 마이클 잭슨 베스트를 굳이 되짚어주는 랩 파트도 존재감은 애매하다.

 

수록 곡 일면도 '레드'라는 주제 아래 정립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작법과 콘셉트 모두가 엇박자를 낸다. 기본적으로 f(x) 스타일의 10대 소녀 스타일이 지배적이지만 예상치 못한 대선배 SES의 R&B와 소녀시대의 보컬 라인 등 다양함의 혼재다. 동화 속 「Huff n puff」와 「Don't u wait no more」같은 곡들은 f(x)의 < Red Light > 흐름에 놓여있는 반면 소녀시대 스타일의 보컬라인 「Red dress」와 R&B 멜로디의 「Campfire」, 「Lady's room」의 경우 골격은 최첨단이라도 흐름은 과거다. 막내 걸 그룹이지만 결코 어리다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장 최선은 선례를 이리저리 종합해보는 것이다. 'Red'를 달고 있으면서도 'Velvet'을 버릴 만큼 과감하진 못하다.

 

필연적인 선택은 몰개성으로 돌아오게 된다. 진보적인 SM의 최신 기조에서 사실상 대중 친화적인 그룹은 엑소와 소녀시대 등 장수 그룹뿐이고, 과감하기에는 바로 위 선배들의 난해한 함수 공식이 남긴 인상이 너무 강하다. 이 문제는 < Ice Cream Cake >에서 메인스트림 팝 R&B를 적극 도입하며 해결되는가 싶었지만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아리아나 그란데 스타일의 R&B 「Oh boy」나 래칫 비트를 활용한 「Don't you wait no more」, 리얼 세션을 활용한 「Day 1」과 복고풍 신스팝 「Cool world」같은 트랙이 일면 평범해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특징을 형성할 수 있는데 전체적 흐름에서 충돌하고 있다.

 

혁신을 상징했던 SM의 신(新) 아이돌 정책의 과도기를 암시하는 앨범이다. < Red Light >에는 새로워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고 < Odd >는 차분해졌다. 모든 걸 그룹이 f(x) 여야 할 필요도 없고 모든 새 노래가 샤이니여야 할 필요도 없으며, '완성도'라는 측면에서도 이제는 이들이 여타 아이돌 그룹에 비해 우위에 있다 말하기 어렵다. 향후 SM의 철학을 투영할 팀이 레드 벨벳이라면 좀 더 신중한 판단이 동반되었어야 했다. 당장의 인기는 얻겠지만 기대는 나올지 모를 < The Velvet >에 쏠린다.

 

2015/09 김도헌(zener12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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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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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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