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고집과 타협이 혼재하는 이상적인 앨범을 보여준, 위켄드

위켄드(The Weeknd) < Beauty Behind The Madness >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지금 가장 뜨거운 가수다.

L.jpg

 

갑작스럽게 치솟은 위켄드의 인기는 어디서부터 생긴 것일까? 이 질문에 가장 적절한 답은 '위켄드의 변화'일 것이다. 영화 <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에 수록된 「Earned it」이 영화의 인기에 탑승하며 차트 정상에 접근하는 동안 대중의 관심은 '에로틱하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듯한' 그의 음악에 쏠렸다. 그 후에 공개된 싱글 「The hills」과 「Can't feel my face」 또한 그 기대를 충족시키며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Can't feel my face」는 정상을 찍으며, 처음 등장했을 때 붙여진 '힙스터(Hipster) R&B'란 말의 의미를 무색하게 했다.

 

큰 호응을 얻은 선공개 싱글 세 곡의 공통점은 그의 전작들에 비해 비교적 깨끗하고 잘 들린다는 점이다. 느릿한 비트 사이 빈 공간을 채우던 앰비언트 사운드를 걷어내고, 뒤에 숨어있던 보컬은 전면으로 나왔다. 그러나 「The hills」의 무겁게 깔리는 베이스와 「Can't feel my face」의 마이클 잭슨 풍의 보컬은 전의 것과 동일하다. 충분한 설득력을 갖추지 못하고 어지럽게 꼬기만 했던 전작 < Kiss Land >의 문제점에 대해 그가 내놓은 해결책으로 보인다.

 

친화력을 갖춘 그는 본 싸움인 < Beauty Behind The Madness >에서 다양성까지 추구한다. 직접 프로듀싱을 담당했던 전작들과는 달리 현재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맥스 마틴(Max Martin)과 칸예 웨스트(Kanye west) 등 여러 프로듀서에게 곡을 맡겼다. 그 결과, 그의 목소리가 「Can't feel my face」, 「In the night」과 같은 섹시한 디스코 넘버나 「Earned it」과 같은 스탠다드 팝에도 잘 녹아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스스로가 만든 피비알앤비가 그저 몽환적이고 암울한 음악이란 관념을 내려놓는 순간이다.

 

매끈하고 매력적인 트랙이 있는 동시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트랙들이 있다. 「Real life」는 새로 유입된 팬들과 < Trilogy >, 혹은 < Kiss Land >를 좋아했던 고정 팬들 사이에서 방황한다. 너절하고도 몽환적인 이전의 모양새를 그대로 옮겨온 채 강렬한 훅을 부각시켜 대중성을 챙긴 「The Hills」의 비해 「Real life」의 위치는 애매하다. 다양한 색채를 위해 에드 시런, 라나 델 레이 등 새로운 목소리를 추가시킨 「Dark times」과 「Prisoner」 또한 그 목적을 잃고 다른 트랙들에 비해 임팩트 없이 지나간다.

 

그럼에도 < Beauty Behind The Madness >는 변화의 시도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앨범이다. 한정된 스펙트럼 안에서 여러 스타일을 복합적으로 다루던 그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21세기 리듬 앤 블루스에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던 그가 또 다른 청사진을 제안했고 대중이 반응했다. 고집과 타협이 혼재하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앨범이 보여준다.

 

2015/09 이택용(naiveplanted@naver.com)

 

 

 

[관련 기사]

- 복고적인 느낌을 팀의 색깔로 흡수한, 에이핑크 < Pink MEMORY >

- 양날의 검을 가진, 프라이머리 < 2 > 
- 거부할 수 없는 네오 소울 사운드, 리앤 라 하바스 
- 20년 만에 다시 만난, 삐삐밴드

- 하룻밤 새 팝스타가 된, 칼리 래 젭슨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오늘의 책

트럼프의 귀환, 위기인가? 기회인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거머쥔 트럼프.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 트럼프 2기 정부의 명암과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국제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설명하는 박종훈 저자의 신간이다. 강경한 슈퍼 트럼프의 시대에 직면한 대한민국이 어떠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지 그 전략을 제시한다.

이래도 안 읽으실 건가요

텍스트 힙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독서가 우리 삶에 필요해서다. 일본 뇌과학계 권위자가 뇌과학으로 입증하는 독서 예찬론. 책을 읽으면 뇌가 깨어난다. 집중력이 높아지고 이해력이 상승하며 즐겁기까지 하다. 책의 장르는 상관 없다. 어떤 책이든 일단 읽으면 삶이 윤택해진다.

죽음을 부르는 저주받은 소설

출간 즉시 “새로운 대표작”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 관련 영상을 제작하려 하면 재앙을 몰고 다니는, 저주받은 소설 『밤이 끝나는 곳』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등장인물들이 함께 떠난 크루즈 여행 중 숨겨진 진실과 사라진 작가의 그림자가 서서히 밝혀진다.

우리 아이 영어 공부, 이렇게만 하세요!

영어교육 전문가이자 유튜브 <교집합 스튜디오> 멘토 권태형 소장의 첫 영어 자녀 교육서.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초등 영어 교육의 현실과 아이들의 다양한 학습 성향에 맞는 영어 학습법을 제시한다. 학부모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과 실천 방안을 담았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