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음악 > 주목, 이주의 앨범
까맣게 잊고 있었지만 조용히 솔로 커리어를 쌓아나가고 있던 1세대 아이돌 전진의 7년 만에 나온 솔로 음반이다.
진짜 자기를 보여주기 위해 REAL이라는 앨범 명을 택했고 현세대를 포괄하기 위해 눈 해시태그를 상징하는 #를 양 옆에 배치하는 당찬 포부를 보였다. 데뷔 17년 만에 드디어 작사 작곡까지 맡아 장기인 댄스곡은 물론이고 발라드, 어쿠스틱, 중간 템포 팝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앨범을 준비해왔다.
첫 곡 「60 seconds」은 캐치한 리듬에 유행하는 '썸' 정서를 담백하게 풀어내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별 의미 없는 영어가사를 제외하고는 듣기 무리가 없다. 힘겹게 쌓아올린 기대감은 쓸데없이 강렬하고 무거운 리듬이 피곤함을 만드는 타이틀곡 「Wow wow wow」로 단순간에 증발한다. '다가 와 다가 와줘 베이베'의 중독성으로 전진의 유일한 대표곡이 된 「Wa」(심지어 제목도 비슷하다)와 비슷한 느낌을 내려고 노력한듯하나 손발이 오그라드는 후크 '루킹 앳 루킹 앳 루킹 앳 유'는 철이 다 지난 댄스 퍼포먼스에 딱 어울린다.
후반부는 갑자기 일종의 어덜트 컨템포러리로 괜찮은 방향으로 선회한다. R&B 스타일의 「On my own」에서 약간 긁는 목소리와 팬들을 위한 가사를 담은 「You」에서의 미니멀 구성의 잔잔한 느낌도 나쁘지 않다. 「너만 있으면 돼」에서는 용감하게 잔잔하게 깔리는 피아노 연주에만 과장을 섞지 않은 자기 목소리를 더한다. 전진의 언플러그드 콘서트가 잠시뿐인 공허한 울림 가득히 펼쳐지는 느낌이다.
사실 전진은 지금까지 아티스트라기보다는 희화화의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평소에 장난꾸러기 친구가 갑자기 진지해진다면 무서운 법. 다른 기라성 같은 1세대 남자 아이돌 중 현재 댄스가수로 활동하는 멤버가 있는지 생각해보면 쉽게 전진의 유니크함이 도출된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임을 기억하는 성실한 전진이 필요하다.
2015/09 이기찬(Geechan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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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AL IS BACK! 전진의 두번째 미니앨범 #REAL# 그룹으로서도 빛이 나지만 혼자일 때 더 특별한 전진. 그가 7년 만에 긴 공백을 깨고 진짜 전진의 색을 담은 앨범으로 돌아왔다. 특유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무대 위 존재만으로 뜨거운 존재였던 전진은 훨씬 멋지고 강렬한 앨범으로 대중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