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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잡아 끄는 멜로디, 워터스 〈What's real〉

워터스(Qaters) 〈What's 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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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뿐 아니라 외적인 의미 면에서도 이렇다 할 모자람이 드러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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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의 가장 큰 강점은 멜로디에 있다. 2011년의 데뷔작 < Out In The Light >에서도 선명하게 남았던 것은 캐치한 선율이었다. 게다가 이번 음반은 거친 마감재를 전면에 발랐던 당시와 비교해 더욱 깔끔한 사운드 톤을 지니고 있다. 덕분에 멜로디 라인에서의 소구력은 전작보다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프론트 맨의 역할도 겸하는 메인 송라이터 반 피어스잘로우스키의 역량에서 워터스의 동력이 발생한다고 보면 되겠다. 벌스건 코러스건 때를 가리지 않고 튀어나오는 팝 선율과 그 사이에서 이따금씩 비집고 나오는 매력적인 리프들로부터 밴드의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 태생적으로 지닌 캘리포니아 산(産)의 밝은 컬러 또한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번 음반으로 넘어오며 가져온 변화도 긍정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1990년대 얼터너티브 록에 기초를 둔다는 점은 지난 작품에서의 양상과 동일하나 대중적인 감각을 더 집어넣어 코호트를 넓혔다. 앞서 언급한 로 파이의 표면을 걷어낸 작업도 또한 물론이거니와 신디사이저와 퍼커션에서의 활용도를 확대해 다채로움을 취하는 접근도 이러한 맥락 아래서 생각해볼 수 있다. 멜로디를 강하게 전파하는 록 사운드와 아기자기한 근래의 인디 팝 사운드가 이루는 조합이 꽤나 괜찮다. 팝 신에서 적지 않은 성공을 거둔 그룹러브의 멤버 라이언 래빈과 네온 트리스, 파라모어 등의 음반에 참여한 프로듀서 카를로스 드 라 가자, 이 두 명의 가세도 위 흐름의 형성에 큰 도움을 보탠다.

 

덕분에 음반에는 듣기 좋은 곡들이 가득하다. 귀를 잡아끄는 멜로디와 다양한 장치들이 잘 교차하는 지점이 앨범의 주요 트랙에 해당한다. 퍼커션을 크게 강조한 코러스 라인으로 힘을 더해가는 「Got to my head」는 사람들의 이목을 잡아끄는 훌륭한 오프닝의 역할을 수행하며 근래의 신스 팝에 록의 기질을 투여한 「Mom and dads」와 「Stupid games」 또한 모먼트로 앨범에 자리한다. 한편으로 본래의 시각이라 할 얼터 록과의 높은 조응성도 변화의 맥락 속에서 워터스의 색을 확고히 한다는 점에 있어 짚고 넘어가야 한다. 강하게 내지르는 보컬 퍼포먼스와 기타 배킹이 두드러지는 「The avenue」와 시애틀 사운드에 가까운 「Green eyes」는 3년 전의 데뷔작과 접점을 구성해낸다.

 

작품은 커리어에서의 변곡점을 멋지게 장식한다. 앞서 활동했던 밴드 포트 오브라이언과 지난 앨범 < Out In The Light >에서 보인 준수한 멜로디 메이킹, 이 위에 새로이 쌓은 각양의 방식들이 어우러져 두 번째 음반을 채운다. 내용뿐 아니라 외적인 의미 면에서도 이렇다 할 모자람이 드러나지 않는다. 첫 단계보다 더욱 뛰어난 지점에 이번 앨범이 있다.

 

2015/04 이수호 (howard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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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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