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도 사이코패스? - 빌 클린턴, 간디, 테레사 수녀, 그리고…
우리가 몰랐던 유명인의 사이코패스 성향
이번 화는 우리가 몰랐던 유명인의 사이코패스 성향 이야기입니다. 제임스 팰런은 유명한 정치인이나 기업인, 사회 활동가 중 의외로 많은 사람에게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번 화는 우리가 몰랐던 유명인의 사이코패스 성향 이야기입니다. 제임스 팰런은 유명한 정치인이나 기업인, 사회 활동가 중 의외로 많은 사람에게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다고 말합니다(사실 뒤집어서 생각하면 ‘그들에게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었기에’ 그토록 성공하거나 혹은 위대한 업적을 쌓을 수 있었겠지요). 『괴물의 심연』에 의하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인도의 성인 간디, 심지어 테레사 수녀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이코패스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빌 클린턴
(출처: Wikimedia Commons)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인턴 여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르윈스키 스캔들의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제임스 팰런이 그를 사이코패스로 지목하는 이유는 그게 아닙니다. 르윈스키와의 관계는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을 일이지만 이런 종류의 일탈은 중년의 남자들에게 종종 일어나는 일이고, 이것 때문에 그가 사이코패스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게 제임스 팰런의 의견입니다. 하지만 군 경력이 없음에도 군대를 향해 아무렇지 않게 거수경례를 한다든지, 장례식에서 과도하게 슬픔을 표현한다든지, 연설을 마치고 사람들의 갈채를 받을 때 지나치게 겸손을 가장하든지, 이렇게 ‘철저하게 계산된’ 평소 행동을 보면 그가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는 겁니다.
사이코패스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거짓말을 자주 하는데, 죄책감은 느끼지 않는다’였지요? 르윈스키 스캔들에 맞닥뜨렸을 때 그가 했던 행동과 말을 생각해 보십시오. 예를 들어 ‘그녀와 관계를 가졌냐’는 TV 프로그램 사회자의 질문에 “There ‘is’ no relationship with Rewinsky”이라고 대답하는(‘현재형’으로 답하며 교묘하게 답변을 피해가지요) 등 거짓말과 진실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했는데, 이와 같은 태도를 떠올리면 제임스 팰런의 주장에 일련 수긍이 가기도 합니다(참고로 말씀드리면 제임스 팰런은 본인을 자유의지론자, Libertarian이라고 소개합니다. 쉽게 말하면 세상의 모든 가치 중에서 ‘자유’를 가장 중시하고 그 외의 모든 것들을 경시하는 태도인데, 그렇게 보면 정치적인 스탠스로도 클린턴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겠군요). 제임스 팰런은 클린턴의 고문이었던 딕 모리스의 말도 인용합니다. “힐러리도 빌을 사랑하고, 빌도 빌을 사랑한다. 둘에게 뭔가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이다.”
그건 그렇다 쳐도, ‘간디’와 ‘테레사 수녀’라고요? 정말 의외의 언급이지 않습니까? 제임스 팰런도 이들이 명백하게 ‘사이코패스’라고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곁에 있는 사람’보다 ‘대의명분’에 더 신경 쓰는 사람들은 주변인들에게는 냉담하고 무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와 같은 점이 사이코패스의 기질에서 비롯된다고 말하죠. 예를 들어 간디의 아내는 남편이 가족들에게는 잔인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테레사 수녀 역시 자신이 돕는 아이들을 포함해서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냉담했다는 말이 있습니다(이 얘기는 크리스토퍼 히친스의 유명한 책 『자비를 팔다』에도 언급되는 이야기죠).
테레사 수녀
(출처: Wikimedia Commons)
생각해 보면, 사실 이런 냉정함 때문에 큰일을 할 수 있는 것도 같습니다.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이 ‘간디’와 ‘테레사 수녀’가 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주변 사람들(예를 들어 가족이나 친한 친구 등)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겠지요(‘내가 자선사업을 하는 동안, 우리 가족들은 뭘 먹고 살지?’). 게다가 희로애락을 매일 느끼며 이에 하나하나 영향을 받는 사람보다는, 감정 따위엔 무감각한 채 큰 그림만 그릴 수 있는 사람이 소위 이야기하는 ‘위인’이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일제시대의 독립운동가들도 가장으로서는 빵 점 아니었을까요?)
제임스 팰런은 ‘사이코패스’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사이코패스만이 ‘뚝심 있는 지도자’와 ‘철두철미한 기업인’, ‘강한 군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들이 없으면 인류는 ‘멸종’할 거라는 게, 제임스 팰런의 결론입니다.
그렇다면 ‘2%의 사이코패스’는 과연 태어나는 것일까요, 아니면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제임스 팰런의 주장처럼 인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에 이미 일정한 수가 ‘프로그램’된 채 태어나는 걸까요? 왜 그렇게 태어난 사이코패스 중 어떤 사람은 연쇄 살인마가 되고, 어떤 사람은 유능한 대통령이 되는 걸까요?
마지막 화에서는 『괴물의 심연』의 핵심 주제라고 할 수 있는, ‘괴물은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라는 질문으로 여러분을 만나 뵙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알려드릴 게 있습니다. 제가 이 책을 만들면서 궁금했던 점들과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 할 만한 물음을 모아 제임스 팰런에게 이메일로 직접 10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저도 어떤 답이 올지 두근두근하네요.. 답변이 도착하면 이 역시 ‘부록’의 형태로 채널예스에 게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마지막 화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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