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듯 인테리어 하기
『123명의 집』
123명의 집을 모두 둘러봤다면 이제 내 집과 인테리어를 생각해볼 시간이다. 책이 제시하는 12가지 질문에 나만의 답을 작성해보자. 지금 우리 집의 테마는 무엇인지, 내가 원하는 집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인테리어가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멋진 인생을 만들어 가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미니멀리스트가 되겠다고 선언하고 돌아서자마자 새로운 물건을 손에 넣었다. 그 물건만이 줄 수 있는 미친 존재감. 다른 것으로는 대체 불가능하다. 그 느낌을 너무도 사랑한다. 혹자는 5개의 물건만으로도 만족하며 잘 살 것이다. 하지만 5개의 물건으론 부족해 20개의 물건을 들이는 게 왜 나쁜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15개의 물건이 가져올 행복을 포기할 순 없다.
5개의 물건으로 살아가는 사람의 공간과 20개의 물건으로 살아가는 사람의 그곳은 시작부터가 다를 수밖에 없다. 어떤 물건들을 내 공간에 들일 건지, 그 물건들을 어떤 형태로 배치할 건지를 결정하는 것에서부터 인테리어가 시작된다. 좋아하는 물건은 나를 닮았고, 제일 좋아하는 물건을 방 한가운데 놓아 두면서부터 그 공간은 나를 닮는다. 하루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무실 책상에도 나를 닮은 물건들이 가득하다. 5년째 쓰고 있는 작은 커피잔, 칼국수가 그려진 7월 달력, 대나무를 쪼개 만든 안마봉, 훈남 향기가 나는 핸드크림 등. 때로는 어쩔 수 없이, 때로는 자발적으로, 작은 책상 위에서 물건들은 이리저리로 옮겨진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때의 기분에 따라 그 공간은 새롭게 인테리어 된다.
이렇듯, 인테리어는 생활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진다. 베개로 딱일 듯싶은 묵직한 두께의 이 책은 ‘무려’ 123명의 집을 소개한다. 한국에 북유럽 바람이 분 지는 불과 몇 년 되지 않았지만 일본에는 1960년대부터 북유럽을 중심으로 한 유럽 가구를 수입, 판매한 회사가 있었다. 그 회사가 바로 ‘악투스(ACTUS)’다. 도쿄, 요코하마, 오사카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 35개 점포를 운영한다. 디자인과 인테리어에 열정 넘치는 사람들이 이 회사에서 일을 한다. 악투스에서 발행한 스타일 북에 몇몇 사원의 집을 취재한 기사가 인기를 끌면서 123명의 집 방문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디자이너, 바이어, 매장 디스플레이 담당 등 그 직무에 따라 비중을 두는 인테리어 포인트가 조금씩 다르지만, 이들 모두는 가구와 소품, 조명과 패브릭에 중독된 사람이다. 123개의 집을 보다 보면 같은 의자나 소품이 겹치는 경우가 상당한데, 대부분이 악투스에서 인기리에 판매되었던 상품이다. (이 회사의 웬만한 스테디셀러는 거의 대부분의 직원의 집에 있다고 보면 된다.)
아파트, 원룸 형태의 집 71개와 이사를 가기 전후의 집 7개(비포 앤 애프터를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다), 단독주택 45개까지 총 123가지의 케이스가 있어서 각자에게 맞는 인테리어 스타일을 찾아내기 수월하다. 인테리어를 세련되게 하는 결정적 아이템, 좋은 가구에 대한 정의, 인생 좌우명 등을 포함한 12가지의 질문들과 대답이 먼저 구성되어 있고, 책장을 넘기면 그 집의 주요 포인트들이 포커스된 사진으로 정리되어 있다. 같은 질문이지만 123명의 대답은 모두 다르고, 그 다른 대답처럼 집의 분위기와 모습도 각기 다르다. 12문 12답을 보면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거나, 멋있다고 생각한 대답을 한 사람들의 집은 역시나 내 마음에 들었다. 그 집의 인테리어 포인트는 바로 메모! 미래의 내 집에 응용할 예정이다.
123명의 집을 모두 둘러봤다면 이제 내 집과 인테리어를 생각해볼 시간이다. 책이 제시하는 12가지 질문에 나만의 답을 작성해보자. 지금 우리 집의 테마는 무엇인지, 내가 원하는 집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인테리어가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멋진 인생을 만들어 가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123명의 집을 한자리에서 구경하고 났더니 갖고 싶은 소품과 가구가 엄청나게 늘었다. 미니멀리스트 되기는 올해도 글렀다. 하지만 뭐 어떤가. 저마다의 개성 있는 얼굴처럼, 집과 인테리어도 내 개성에 맞게 하면 된다. 물건이 많으면 많은 대로, 또 그것에 맞는 인테리어가 나오게 마련일 테니.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밥 먹듯이 매일 매일 간단하게 인테리어 하자.
“마지막으로, 인테리어란?”
“인테리어 없이도 살 수는 있지만, 인테리어가 멋지면 인생도 멋있어진다. 인테리어란 그런 것”
(-『123명의 집』, 96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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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건 좋다고 꼭 말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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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스타일의 현실적인 적용 노하우를 보여주는 해법서! 최근 몇년 새 뜨겁게 인기를 끌고 있는 북유럽 인테리어. 하지만 막상 우리 집을 북유럽 스타일로 꾸미려고 하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북유럽 가구가 워낙 고가일 것이라는 부담감이 드는 한편 실제 우리가 사는 집의 환경은 북유럽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