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빠’가 아닌 분들께도 이 책을 권함
FIFA의 실체를 고발하다
저자는 FIFA의 이런 부패와 막장 드라마의 뿌리로 아디다스의 창업주 아돌프 다슬러의 아들 호르스트 다슬러를 꼽는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이 한창 진행중이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아쉽게도 조별예선 1무 2패의 전적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다소 지나친 자신감으로 4강 진출까지 말하던 일본 역시 1무 2패로 짐을 싸야 했고 이란, 호주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 역시 16강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을 포함 잉글랜드,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유럽 강호들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반면 개최국 브라질을 비롯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국가들은 승승장구 중이다. 우승후보 0순위는 당연 홈 어드밴티지의 브라질이지만 16강에서 만난 칠레에 혼쭐이 나면서 혼돈으로 빠져들고 있다.
월드컵 개최 시기에 맞춰 나온 이 책 『피파 마피아』 는 축구에 죽고 사는 ‘축빠’는 물론 4년에 한번만 축구를 보는 ‘국대파’들도 읽어볼 만한 책이다. 국제축구연맹(FIFA)가 지나치게 ‘돈 잔치’를 벌인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 실상이 굉장히 디테일하게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저자 토마스 키스트너는 FIFA의 부패를 20년 간 집요하게 추적한 베테랑 저널리스트로 그의 오랜기간에 걸친 집요한 탐사 추적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에 공개된 FIFA 고위층들의 행태는 가히 상상 이상이다. ‘투명성’과는 아예 담을 쌓은 만성적인 부패, 족벌경영과 갈라먹기, 도청과 뇌물 등은 그냥 일상적인 일이다. 회장의 연봉이 정확히 얼마인지는 아무도 모르며 4년마다 치러지는 월드컵으로 벌어들이는 40억 유로의 지출내역을 아는 이는 FIFA 내부의 극소수에 해당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관련 스캔들은 예전부터 당연히 있어 왔던 일이다. 회장 선거를 둘러싼 암투야 말할 것도 없다.
저자는 FIFA의 이런 부패와 막장 드라마의 뿌리로 아디다스의 창업주 아돌프 다슬러의 아들 호르스트 다슬러를 꼽는다. 호르스트 다슬러는 1974년 당시 FIFA 회장 스탠리 라우스를 몰아내려는 부패의 원조 주앙 아벨란제를 도와 그를 회장으로 만들었고 8년 뒤인 1982년 스포츠 에이전시인 ISL을 만들어 FIFA와 밀접한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호르스트 다슬러는 이를 통해 스포츠 자체를 상품으로 만들어 버린다. 천문학적인 방송중계권과 광고권으로 FIFA 고위층들은 돈잔치를 벌인다. 이쯤 되면 도대체 누구를 위한 월드컵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부패한 FIFA 패밀리들의 주머니만 불려주는 월드컵은 이제 없어져야 될까. 이 책에 나오는 추악한 실상을 보노라면 이런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월드컵은 계속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북문제로 대표되는 국가 간 불평등이 갈수록 심화되는 지금 그나마 공평하게 축구라는 종목을 통해 각 나라가 정정당당히 실력을 겨루는 이벤트가 주는 즐거움과 의미가 여전하기 때문이고 무엇보다 공 하나에 목숨을 거는, 피지컬과 기술이 예술의 경지에 이른 남자들의 당당한 승부가 주는 매력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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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수험서/대학교재 담당 MD. 2009년 팬 생활을 청산하고 ‘동네 야구평론가’의 길을 걷고 있다. 『김성근 평전』을 써 보는 것이 평생 꿈이다.
<토마스 키스트너> 저/<김희상> 역18,000원(10% + 1%)
전 세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FIFA의 추악한 민낯과 부패문제의 모든 것 국제축구연맹 부패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친 탐사보도의 결정판『피파 마피아』. 이 책은 축구 본연의 아름다움을 되찾기 위한 끈질긴 열정의 산물이며, 피파와 국제스포츠계뿐 아니라 각국 스포츠계의 실상이 어떤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탁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