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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에 출근하고, 점심은 집에서 먹고, 퇴근은 5시에! - 『1인분 인생』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다 더도 덜도 말고, 딱 ‘1인분’ 만큼 온전히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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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의 20대가 처하게 될 구조적 문제를 제기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며 “88만원 세대” 이슈를 불러일으킨 장본인 우석훈의 새 책을 읽노라면 정명론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저자는 그렇게도 좌충우돌 치열했던 20-30대를 뒤로 하고 마흔의 즈음에 과연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이 사회 속에서 한 사람의 몫을 한다는 것은 어떤 모습인지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진짜 ‘나’답게 살기!

고등학생 시절,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후덥지근한 교실. 친구들은 공부랍시고 영어수학 문제집을 펼쳐놓고 있는 와중에 한자쓰기가 재미있던 터라 ‘비정상적으로’ 한문 수업에 충실했던 기억이 있다. 어린 나이에 한자로 몇 글자 되지 않는데 어떻게 저렇게 많은 뜻이 담겨 있을까 감탄하며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 갔던 것이 바로 공자의 정명론(正名論)이다. “君君 臣臣 父父 子子”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는, 참으로 당연한 진리임에도 불구하고, 수 천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한 인간의 과제다. 그 때는 같은 한자를 반복해서 쓰는데 급급했는데, 이제는 그 의미를 곱씹어 보게 된다.

갑자기 정명론 이야기라니. 우리 나라의 20대가 처하게 될 구조적 문제를 제기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며 “88만원 세대” 이슈를 불러일으킨 장본인 우석훈의 새 책을 읽노라면 정명론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저자는 그렇게도 좌충우돌 치열했던 20-30대를 뒤로 하고 마흔의 즈음에 과연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이 사회 속에서 한 사람의 몫을 한다는 것은 어떤 모습인지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진짜 ‘나’ 답게 살기 귀한 그만의 재기 발랄한 이야기라고나 할까.


우리네 삶에 대한 고민들

자기다운 삶에 대한 고백을 담은 책이기에 그는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경제학자답게 돈에 능통할 것 같지만 그는 돈이 아니라 사람을, 보람과 가치에 주목한다. 그는 대기업 소속 경제학자도 해봤고, 정부 소속 경제학가도 해봤고, 시민단체의 정책실장으로 집회현장에 앉아 있는 경제학자도 해봤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유명해지기도 했고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정작 자신의 삶을 돌아보지는 못했단다. 무언가 된 줄로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는. 1인분 인생도 온전히 살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이제껏 발견하지 못했던 일상의 모습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단다. 그는 자신의 삶과 일상에 대한 통찰을 통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도 심도있게 피력한다.

일상의 현장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답게 그는 다양한 영역에서 사람답게 살아가는 삶에 대한 고민을 읊조린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일하는 한국 사람에 대한 단상이다. 프랑스의 공공기관은 아침 10시에 문을 열고 12시에는 칼 같이 점심시간, 그리고 오후 2시에 문을 다시 열고 4시면 닫는단다. 스위스 상점들 대부분은 5시면 문을 닫고, 공장 사람들은 전부 집에 가서 점심을 먹는단다. 온 국민이 아침에 대충 출근해서, 점심은 집에 와서 먹고, 저녁 때 칼퇴근하는 나라도 있는데 한국은 왜 이 모양인지. 이러한 차이는 분석해보면 부동산 버블 문제 등 복잡한 요인들이 있으리라. 그는 점심도 밖에서 먹고 죽어라 일하는 우리의 모습이 제대로인지 꼬집으면서 한국의 경제학이 도무지 한국인의 삶에는 관심이 없노라고 날카롭게 꼬집는다. 국민들 밥은 굶기지 않으면서 점심은 집에 와서 먹을 수 있는 그런 나라는 그만의 꿈이 아니리.


인간적으로 사람은 사람답게!

성공(?)한 자칭 ‘C급 경제학자’의 인생에 대한 성찰이 남 이야기로 들리지 않는 이유는 그도 우리와 같은 하늘 아래, 그것도 같은 땅덩어리에 살고 있기 때문이리라. 좁은 땅덩어리지만 저마다의 이념과 성향에 따라 내 편, 네 편으로 나뉘어 그렇게도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그렇게도 대립을 하고 있겠지만 모두 지향하는 가치가 사람답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하는 것이라 믿고 싶다.(분명 제 밥그릇 챙기려 싸우는 이도 있을 테지만.) 하지만 인간적으로, 사람답게 살고 싶다면 누구나 도전해보고 시도는 해 볼 수 있는 사회여야 하지 않을까. 여기 한 경제학자의 삶과 사회에 대한 읊조림을 손에 쥐고 이 땅에 서 있노라면 무엇이 바뀔 수 있을 것인가 회의를 품게 되지만, 시작은 내가 먼저 1인분 인생을 온전히 살아내는 것부터다. 정신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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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분 인생 우석훈 저 | 상상너머

우석훈의 첫 수필집인『1인분 인생』은 경제와 정치, 문화와 생태의 영역을 넘나드는 다양한 주제, 날카로운 시선, 유머와 발상의 전환, 따뜻한 감성 등 그의 글이 품고 있는 매력이 무엇인지 또 그의 생각 뿌리와 스타일의 원천이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가 가장 잘 드러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인 고장난 대한민국의 현실과 불만족스러운 삶을 바꿀 수 있는 법을 딱딱하고 어려운 학문적 이야기가 아닌 일상의 주제와 명랑 감성체의 언어로 쉽고 재밌게 써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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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도훈(문학 MD)

고성방가를 즐기는 딴따라 인생. 모든 차별과 폭력에 반대하며, 누구나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1인분 인생

<우석훈> 저12,6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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