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시절 먹던 라면, 가장 지혜로운 음식 – 배우 전무송
라면을 한 냄비 가득 끓여서 몇 가닥씩 각자 그릇에 덜어 먹을 때의 정감을 그 어떤 음식이 대신할 수 있겠어. 서로 집어먹으려다 면발이 얽히기도 하고 끊기기도 하면서 마음을 하나로 엮어주는 것은 라면만의 마력이 아닐까…
“신처럼 창조하고, 왕처럼 명령하고, 노예처럼 일하라” - 건축가 승효상
기억을 허물지 말고 다음 세대에 이어주는 게 지속가능한 건축의 핵심입니다. 과거의 기억이 없으면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을 수가 없죠. 음식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우리를 근본적으로 존재하게 하는 게 섭생에 관한 문제인데, 기억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음식을 섭취할 수 있겠습니까.
등록일: 2012.05.16
회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서 봤더니… “진짜 회는 막회!” – 헤어디자이너 이희
선생님이 “진짜 회는 막회다” 하셨어요. 선생님의 막회를 먹어보니 알겠더라고요. 비싸고 귀하다는 생선의 도도한 맛은 절대로 따라올 수 있는 휴머니즘이 있다는 걸요. 가깝게 소통하는 맛이고, 같이 먹는 사람과 교감을 즐길 수 있는 맛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다가갈 수 있어서 그런가봐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잔뜩 멋 낸 사람보다는 있는 듯 없는 듯 분위기가 우러나..
등록일: 2012.05.09
대한민국 대표 디자이너 힘의 원천은 잔치국수 - 의류디자이너 진태옥
디자인실에만 들어가면 어떤 고통이든 다 잊을 수 있어요. 잔치국수가 피로를 씻어내 줬고요. 요즘에도 집에서 자주 만들어요. 육수에 멸치와 다시마는 물론이고 소고기를 꼭 넣어요. 고명으로도 소고기를 올리고요. 손자들이 “아이, 오늘 또 잔치국수야” 해요. “이게 얼마나 맛있는데” 하면서 소고기 고명을 듬뿍 얹어주죠. 살아있는 한 저는 디자인을 할 거에요.
성우 배한성 “제 목소리는 아버지가 남겨주신 큰 유산”
고생 많이 했어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상 위에 놓여있던 인절미가 생각났어요. 다시는 울면서 인절미 먹지 말자, 엄마를 울게 하지 말자, 동생을 배고프게 하지 말자. 그때의 결심이 저를 단단하게 만들었어요. 제가 약속에 철저해진 바탕이 거기서 온 거죠.
발레리나 강수진 “제 남편은 무슨 음식이든 다 만들어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누구 때문에 무용한 적은 없어요. 하고 싶어서 했고, 지금도 제 발전을 위해서 계속 하는 거죠. 무슨 일이든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자신이 그 일에 동력원이 돼야 남김없이 불태워볼 수 있는 거죠.
살다가 힘들면 엄마의 부엌을 생각한다 – 소설가 신경숙
저희 집이 6남매인데, 제 위로 다 남자 형제라 제가 주로 엄마하고 부엌에 있었어요. 엄마가 만든 걸 그릇에 담기도 하고 옆에서 자잘한 일을 돕기도 했죠. 엄마는 시골 분이라 그런지, 누군가에게 말로 ‘사랑한다’고 표현하지 않는 분이에요. ‘사랑한다'는 그 마음을 전한 것이 말이 아니라 음식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