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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스케가 못 이긴 강렬한 야성, 리플렉스(Reflex)
리플렉스(Reflex) 〈Let’s Burn〉
모두가 레드오션이라고 생각하는 인디-록 시장에 오랜만에 정공법을 선택한 밴드가 나타났다.
꽃 피고 지는 이 계절에 어울리진 않으나, 꽁꽁 싸매 움츠러드는 겨울에 듣기 적합한 작품이 탄생했다. 앨범 재킷 정 가운데 고동치는 심장처럼 불타고 있는 그 무언가는 심연으로 하강하는 온도계 수은주를 영상으로 되돌리리만큼 강렬하다. 2012년 데뷔해 슈퍼스타K 출연 등으로 이름을 알린 리플렉스의 첫 정규 앨범. 자연스레 나타나는 ‘반사 작용(Reflex)’은, 이렇게 불타는 심장처럼 매우 단단하다는 것이다.
라이브 무대에서 재현해낼 수 없는 새로운 시도는 접어둔 채 익숙한 4인조 밴드 악기 구성을 택했지만 만들어진 결과물은 옹골차다. 조규현의 보컬은 급진과 온건 사이를 넘나드는 드럼 라인과 선명하고 지저분한 디스토션 사운드를 자연스레 조절하는 기타 리프 위에서 뛰놀 듯 진가를 떨친다. 보컬의 특이점만 때어 놓고 보면 부드러워 유약하게 들릴 수도 있으나 총체적으로 녹아든 합은 기대 이상이다.
앨범의 중심축은 예전부터 추구하던 하드-록 트랙들이다. 이별의 정서를 강렬한 가사로 풀어낸 타이틀 곡 「까맣게」나 한여름 밤 불놀이를 연상시키는 「She’s amazing」의 강렬한 야수성이 밴드의 주 무기다. 중간중간 숨어있는 미디움 템포 록발라드 트랙들이 쳐지지만 자아 탐구적 독백을 반복하던 소년을 세상에 진출시키는 것만 같은 이미지가 연상되어 나쁘지 않다.
모두가 레드오션이라고 생각하는 인디-록 시장에 오랜만에 정공법을 선택한 밴드가 나타났다. 앨범 이름처럼 ‘불타오르자!’며 지독하게 내달릴 수도 있고, 자신들만의 목소리로 쑥스럽지 않게 서정적 감수성을 표출할 수도 있다. 스펙트럼의 확장을 자제하면서 잘하는 것을 가져와 소화되기 쉽다. 이 뜨거운 불꽃이 쉽게 진화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2016/04 이기찬(Geechan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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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태그: 리플렉스, 밴드, 인디록, 앨범, Let’s Bu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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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렉스 정규 1집 'Let’s Burn', 스테이지에서 완성한 가장 트랜디한 록 사운드 리플렉스(Reflex)가 정식 데뷔 3년 만에 정규 1집 앨범 'Let’s Burn'을 발매한다. 리플렉스는 데뷔 이후 총 3장의 싱글앨범과 1장의 EP 앨범, 홍대 클럽과 대형 페스티벌을 통해 밴드 씬에서 확고한 팬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