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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고민의 결과, 루시 로즈

루시 로즈(Lucy Rose) - < Work It Ou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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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스틱 기타는 던져버리고 일렉 기타를 손에 든 그녀는 메시지를 속삭이는 대신 약간의 헤드뱅잉으로 침묵을 깨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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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로즈의 소포모어 <Work It Out>에서는 전작 <Like I Used To>의 미니멀한 곡의 구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오직 통기타, 드럼, 그리고 자신의 목소리로만 꽉 채웠던 <Like I Used To>였기에 메시지의 비중이 상당히 컸고, 루시 로즈의 애절한 목소리는 이별의 아픔을 전하기에 알맞았다. 그러나 3년 뒤 싱글 「Our eyes」를 발표함으로써 루시 로즈는 새로운 사운드의 시작을 예고했다.
 
전자기타, 신시사운드가 특징적인 「Our eyes」는 <Work It Out>의 분위기를 정의하는 싱글이다. 이번 앨범은 다양한 사운드의 활용을 통해 공간감을 연출하는 트랙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는 말이다. 곡의 후반부에 울려 퍼지는 에코 음향과 피아노 배킹으로 첫 스타트를 끊는 「For you」를 필두로, 강렬한 훅과 파도소리가 인상적인 「Our eyes」, 웅장한 현악 섹션으로 묵직한 부피감을 드러낸 「Like an arrow」까지 앨범은 소리로 꽉 차 있다.
 
어쿠스틱 기타 하나의 다소 소박한 구성이었던 전작에 익숙한 이라면, 이번 앨범은 상당히 낯설 수 있다. 루시 로즈의 여린 보컬을 받쳐주는 묵직한 코러스와 일렉 기타가 특징적인 「Shelter」, 기타는 빠지고 그 자리를 피아노와 스트링 선율이 매워주는 「Nebraska」까지 그녀는 자신의 목소리를 극대화 시키는 방향으로 장르의 전환을 시도한다. 루시 로즈는 라이브 공연에서 또한 다양한 악기 세션을 참여시킴으로써 사운드의 풍부함을 다시 한 번 증명한다. 어쿠스틱 기타는 던져버리고 일렉 기타를 손에 든 그녀는 메시지를 속삭이는 대신 약간의 헤드뱅잉으로 침묵을 깨버린다.
 
‘하던 대로’ 사랑과 이별의 슬픔을 자아 성찰적, 독백적 어조로 읊어냈던 것이 전작 <Like I Used To>라면, <Work It Out>은 아픔에 대처하는 나름의 방법을 찾아낸 발견의 메시지다. ‘사랑과 싸우’고(「Our eyes」), ‘두려움은 사라진 채 멀어진 너에게 다가간’다(「Till the end「). 루시 로즈는 자기 내면에서 이루어진 태도의 변화를 이번 앨범에 그대로 담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혼자 대신 여럿과 함께 내는 울림은 앨범에 담긴 메시지와 어울리며 작품에 완결성을 더했고, <Work It Out>은 UK 앨범차트 9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된다. 장르의 정체성을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는 달콤하다.

 

 

2016/01 정연경(digikid8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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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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