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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리티는 개런티, 음악 철학자 베이비페이스

베이비페이스(Babyface) - Return Of The Tender 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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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의 향수를 담은 앨범은 그 당시를 추억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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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p appeal」, 「When can I see you」 등 다수의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지만, 베이비페이스란 이름은 솔로 아티스트보단 90년대를 풍미한 토니 브랙스톤, TLC 등의 곡을 제작한 프로듀서, 즉 조력자로서의 인상이 강하다. 당시 대중의 입맛에 맞게 사운드를 매끈하게 '세탁'하던 프로듀싱 능력으로 알앤비 역사에 지울 수 없는 전설로 남은 그는 2007년 <Playlist>까지 9개의 솔로 앨범을 내며 꾸준하게 디스코그래피를 쌓아왔다. 그러나 새천년에 들어선 이후, 베이비페이스 풍 알앤비와 대중 사이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 갔고, 이는 저조한 판매량과 부진한 차트 성적으로 나타났다. 시대가 바뀜에도 자신의 스타일을 끝까지 고수하는 그의 고집스러운 음악 철학이 낳은 결과였다.
 
신보 <Return Of The Tender Lover>도 다르지 않다. 분명 현시대의 알앤비와는 거리가 멀다. 지금의 대중이 선호하는 세탁이 덜 된 지저분하고 자극적인 사운드와는 달리 앨범의 사운드는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하며, 패배한 사랑에 대한 노래가 대세를 이루는 반면, 그는 여전히 로맨틱한 사랑을 노래한다. 작업 방식 또한 상이하다. 808 비트 등 샘플들로 곡을 만드는 요즘 방식과는 다르게, 실제 악기들의 사운드를 고집한다. 매우 보수적인 그의 음악 철학은 매번 새로울 것이 없는 예상 가능한 앨범으로 나타나지만, 퀄리티만큼은 실망시키지 않았다.
 
새롭지 않다면, 시대와 어긋난 음악의 다른 성공 방법 중 하나는 그 시대의 것을 완벽히 재현해내는 것이다. <Return Of The Tender Lover>는 그의 초창기 때의 시류로 재귀하여 90년대의 향수를 자극한다. 향긋한 피아노와 색소폰 연주로 흥겨움을 자아내는 첫 곡 「We've got love」부터 앨범의 성향과 의도가 드러난다. 시대를 매혹시킨 멜로디 감각은 황홀할 정도로 유려한 「Exceptional」, 서정적인 「Love and devotion」 등 부드러운 선율을 만들어낸다. 58살이라는 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이고 매력적인 그의 보컬 또한 건재함을 과시한다.
 
토니 브랙스톤과 함께한 전 앨범 <Love, Marriage & Divorce>이 베이비페이스의 부활을 알렸다면, <Return Of The Tender Lover>는 그가 끝까지 고수한 스타일이 절대 휘발하지 않음을 말한다. 고집은 효과적인 선택이었다. 90년대의 향수를 담은 앨범은 그 당시를 추억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유효하다. 이런 좋은 음악은 세대를 가르지 않으니.

 

 


2016/01 이택용(naiveplante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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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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