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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 파주출판도시로의 독서여행

출판도시로 떠나는 지적인 가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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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오히려 독서와는 거리가 먼 계절이라는 조사결과를 읽은 적이 있다. 이유는, 어느 때부터인가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걷기 좋고 단풍 구경하기에 좋은 가을엔 실외활동이 더 잦아지기 때문이라고…. 정작, 필자의 일상을 돌이켜봐도 그랬다. 독서를 즐기는 편이지만, 가을 들어 그 양이 여느 계절보다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독서와 여행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합리적인 장소'는 없을까? 있다! 바로, 파주출판도시가 그곳이다.

독서와 여행은 표면적으로는 꽤 거리가 있어보이지만, 두 활동 모두 상당한 가르침을 준다는 면에서는 일맥상통한다. 파주출판도시는 여행과 독서 모두가 가능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국내외 건축가들이 설계한 각양각색의 문화 공간들이 어우러져 있는 이곳에서는 즐거운 체험과 힐링 모두를 만끽할 수 있다.

 

책과 문화가, 사람과 자연이 만나는 파주출판도시는 그야말로 '조화의 미'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책방과 북카페, 아트숍은 물론, 박물관과 갤러리, 영화관까지 들어서 있어, 연인끼리의 데이트코스, 가족 및 친구와 함께하는 나들이 장소로도 훌륭하다. 한편, 30여 개의 출판사와 출판 관련 업체들도 들어서 있기에 책과 더욱 친숙해진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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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파주출판도시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내에는 독서에 푹 빠진 방문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1층에 위치한 '지혜의 숲'은 기증 도서가 소장돼 있어, 독서의 전당으로 불리기도 한다. 도서관처럼 활용할 수 있음은 물론, 책 관련 전시와 인문학 강연, 북 콘서트 등의 행사를 진행하는 등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독서와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MBC 수목드라마<그녀는 예뻤다>의 배경으로 활용돼, 많은 이들의 관심과 발걸음을 유도하기도 했다. 넓은 공간에 아늑한 조명이 편안한 독서 환경을 제공하는가하면, 차와 커피 등의 음료와 간식을 판매하는 카페들도 있기에 오랜 시간 머무르며 독서에 심취하기에도 손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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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숲, 그리고 게스트하우스 '지지향'

 

출판도시가 단순히 책을 위한 공간이 아닌 여행지로도 손색없다고 할 수 있는 이유는, '지지향(종이의 고향)'이라는 게스트하우스가 있기 때문이다. 지지향의 객실에는 티브이가 없는 대신 책이 비치돼 있고, 특히 5층에는 박완서, 신경숙 등 국내 유명 작가의 이름을 딴 '작가의 방'이 마련돼 있어, 이곳에서 머무른다면 출판도시에서의 휴식에 대한 감흥을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다.

 

독서 중 휴식이 필요할 때면, 도시 내 만나볼 수 있는 개성 있는 북카페에 들러도 좋을 것이며 음료를 들고 테마가 있는 길(회동길, 광인사길 등)과 6개의 다리(은석교, 응칠교, 다산교, 이석교, 노안교, 심학교) 위를 걷는 것도 추천한다. 넓은 공간을 자랑하는만큼 자연 경관을 즐기기에도 매력적이다. 걷는 도중 만나게 되는 아트숍과 갤러리에 들러 상품과 전시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이번 방문 시 필자가 감동받았던 전시를 추천하자면 '갤러리 16시'에서 진행 중인 <한글 디자이너, 최정호 展>이다. 최정호의 삶과 그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이 전시는 오는 11월 8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글자 올림픽이 있다면 금메달은 내가 딸 것(I will be the Golden Medalist at the Typographic Olympic)'이라고 말할 만큼, 한글 연구 활동에 평생을 바친 그의 자부심이 느껴졌던 전시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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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디자이너, 최정호' 展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를 온 부모라면,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피노키오와 그에 관련된 서적과 영상물을 만나볼 수 있는 '피노키오뮤지엄'과 <어린왕자>와 그의 저자, 생텍쥐페리에 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어린왕자7321스토어'에 들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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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노키오뮤지엄

 

한편, 도시 내 대부분의 건물들이 현대적이라면 전통미를 물씬 풍기는 '김동수 가옥'도 들러봐야 할 곳들 중 하나다. 출판도시의 정신적 상징물로 불리는 이곳은 전라도 정읍에서 옮겨온 김동수 가옥의 별채로써, 전통미를 잊지 않으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시간과 지리상의 제약 때문에 특정 명소로의 단풍놀이를 즐기지 못한다고 아쉬워하지 말자. 파주출판도시에서도 충분한 가을향을 느낄 수 있다(실제로, 길대샛강 산책로는 철새 도래지이자 갈대 명소이다). 독서와 여행에 대한 욕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다녀온 후 한 뼘 더 성장한 모습에 '꽉 찬 여운'을 느낄 수 있는 공간, 파주출판도시.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현 시대에 걸맞은 장소인만큼, 가보지 못한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특히, 추위를 피해 실내활동이 잦아질 겨울 여행지로는 이보다 더 좋은 공간은 없을 것 같다.

 


● 추천 갤러리 및 북카페

 

[미메시스]

 

운영 시간: 10:00~18:00(월요일, 명절 휴관)
전시 관람료: 5,000원
커피 등 음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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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시인이라 불리는 알바루 시자가 설계한 미술관으로,
자연 채광이 일품인 갤러리북카페. 전시와 책 모두를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

 

 

[문발리 헌책방골목-카페 블루]

 

운영 시간: 10:00~19:00, 명절 휴무
커피 등 음료 가능

 

 

(칼럼)출판도시7.jpg

책을 귀하게 다루는 헌책방으로,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으며
영화 상영 및 옛 음악들을 감상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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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최다함

최다함은 디지털영상 및 영화 전공 후 기자생활을 거쳐, 현재는 회사 내 전략기획팀에서 PR업무를 맡고 있다. 걷고 사유하는 것을 즐기며, ‘하고 싶은 건 일단 해보고 웃고 울자’ 식의 경험론주의를 지향하는 자유분방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영화, 공연, 전시회감상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의 쾌락을 만끽 중이며, 날씨 좋은 계절에는 서울근교든 장거리 장소든 여행할 곳들을 찾아 몸을 통한 독서를 실행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에서 ‘문화소믈리에, 최따미’라는 타이틀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예스24 파워문화블로거 및 네이버 오늘의 책 선정단, tv5monde한국에서 프랑스영화 에디터로 활동 중이다. ‘글쓰기’를 좋아하는지라 “평생 글과의 인연은 떼려야 뗄 수 없을 것이다”라는 포부를 지닌 그녀다. 자칭 컬처 소믈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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