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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작가의 혼(魂)이 서린 복합문화공간 '객주문학관'

역사와 예술이 어우러진 문학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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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하면 ‘사과’밖에 몰랐던 필자가 여행을 통해 예술혼을 입고 돌아왔다. KBS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장사의 신-객주 2015’의 원작소설의 혼(魂)을 느낄 수 있는 객주문학관 방문을 통해서 말이다.

드라마 '장사의 신-객주 2015'의 원작소설 『객주』의 김주영 작가의 삶과 혼을 엿볼 수 있는 곳이 경북 청송군 진보면에 위치하고 있다. 바로 2014년에 개관한 '객주문학관'이라는 곳인데, 이름처럼 소설 『객주』를 테마로 취하고 있다.

 

'객주문학관'은 김주영 작가의 삶과 문학 연대기를 담은 전시관과 도서관, 스페이스객주, 영상 교육실 및 세미나실과 여송헌(작가의 집필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폐교된 진보제일고등학교를 개축한 곳인 만큼, 문학관이라는 장소가 풍기는 이미지와 제법 걸맞다. 문학관 주변으로는 '슬로우시티'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을 정도의 높은 나무들과 논밭, 맑은 공기를 접할 수 있는 너른 자연공간이 펼쳐져 있어, 창작의 혼을 더해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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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개관한 문학관인 만큼, 객주문학관은 현대적인 면도 갖추고 있다. 소설 속 캐릭터인 보부상ㆍ활동상들의 목소리와 움직임을 재현하여 조선 후기 상업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은 관람객들에게 흥미를 자극할 만하다. 더불어, 한 인물의 삶과 작품에 국한된 곳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려는 노력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객주문학관2.jpg 객주문학관3.jpg

 

문학관에 들어서기 전,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는 조형물이 있다. 이재효 조각가가 문학관 개관 기념으로 제작한 작품으로, 청송의 특산물인 사과의 근원인 사과나무를 소재로 활용해 공간의 의미를 살리고 있다. 지난해 개관 당시 '조각가 이재효 초대전 - 상상력의 귀환'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열었고, 이후 다양한 예술가들의 전시회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활동들에서 '객주문학관'이 문학관 그 이상의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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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이재효


김주영 작가는 청송군 진보면 산골마을 출신이다. 그는 진보전통시장의 한복판에서 외롭고 고된 유년시절을 보내며 치열하게 집필 활동을 해왔다. 장돌뱅이 이야기를 연재하기 전 5년 동안 전국 200여 개 시골 장터를 돌아다니며 장돌뱅이의 삶을 자처한 그다. 그렇게 길 위에서 완성된 10권이라는 방대한 분량의 소설 『객주』는, 작가 스스로의 삶에 대한 기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객주』가 옛 상인들의 모습을 통해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외의 또 다른 의미를 찾자면, 문장 하나하나에 우리 고유문장을 사용하고자 했던 작가의 노력이다. 우리 언어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음과 동시에 하층민들의 언어를 찾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한 작가의 혼이 서려있다는 것 또한 소설이 지닌 의의다. 밑바닥 삶의 애환과 생명력을 효과적으로 전해주는 이 소설은, 역사책에도 실리지 않은 하층민의 구어를 소설이 담아내어 보존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높은 가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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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길 위에서 삶의 방향을 찾은 그의 실질적인 창작의 밀알은 유년시절에 있었다고 한다. 도처에 아무것도 없었던 산골마을에의 삶이 따분하고 지루했기에 낯선 풍경과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데 열중했다는 김주영 작가. 바깥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이 그의 오늘날을 구성하는 데 큰 영향력을 미쳤다는 것이다. 혹자에게는 불편하고 불쾌할 수 있는 산골마을 생활이지만, 그는 '산골마을에서 태어난 것은 행운이었다'며 긍정심을 표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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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전통시장 內 김주영 생가 터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필자가 기억하는 작가의 모습은 긍정과 활력의 에너지로 넘쳐났었다. 애주가이기도 한 그는, 장돌뱅이의 삶에도 곧잘 어울렸듯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충분히 즐기는 모습이었다. 아직도 세상과 사람의 풍경에 무한한 호기심을 품고 있는 듯 보였으며, 소통의 힘을 중요시 여기는 인물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와 함께 걸었던 시간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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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문학관으로는 가장 큰 규모로 조성된 '객주문학관'은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는 만큼 찾아갈 가치가 있다. 드라마 '장사의 신-객주 2015'의 애청자라면, 소설 『객주』의 애독자라면 권하지 않아도 찾겠지만, 아직 두 콘텐츠를 만나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청송 일대의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꼭 한 번 들러보길 권한다. TV드라마의 위력으로 문학관의 인기가 높아질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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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최다함

최다함은 디지털영상 및 영화 전공 후 기자생활을 거쳐, 현재는 회사 내 전략기획팀에서 PR업무를 맡고 있다. 걷고 사유하는 것을 즐기며, ‘하고 싶은 건 일단 해보고 웃고 울자’ 식의 경험론주의를 지향하는 자유분방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영화, 공연, 전시회감상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의 쾌락을 만끽 중이며, 날씨 좋은 계절에는 서울근교든 장거리 장소든 여행할 곳들을 찾아 몸을 통한 독서를 실행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에서 ‘문화소믈리에, 최따미’라는 타이틀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예스24 파워문화블로거 및 네이버 오늘의 책 선정단, tv5monde한국에서 프랑스영화 에디터로 활동 중이다. ‘글쓰기’를 좋아하는지라 “평생 글과의 인연은 떼려야 뗄 수 없을 것이다”라는 포부를 지닌 그녀다. 자칭 컬처 소믈리에.

객주 세트

<김주영> 저129,600원(10% + 5%)

조선 후기 보부상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려내며 시대의 모습을 세밀하게 담아내 역사사회소설의 한 획을 그은 김주영의 장편대하소설. 마지막 10권이 출간되면서 30여 년만에 완간을 맞았다. 모든 ‘객’이 모두 ‘주’가 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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