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처치스, 몽롱함과 청량감의 매력을 가진 밴드

처치스(CHVRCHES) < Every Open Eye >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디페시 모드(Depeche Mode)나 듀란 듀란(Duran Duran) 등, 80년대 신스 팝의 모양새에 현대 EDM의 강렬하고도 날카로운 인상을 첨가한 전작의 작법을 그대로 취용한다.

1.jpg

 

2년 전, < The Bones Of What You Believe >로 성공적인 데뷔를 치른 처치스는 두 번째 앨범 < Every Open Eye >로 그 영광을 이어갈 듯하다. 디페시 모드(Depeche Mode)나 듀란 듀란(Duran Duran) 등, 80년대 신스 팝의 모양새에 현대 EDM의 강렬하고도 날카로운 인상을 첨가한 전작의 작법을 그대로 취용한다.

 

루프들이 혼잡하게 뒤섞였던 전작에 비해 많이 절제된 모양새다. 여러 가지 신시사이저 사운드를 질서정연하게 배치함으로써 보다 높은 가독성을 모사한다. 시종일관 귀를 채우던 루프들을 일부 걷어냄으로써 로렌 메이베리의 보컬은 더욱 부각된다. 멜로디적인 측면이 강화된 < Every Open Eye >의 결론은 결국 '쉬워졌다.'에 도달하게 된다.

 

쉬워졌다, 곧 단순해졌다는 수식어는 일부 밴드에게 독이 될 수 있겠지만, 처치스의 경우는 달라 보인다. 이들의 강점이 복고와 트렌드 사이를 가로지르는 사운드의 추출뿐만 아니라, 이에 걸맞은 멜로디 메이킹에도 있음을 입증한다. 예전 신스 팝의 향수를 간직한 「Make them gold」와 「Empty threat」의 멜로디와 「Bury it」의 캐치함은 어느 대중적인 팝과 비교해 보아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밴드는 이러한 대중성을 챙기면서도 원 매력이었던 몽롱함과 청량감 또한 놓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어느 사운드 하나 묻히지 않는, 높은 수준의 믹싱을 보여준다. 귀를 잡아끄는 「Never ending circles」의 강렬한 첫 루프와 「Leave a trace」의 나긋함, 전작의 「Tether」와 흡사한 구성의 「Clearest blue」의 후반부의 날카로운 비트, 앨범은 선명한 채도를 머금은 전자음의 연속이다. 이 외에도, 밴드의 사운드 구현 능력은 「High enough to carry you over」나 「Down side of me」 등 애절하고도 멜랑콜리한 트랙을 연출하는데도 효과를 보인다.

 

허츠(Hurts)나 니키 앤 더 도브(Niki & The Dove), 세인트 루시아(St. Lucia) 등 일명, 신스 팝 리바이벌이라고 불리는 여타 밴드들 사이에서 처치스의 행보는 당연 돋보인다. 화려한 데뷔작 < The Bones Of What You Believe >와 소포모어의 부담감을 이겨낸 결과물 < Every Open Eye >, 더불어 로렌 메이베리의 귀여운 외모까지. 처치스는 '덕질'해도 좋다.

 

2015/10 이택용(naiveplanted@naver.com)

 

 

[관련 기사]

- 복고적인 느낌을 팀의 색깔로 흡수한, 에이핑크 < Pink MEMORY >

- 양날의 검을 가진, 프라이머리 < 2 > 
- 거부할 수 없는 네오 소울 사운드, 리앤 라 하바스 
- 개리 클락 주니어, 블루스를 해석해내는 소니 보이의 재능

- 하룻밤 새 팝스타가 된, 칼리 래 젭슨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오늘의 책

나를 살리는 딥마인드

『김미경의 마흔 수업』 김미경 저자의 신작.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왔지만 절망과 공허함에 빠진 이들에게 스스로를 치유하는 말인 '딥마인드'에 대해 이야기한다. 진정한 행복과 삶의 해답을 찾기 위해, 마음속 깊이 잠들어 있는 자신만의 딥마인드 스위치를 켜는 방법을 진솔하게 담았다.

화가들이 전하고 싶었던 사랑 이야기

이창용 도슨트와 함께 엿보는 명화 속 사랑의 이야기. 이중섭, 클림트, 에곤 실레, 뭉크, 프리다 칼로 등 강렬한 사랑의 기억을 남긴 화가 7인의 작품을 통해 이들이 남긴 감정을 살펴본다. 화가의 생애와 숨겨진 뒷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현대적 해석은 작품 감상에 깊이를 더한다.

필사 열풍은 계속된다

2024년은 필사하는 해였다. 전작 『더 나은 문장을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책』에 이어 글쓰기 대가가 남긴 주옥같은 글을 실었다. 이번 편은 특히 표현력, 어휘력에 집중했다. 부록으로 문장에 품격을 더할 어휘 330을 실었으며, 사철제본으로 필사의 편리함을 더했다.

슈뻘맨과 함께 국어 완전 정복!

유쾌 발랄 슈뻘맨과 함께 국어 능력 레벨 업! 좌충우돌 웃음 가득한 일상 에피소드 속에 숨어 있는 어휘, 맞춤법, 사자성어, 속담 등을 찾으며 국어 지식을 배우는 학습 만화입니다. 숨은 국어 상식을 찾아 보는 정보 페이지와 국어 능력 시험을 통해 초등 국어를 재미있게 정복해보세요.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