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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도 외롭다, 내일 뭐 읽지?

예스24 뉴미디어팀 3인이 추천하는 금주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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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외롭다. 외로움을 인식하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외롭지 않은 사람은 없다. 혼자 있을 때의 외로움은 견딜만한데,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외로우면 참 비참하다.

<채널예스>에서 매주 금요일, ‘내일 뭐 읽지?’를 연재합니다. 보통 사람들보다 책을 ‘쪼끔’ 더 좋아하는 3명이 매주, 책을 1권씩 추천합니다. 매우 사적인 책 추천이지만, 정말 좋은 책, 재밌는 책, 정말 읽으려고 하는 책만 선별해 소개합니다. 엄숙주의를 싫어하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추천하지만, 닉네임을 걸고 약속 드립니다. 나만 읽긴 아까운 책이라고! ‘오늘 뭐 먹지?’ ‘내일 뭐 먹지?’ 만 고민하지 말고, 때로는 ‘내일 뭐 읽지?’ 생각해보는 건,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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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의 목소리

최문자 저 | 문학동네

"외로울 땐 나를 불러. 뭐가 네 맘에 걸려. 내가 원한다는 걸 넌 알고 있잖아." DJ DOC의 「Run To You」 가사다. '바빠도 외롭다'라는 주제를 받아 들었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정호승 시인의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보다, 노래 가사가 먼저 떠오른다. 사람은 누구나 외롭다. 외로움을 인식하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외롭지 않은 사람은 없다. 혼자 있을 때의 외로움은 견딜만한데,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외로우면 참 비참하다. 그럴 땐, 노래를 들어도 영화를 봐도 좋겠지만 책을 읽어도 좋다. 나의 내일의 선택은? 두구 두구 두구~ 최문자 시인의 『파의 목소리』다. 진한 파 색깔 표지가 인상적인 이 시집은 사실 한 달 전에 읽었다. 시인은 "파의 매운 기분을 사랑했다. 온 군데 매운 파를 심어놓고 파밭에 나가 있었다. 그들은 힘껏 파랬다. 파밭에 서 있으면 쓰라린 파의 목소리가 올라왔다"고 했다. 이 글을 읽는데, 문득 눈가가 매워졌다. 그리고 외로워졌다. 사람은 가끔 스스로 원해서 외로워지기도 한다. 『파의 목소리』를 다시 한 번 읽고, 힘껏 외로워지고 싶다. (꾸러기)

 

 

 

저지대

줌파 라히리 저/서창렬 역 | 마음산책 | 원서 : The Lowland

애인에게 사랑을 받아도 외롭고, 친구들의 가운데에 있어도 외로울 때가 있었다. 친한 친구에게 너무 괴롭다고 토로했을 때, 그의 답변은 "인간은 다 그래."였다. 뭔가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찾아올 줄 알았던 막연한 기대 속의 2014년 나는 이 소설을 만났다. 아니, 정확히 아래 문장을 만났다. 바로 우다얀과 가우리의 첫만남이다.

 

"햇살이 따가웠다. 그녀가 가까이 오자 우다얀은 손을 들고 고개를 그녀의 얼굴 쪽으로 기울이며 둘의 머리 위에 조그만 손차양을 만들었다. 그 동작에 그녀는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 보호를 받으면서 그와 단 둘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척 담백하지만 눈 앞에 그려지는 손차양. 나도 가슴이 뛰었다. 그들은 서로가 운명이라는 것을 그 그림자 속에서 알았을까.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소설 대부분이 그러하듯 비극적인 이 소설은 우다얀의 죽음으로 모든 것이 출발한다. 그것은 행복한 삶은 아니지만, 상실을 기반으로 한 수바시, 가우리, 벨라 등 소설 인물들의 각자의 '저지대'가 그려진다. 한낱 인간으로서는 뛰어넘을 수 없는 역사와 사회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절망을 느껴야 하는 운명과 그것을 벗어나고자 하는 움직임들이 고여있는 저지대로 말이다.

 

설의 맨 마지막에는 인물들이 그토록 그리워하던 우다얀의 시선으로 총살 장면이 나온다. 그가 죽어가면서 떠올리는 장면은 위의 첫만남이다. 유일한 그의 운명을 만난 순간. 역사의 비극으로 처형당하면서도 그는 '그의 운명'을 떠올린다. 그가 그토록 바라던 혁명도, 자유도 그의 운명은 아니었다. 오로지 가우리만이 그를 채우는 마지막이었다. 그래서 나는 외로울 때마다 이 장면을 떠올린다. 그 어떤 큰 장벽이 자신을 가로막더라도 한여름의 손차양을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되새김질한다. 소설 속 인물에게 이렇게 깊은 위로를 받을 수 있을 줄은 몰랐다. 나는 우다얀을 오랫동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또 다시 찾아 읽을 것이다. 소설처럼 우리들 역시 실패하고 절망할 때야 비로소 강해질 것임을 알기에. (땡감)

 

 

 

미스터 메르세데스

스티븐 킹 저/이은선 역 | 황금가지

바빠도 외롭다, 이럴 때 뭐 읽느냐는 질문에 선뜻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오래 오래 고민했으나, 역시 안 떠오른다. 그래서 그냥 이 코너 제목인 '내일 뭐 읽지'라는 물음에 충실한 책을 소개하기로 한다. 거의 2주일 전부터 내일 읽을 책은 『미스터 메르세데스』로 정해져 있었다. 책을 사고 첫 페이지를 펼친 지는 꽤 오래 되었으나,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다. 이 책이 지루해서냐고? 반대다. 1/3 정도까지를 읽은 지금 시점에서 이야기하자면 엄청나게 재밌다. 다만, 좀처럼 읽을 틈이 안 난다. 업무와 육아로 바쁜 탓도 있지만, 중간에 명절도 있었기 때문이다.

 

책에 관해 좀 더 이야기를 하자면, 이 작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야기꾼 스티븐 킹이 쓴 첫 추리소설이다. 추리소설이라고는 하나, 탐정이 범인을 쫓아가는 과정을 이야기한 뒤에 결말에서 범인을 밝히는 고전적 추리물은 아니다. 이 소설에서 범인은 작품 초반에 이미 공개된다. 이후에는 범인과 형사의 두뇌 게임이 치열하게 벌어지는데, 천부적인 이야기꾼답게 서사를 이끄는 힘이 대단하다. 범인은 어떻게 고급 승용차인 메르세데스를 훔쳐서 취업 박람회장을 덮치고 8명을 살해한 뒤,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었을까. 이번 주말에 그 비밀을 파헤쳐 보려 한다. (드미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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