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존중 받고 싶다, 내일 뭐 읽지?
예스24 뉴미디어팀 3인이 추천하는 금주의 책
『미생』을 읽다가, ‘아, 직장생활 못해먹겠네’ 싶으면 『송곳』을 읽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개인적으로 『미생』을 보면서는 조금 찔렸고, 『송곳』을 보면서는 많이 찔렸다. 지금은 이상헌 저자의 『우리는 조금 불편해져야 한다』를 읽으면서 위로를 받고 있다.
<채널예스>에서 매주 금요일, ‘내일 뭐 읽지?’를 연재합니다. 보통 사람들보다 책을 ‘쪼끔’ 더 좋아하는 3명이 매주, 책을 1권씩 추천합니다. 매우 사적인 책 추천이지만, 정말 좋은 책, 재밌는 책, 정말 읽으려고 하는 책만 선별해 소개합니다. 엄숙주의를 싫어하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추천하지만, 닉네임을 걸고 약속 드립니다. 나만 읽긴 아까운 책이라고! ‘오늘 뭐 먹지?’ ‘내일 뭐 먹지?’ 만 고민하지 말고, 때로는 ‘내일 뭐 읽지?’ 생각해보는 건, 어떤가요?
나의 조선미술 순례
서경식 저/최재혁 역 | 반비
'디아스포라'라는 단어를 처음 만나게 된 건 바로 서경식 선생님 덕분이었다. 선생님은 "재일동포도 우리와 같은 한국인 아니에요?" 라는 무식한 질문도 서슴지 않았던 나의 무섭도록 단순한 민족주의를 깨부수는 처음이 된 분이기도 하다. '누군가가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 '내가 누군가를 무시한다' 등의 생각은 해본 적이 없던 시절,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었던 '한국인', 그리고 '우리'라는 단어. 그 속에 숨겨진 무시무시한 '무통증'이 그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생채기를 냈을까 아득해진다. 『나의 조선미술 순례』를 다 읽고 나면, '민족' 혹은 '우리'라는 환상의 공동체가 만들어 놓은 배제의 공간, 즉 '바깥'이 얼마나 무서운지도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터. 진정한 존중이란 그 바깥을 인지했을 때부터 이루어지는 산물이 아닐까. 책을 다 읽고, 표지를 다시 보자. 타이틀 속 '조선'은 새삼 낯설 것이다. 그 낯설고 새로운 시선으로 책 속의 미술가들(심지어 미술가 리스트도 흥미롭다)을 이해하는 독서.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서경식 선생님의 미술이야기를 사랑하는 내가 사심을 듬뿍 담아 추천한다. 선생님, 미술이야기 또 써주세요! (땡감)
황혼길 서러워라
제정임 편 | 오월의봄
대한민국에 문제 없는 세대가 어디 있겠느냐면, 노인 문제 정말 심각하다. 빈곤율은 높고 삶의 만족도는 낮다. 여러 가지 복학적인 원인이 있겠으나, 공적인 영역에서 연금 제도가 부실하고 노인의 취업 역시 쉽지 않다. 거기에다 손주 봐주느라 몸은 망가지고, 황혼 육아라도 할 수 있으면 차라리 다행일 정도로 고독사 문제도 심각하다. 노인이 되어서도 존중 받을 수 있는 사회, 『황혼길 서러워라』를 읽으며 우리 모두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 (드미트리)
우리는 조금 불편해져야 한다
이상헌 저 | 생각의힘
『미생』을 읽다가, '아, 직장생활 못해먹겠네' 싶으면 『송곳』을 읽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개인적으로 『미생』을 보면서는 조금 찔렸고, 『송곳』을 보면서는 많이 찔렸다. 지금은 이상헌 저자의 『우리는 조금 불편해져야 한다』를 읽으면서 위로를 받고 있다. '위로'라는 콘셉트로 이 책을 소개한다는 게 알맞지 않을지 모르지만, 나는 위로를 받고 있으니 그렇게 소개한다. 문학에 관심이 많았지만 경제학을 전공한 저자 이상헌은 현재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사무차장 정책특보로 일하고 있다. 책은 일터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부터 불평등, 임금, 노동시간 문제 등을 다뤘다. 저자는 노동문제를 연구하지만 천명관 작가의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를 읽으며 소설 속 주인공의 삶에 대해서도 고찰한다. 저자는 "우리는 조금 불편해져야 한다"는 것은 그냥 불편해지자"라는 뜻이 아니라, 우리의 '편리'는 타인의 노동을 통해서 제공된다는 점을 기업도 소비자도 기억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 이야기를 읽고 뜨끔했으며 고마웠으며 위로가 됐다. 매우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조금 불편해지면, 많은 사람들이 존중 받는 사회가 될 수 있으리라는 작은 믿음 때문이다. (꾸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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