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모범신인 앨라배마 셰익스

앨라배마 셰익스(Alabama Shakes) < Sound & Color >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희로애락 온갖 감성을 다 담은 목소리만큼이나 '사운드와 컬러'까지도 잘 꾸며낼 줄 아는 뮤지션의 등장.

1.jpg

 

과거의 우수한 재현도 혁신으로 인정해주는 현 시장에서 앨라배마 셰익스는 그야말로 모범 신인이다. 진득한 블루스를 바닥에 깔고 1970년대 서던 록, 소울, 로큰롤과 펑크(Funk)를 층층이 쌓아올린 음악 케이크는 마니아들의 입맛은 물론 국경과 세대를 넘나들며 취향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광기의 여인' 브리트니 하워드의 절대 잊히지 않을 이미지까지 더해지면서 밴드는 드문 성공담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기세를 몰아 빌보드 앨범 순위 1위까지 차지한 소포모어작 < Sound & Color >는 보다 진화한 면모를 보인다. 뼈대는 그대로지만 보다 몽환적이고, 어둠 속에서 날카롭게 찌르는 멜로디를 보강하며 레트로 프레임에 새로운 모습을 더했다. 언뜻 듣기에 큰 변화는 아니지만, 뺄 것은 빼고 더할 것은 더한 적재적소의 보강인 셈이다.

 

첨가 요소로는 몽환적인 사이키델릭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R&B 소울과 블루스, 로큰롤 등이 알맞게 간을 맞춘다. 나른한 울림으로부터 소울 성향의 보컬을 점층적으로 더하는 「Sound and color」부터 두꺼운 코러스의 「This feeling」, 「Future people」을 거쳐 「Gemini」로 도달한 사이키델릭의 흐름은 1960년대 제퍼슨 에어플레인이나 빅 브라더 앤 홀딩 컴퍼니를 연상케 할 정도다. 후자의 경우 본인은 부정했음에도 브리트니 하워드의 재니스 조플린적 캐릭터가 덤으로 얹혀져 더욱 그렇다. 일렉트로닉 중심의 사이키델릭이 익숙한 씬에 빈티지한 터치는 낯선 시도다.

공명하는 사운드 실험 속에서도 전개는 오히려 깔끔해졌다. 블루지한 펑크(Funk) 기타 리듬의 「Don't wanna fight」는 싱글 차트에서도 선전할 법한, 귀에 들리는 멜로디로 진입 장벽을 낮췄다. 전작의 「Heartbreaker」에서 느낄 수 있었던 파워풀한 보컬은 느린 소울 「Gimme all your love」나 블루스 트랙의 후렴에 뇌관을 심어 터트리고야 마는 「Miss you」에 고스란히 옮겨심었다. 동명의 장르와 달리 간결한 구성으로 리듬감을 더한 「Shoegaze」 같은 곡도 인상적이다. 들리는 실험이라 공감의 폭도 넓다.

 

앨라배마 셰익스의 음악은 복고 하나로 규정하기엔 넓다. 혼란스러운 사운드와 실험적 면모도 의도된 도전으로 잘 버무려내며 레트로의 모범 사례를 세웠다. 이 모든 결과를 만들어낸 브리트니 하워드의 재능이 놀랍다. 희로애락 온갖 감성을 다 담은 목소리만큼이나 '사운드와 컬러'까지도 잘 꾸며낼 줄 아는 뮤지션의 등장.

 

2015/05 김도헌(zener1218@gmail.com)

 

 

[관련 기사]

-새로운 이정표, 블러 〈The Magic Whip〉
- 색의 부재, 김예림 〈SIMPLE MIND〉 
- 늑대가 나타났다, 산이〈양치기 소년〉 
- 핫한 신인, 제임스 베이 〈Chaos And The Calm〉
- 나비로의 비상, 링고스타 〈 Postcards From Paradise〉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오늘의 책

장재현 감독의 K-오컬트

2015년 〈검은 사제들〉, 2019년 〈사바하〉, 2024년 〈파묘〉를 통해 K-오컬트 세계관을 구축해온 장재현 감독의 각본집. 장재현 오컬트의 시작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준다. 디테일이 살아 있는 오리지날 각본은 영화를 문자로 다시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며, 독자를 오컬트 세계로 초대한다.

위기의 한국에 던지는 최재천의 일갈

출산율 꼴찌 대한민국, 우리사회는 재생산을 포기했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원인은 갈등이다. 대한민국의 대표 지성인 최재천 교수는 오랜 고민 끝에 이 책을 펴냈다. 갈등을 해결할 두 글자로 숙론을 제안한다. 잠시 다툼을 멈추고 함께 앉아 대화를 시작해보자.

어렵지 않아요, 함께 해요 채식 테이블!

비건 인플루언서 정고메의 첫 번째 레시피 책. 한식부터 중식,일식,양식,디저트까지 개성 있는 101가지 비건 레시피와 현실적인 4주 채식 식단 가이드등을 소개했다. 건강 뿐 아니라 맛까지 보장된 비건 메뉴들은 처음 채식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훌륭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할 말, 제대로 합시다.

할 말을 하면서도 호감을 얻는 사람이 있다. 일과 관계, 어른으로서의 성장을 다뤄온 작가 정문정은 이번 책에서 자기표현을 위한 의사소통 기술을 전한다. 편안함이 기본이 되어야 하는 대화법, 말과 글을 더 나은 곳으로 이끄는 방식을 상세히 담아낸 실전 가이드를 만나보자.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