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는 한다. 문자에 메신저에 전화에……. 능력이 워낙 출중하셔서 높은 곳까지 올라가신 상사, 그분을 찾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는가?
하지만 중요한 보고를 하고 있는데, 대화에 집중하지 않고 끊임없이 다른 일을 해대는 아둔한 상사를 볼 때마다 마음속에 치밀어오르는 짜증을 가라앉히는 것은 쉽지 않다.
컴퓨터를 힐끔힐끔 보면서 메신저에 응답하고, 그 와중에 문자까지 보낸다. 거래처 김사장이 뿔났다고 했더니 이 밥통은 제대로 듣지도 않고 거래처에 불났냐고 대꾸한다. 이런 종류의 멍텅구리들은 직원의 말을 듣는 척 ‘흐으음~’ 같은 소리를 내거나 눈썹까지 치켜올리며 몰입하는 시늉을 하지만, 정작 듣는 것은 하나도 없다.
듣고 있겠지 싶어 계속 말을 하거나 얼간이가 잡스러운 짓거리에 전념하도록 배려해서 말을 끊고 기다려주는 것은 시간을 버리는 꼴이다. 힘겹게 메시지를 전해도 얼간이의 머릿속까지 접수되는 것은 하나도 없으니까 말이다.
해답 : “지금 바쁘신가 본데, 나중에 다시 올까요?”
이제 당신은 당신의 상사가 멍청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어차피 당분간 함께 일해야 할 사람이라면 넌더리만 낼 것이 아니라 좀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상사가 대화에 집중은 안 하고 산만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보일 때는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해 그를 집중시켜라. 우선 우회적인 질문을 던져보라. 상사의 집중력이 떨어졌다 판단되면 이렇게 물어라.
“지금 바쁘신가 봐요. 불편하시면 나중에 다시 찾아뵐까요?”
당신이 다른 잡일 때문에 부산하고 정신이 없다는 사실을 내가 간파했음을 정중하게 알려주면서, 대화의 필요성도 강조할 수 있다.
상사와 맺고 있는 관계와 성향에 따라 돌직구를 던질 수도 있다.
“저기요, 이건 정말 중요한 문제예요. 다른 일은 잠깐 멈춰주시면 안될까요?”
이것으로 상사의 관심을 얻어내고 협조가 꼭 필요하다는 의중을 전달할 수 있다. 물론 돌직구를 사용하는 것은 좀 고민해야 한다. 대개의 멍청이들은 자신의 약점 노출에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족속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기요’ 하고 말문을 열면 얼굴을 돌려 쳐다볼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다. 당신에게 주의를 돌렸다면 중요한 의논을 하자는 말을 알아들을 확률이 높다.
나아가 ‘김철수 부장님’, ‘이영희 과장님’ 등 상사의 이름을 불러 말문을 트는 방법도 그들에게 정서적인 책임감을 안겨줄 수 있는 방법이다.
한편 미리 시간약속을 정하거나, 가장 한가한 시간대를 알아내서 찾아가는 방법도 있다. 상사의 사무실에 찾아갔다면 책상 옆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지 말고, 서로 얼굴을 마주하는 위치에서 대화를 유도하라.
정말 중요한 얘기라면 장소를 바꾸어보는 것도 좋다. 회의실에서 미팅을 잡거나, 커피 테이블이 따로 갖춰진 사무실이라면 커피 테이블에 앉아서 마주보고 이야기하자고 제안해보라.
그러나 불행히도 앞서 언급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활용하더라도 상사의 산만한 기질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다. 멍청이지수가 높을수록 더 산만하니까 말이다.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집중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고 스스로 마음을 정리하고, 최대한 당신의 이야기에 집중시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에 힘써라.
★ 그리고 이 주의력결핍장애자들이 당신의 보고를 제대로 접수했다는 증거를 메일 등으로 확실하게 받아둬라.
* 이 글은 『사무실의 멍청이들』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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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 버클리를 졸업하고, UCLA에서 조직행동론으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CNN, FOX 등 다양한 방송에서 출연하며, 조직심리학 분야에서 저명한 저자, 연설가,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UCLA 앤더슨스쿨에서 조직행동에 관한 MBA 수업을 담당했으며, 스트레터직 파트너스(Strategic Partners, Inc.)에서 기획개발 분야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직원을 인정하고 보상해주는 151가지 아이디어』『가치 있는 상사가 되어라』 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으며, 십여 개국 언어로 번역되었다.
<켄 로이드> 저/<임지은> 역12,160원(5%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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