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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따라 해도 좋을 만큼 떳떳하게 살고 있나요?

언어적 지시보다는 시범이 백번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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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 학습의 효과는 우리가 잘 아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에서도 나타납니다. 누군가의 모범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바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사실, 보는 것이 곧 배우는 것이라는 진리를 잊지 마세요.

사람에게는 보는 것이 곧 배우는


어미 게와 아기 게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나요? 어느 날 어미 게가 아기게에게 걸음마를 가르쳐주고 있었습니다. 아기 게가 옆으로 걷자, 어미게는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그렇게 옆으로 걷지 말고, 엄마처럼 이렇게 걸으란 말이야!” 자기도 열심히 옆으로 걸으면서 말입니다.


자기도 하지 못하는 것을 상대에게 요구하는 것은 많은 어른들이 범하는 실수입니다. 물론 ‘나는 못 했으니 너라도 하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 부모가 보여주지 않는 행동을 아이들이 배우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에게는 보는 것이 곧 배우는 것이기 때문이죠.


아이를 키워본 분들이거나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분들이라면 잘 알 것 같네요. 아이들은 형제를 따라 하고, 친구를 따라 하고, TV를 보고 따라 합니다. 가르쳐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보는 것을 기억했다가 그대로 따라 합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아주 흔하디흔한 이 현상을 본격적으로 연구한 사람은 미국의 심리학자 알버트 반두라입니다.


반두라는 유치원 아동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서 간단한 동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한 집단의 아이들은 장난감이 많은 방에 들어온 어른이 방의 중앙에 서 있는 오뚝이 인형(넘어지면 바로 일어나는 풍선 인형)에게 다가가서는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는 등 온갖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또 다른 집단의 아이들은 역시 장난감이 많은 방에 어른이 들어왔지만 앞의 어른처럼 공격적인 행동은 보이지 않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이 동영상을 본 아이들은 잠시 후 다른 방으로 안내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방은 방금 전에 아이들이 영상에서 보았던 바로 그 방이었습니다. 연구자는 아이들에게 이 방에서 자유롭게 놀아도 된다는 말만 하고는 사라졌습니다. 아이들은 이 방에서 어떻게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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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버트 반두라의 모방 실험 동영상은 보는 것이 배우는 것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게 한다


공격적인 행동을 본 아이들은 동영상에서 어른이 했던 것처럼 오뚝이 인형을 때리고 발로 차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분명히 그 방 안에는 다양한 장난감들이 많았지만, 아이들은 유독 그 오뚝이 인형만 괴롭혔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자신이 보았던 영상에서 어른이 했던 행동과 거의 똑같은 행동을 했다는 것입니다. 더더욱 놀라운 사실은 단지 여기에서만 그친 것이 아니라, 물건을 집어던지는 등 어른이 하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으로도 오뚝이 인형을 괴롭혔습니다.


혹시 공격적인 행동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원래 아이들이 짓궂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이런 의구심을 해결해주는 것은 공격적이지 않은 어른의 모습을 보았던 아이들이었습니다. 이 아이들 역시 자신들이 보았던 어른처럼 행동했습니다. 특별히 오뚝이 인형을 공격하는 행동은 보이지 않았죠. 이 실험의 결과는 명확합니다. 보는 것이 배우는 것입니다.



언어적 지시보다는 시범이 백번 낫다


모방은 결국 모델의 행동을 따라 하는 것으로 ‘모델링’이라고도 하고, 관찰한 것을 학습한다고 하여 ‘관찰 학습’이라고도 합니다. 사실 이 개념이나 반두라의 실험 결과가 별로 새로울 것은 없습니다. 너무나 많이 알려졌을 뿐더러,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현상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반두라가 이것을 실험으로 증명하려고 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심리학자들은 어떠한 행동을 새롭게 학습하기 위해서는, 그 행동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강화(보상)나 처벌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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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트 반두라 


그런데 따지고 보면 지금 많은 부모들도 당시 대부분의 심리학자들처럼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이상한 행동을 한다고 비난합니다. 사실 아이들은 부모의 이상한 행동을 보고 따라 했을 뿐인데 말이죠.


또 부모들은 왜 아무리 가르쳐주어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느냐고 윽박지르기도 합니다. 사실 어른들도 그렇지만, 아이들이 언어적 지시를 통해서 무언가를 배우기는 너무나 어렵습니다. 만약 생후 1개월이 안 된 영아들이 혀를 내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기들에게 “아기야, 혀를 내밀어 보렴!”이라고 말하면 될까요? 부모가 아무리 천천히, 또박또박 말해도 아기들은 미동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부모가 아기를 보면서 혀를 내미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면 됩니다.


말귀를 알아듣는 아이일지라도 언어적 지시보다는 시범이 백번 낫습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아이에게 화장실 청소하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해봅시다. 아이와 얼굴을 마주 보고 앉아서 화장실 청소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리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반복해서 설명해주어도 아이가 화장실 청소를 제대로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방법을 바꾸어서 아이가 보는 앞에서 화장실 청소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면, 아이는 훨씬 빨리 화장실 청소를 할 수 있게 됩니다.


관찰 학습의 효과는 우리가 잘 아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에서도 나타납니다. 누군가의 모범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바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사실, 보는 것이 곧 배우는 것이라는 진리를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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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심리학이 처음인데요강현식 저 | 한빛비즈
저자는 그간 심리학에 대한 대중의 기대에 어느 정도 부응하면서도 가능한 학문으로서의 심리학의 입장을 많이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심리학 핵심개념들을 간결하면서도 통찰력 있게 풀어주고, 독자의 쉬운 이해를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예시를 들고자 노력했다. 이를 위해 영화나 대중가요, 다큐멘터리 등 대중에게 친숙한 소재들을 이용해 심리학을 알려왔다. 흥미와 재미 위주가 아닌 보다 객관적이고 다양한 정보로 심리학에 대해 처음부터 제대로 알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은 두고두고 읽을 좋은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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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강현식

‘누다심’이라는 필명으로 활동 중인 심리학 칼럼니스트로, 〈누다심의 심리학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심리학을 쉽고 재미있게 알리겠다는 일념하에 다양한 주제로 글쓰기와 강연을 하고 있으며, 다양한 주제로 각종 모임과 집단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저는 심리학이 처음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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