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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이 즐거울 수는 없을까?

『잡 크래프팅 하라』 임명기 저자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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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2일,『잡 크래프팅 하라』의 저자 임명기의 독자와의 만남이 진행되었다. 직장 생활의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잡 크래프팅 하라』는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겪는 복잡다단한 갈등에 대해 조직심리학을 기반으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 임명기는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수석연구원으로 일하며 개인의 행복과 조직의 이해 사이를 촘촘하게 들여다본다. 오랜 시간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발견한 이론을 바탕으로 ‘경영진과 조직원 사이의 치우치지 않는 균형’을 원칙으로 삼고 실제 업무에 적용하려는 시도이다. 자신의 업무에서 의미를 발견하지 못한 직장인들에게 그는 일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저자는 ‘잡 크래프팅’의 핵심이 ‘내적인 변화’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각자가 처한 상황과 맥락이 다르므로, 공통된 처방은 없다는 것이다. 업무 현장의 개별적인 해법은 다른 대신 ‘잡 크래프팅’의 역할은 실제 실행하게 만드는 철학적인 기능을 맡고 있다.

 

작가만남-임명기

 

잡 크래프팅의 목표는 삶의 행복


“우리는 평생 일을 하며 살아야한다. 여기서 빠져나갈 수 있는 운명은 거의 없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잡 크래프팅은 이미 가진 일을 능동적으로 변화시켜 일의 의미를 찾자는데 있다. 지금 여기서 좀 더 의미있고 행복해지자는 것이다. 하고 있는 일에서 이직을 하고 싶으면 하면 된다. 하지만 잘못된 선택은 피해야 한다. 정확하게 현실을 이해하자. 막연하게 네가 원하는 파랑새를 쫒아라. 이런 건 말이 안 된다. 그 대신 자신의 자리에서 유의미한 기회들을 포착하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오늘날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삶 전체에 주는 행복은 거의 절대적이다. 주말까지는 한참 기다려야 하는 반면 주말은 너무 빨리 지나간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많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5일이나 기다려야 하지만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는 2일 뿐이니 당연한 이야기다. 삶의 대부분을 보내는 일터에서 행복해야 진짜 행복이다. ( 『잡 크래프팅 하라』26쪽)

 

“잡 크래프팅과 관련한 교육프로그램 의뢰가 가끔 들어온다. 조직적인 지원이 분명 필요하지만 동기부여의 본질을 갖고 있기에 개인적인 노력에 가깝다. 일이 갖고 있는 미션이나 가치에 이성적인 의미부여를 끊임없이 해주는 것이다. 실제 구글 임직원들에게 주는 목표는 심플하다. 그건 바로 세상의 모든 정보를 모아서 인류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일이 분업화 되어 자신의 일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기 어려울 때 사람들은 금방 루틴에 빠지고 힘들어진다. 이 때 잡 크래프팅은 생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다.”

 

임명기 저자는 잡 크래프팅이 추상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자아성찰의 연장선상에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자문할 때 자연스레 왜 살아야하는지 따라붙는 것처럼 말이다. 잡 크래프팅의 목표는 연속되는 업무에서 쾌적한 의미부여를 통해 행복지수를 올리는데 있다.

 

“모든 분들이 체감하시다시피 현재 우리 사회가 굉장히 힘들다. 진화심리학에는 인간의 두 가지 기본적인 욕구가 있다. 자연선택, 성 선택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두 가지 욕구에서 큰 문제를 지니고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률이 높고, 출산율은 굉장히 낮다. 기본적으로 인간이라는 종족이 살기 어려운 사회라는 것을 이 보다 더 단적으로 보여줄 수는 없을 것이다. 행복 지수가 절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어려운 상황 가운데 나타난 몸부림이 ‘잡 크래프팅’ 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원하는 환경 안에서 휴식을 취하면 좋겠지만 불가능에 가깝다. 잡 크래프팅의 좋은 모델을 주변에서 찾아보면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대개 어느 환경에서도 인정받는 분들이다. 개별적으로 분석해보면 잡 크래프팅이 잘되는 성향이 강하다.”

 

작가만남-임명기

 

모든 업무에는 이면이 존재한다


“직장인들은 왜 특정 업무를 맡아야 하는지 질문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떤 업무가 주어졌을 때 기계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닌, 왜 이 일이 완수되어야 하는지 본질적인 이유를 찾아야한다. 갑자기 주어진 일이 회사의 이윤창출을 위한 것이 아닌 상사의 필요에 의해 해야 하는 경우도 분명히 존재한다. 대부분의 상사는 부하직원이 밤새서 열심히 하고 디테일하기를 원한다. 그럴 때 “부장님, 이 일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이런 질문을 충분히 물어볼 수 있다. 이 때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주는 자그마한 정보 하나도 좋은 힌트가 된다. 어떤 업무가 왜 필요한지 알게 되면 처리하는데 더 능숙해진다.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내 방향으로 뛸 수 없다. 쓸데없는 에너지를 줄이자는 것이다. 실제로 일은 열심히 하는데 인정받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 일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까닭이다.”

 

저자의 강연이 끝난 이후 독자들은 직업에 대한 여러 고민들을 질문했다. 독자들의 고민은 다 달랐지만 일과 직장 생활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분위기는 똑같이 뜨거웠다.

 

현재 취업 준비생이다. 오늘도 인사담당자를 만나 면접을 치루고 왔다. 매번 면접을 보다보면 어떤 점을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하지만 늘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면접을 볼 때 가장 명심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면접이라는 것이 결국 한 편의 연극이다. 인사담당자는 목적대로 제대로 연극을 하는 사람을 뽑고 싶어 한다. 진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쓰기 보다는 역할에 맞는 연기를 해야 한다. 그 연기조차 성실하지 못하면 그건 태도가 아니라고 여긴다. 부디 본인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데 매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보다는 이 회사에 들어가서 하고자하는 일이 자신과 잘 맞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이런 고민이 선행되지 않으면 신입사원들은 초기에 정말 많이 힘들어한다.

 

직장 생활을 오랫동안 해왔고 다른 분들이 다 그렇듯 여러 가지 어려움과 불만을 감수하며 일한다. 사실상 우리나라 조직문화가 복잡하고 갈등이 많다. 이런 현실적인 제약에서 잡크래프팅은 현실과 동떨어져 보일만큼 어려워 보인다. 직장 내에서 어떻게 잡 크래프팅을 적용시킬 수 있을까?

 

좋은 질문을 해주셨다. 잡 크래프팅을 하는 이유는 바로 환경적인 제약이 크기 때문이다. 모든 문제 해결의 열쇠는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하나는 주어진 일을 원하는 형태로 바꾸는 것과 다른 하나는 그 일을 본인에게 맞게 바꾸는 것이다. 대개는 “현재 우리 조직에서 움직일 폭이 없는데 어떻게 잡 크래프팅을 하라는 이야기인가?”로 받아들이신다. 하지만 직장인의 입장에서 잡 크래프팅 조차 못한다면 조직의 제도와 정책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가 없다. 잡크래프팅의 본질은 이런 의문을 늘 갖고 있어야한다는 점이다. 시스템은 바꾸기 어렵지만 일이라는 단위 자체는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다.

 

기업 인사팀에서 재직 중이다. 잡 크래프팅의 특성상 교육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어렵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구체화 시킬 수 있는지 알고 싶다.


사실 별도로 잡크래프팅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크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현재 회사의 인사팀에서 인력운영, 비젼, 목표설정에 맞게 하고 계신 프로그램들을 잘 모아서 잡크래프팅을 적용시키면 좋을 것이다. 확실한 건 교육이 교육으로만 끝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직을 고민 중이다. 이직을 하고자 하는 직장인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가?


이직은 개개인의 사정이 있기에 섣불리 조언하기 어렵다. 단,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 갈등 때문에 이직하는 건 절대 안 된다. 인생이 생각보다 길고 일하는 시간도 만만치 않다.  관계적인 문제가 생겼다면 자신에게도 원인을 찾아야한다. 그 외에 이직을 해야 되는 포인트중 하나는 해당 조직의 10년 후가 너무 깜깜할 때이다. 10년 후 앉게 될 과장, 부장의 모습에서 비전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관두어야 한다.

 

세상에서 많은 일이 그렇겠지만 직장을 옮기는 일은 ‘마트에서 주차하기’와 비슷하다. 대형마트의 주차장은 매우 넓다. 그러다 보니 입구 쪽 좋은 자리에 주차하고 싶은 마음은 모든 방문객이 똑같다. 그러나 누구나 선호하는 그 자리에 주차하려면 운이 90% 이상을 좌우한다. 일을 찾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옮기고자 하는 시점에 마침 원하는 자리가 비어 있다면 당신은 행운아이다. ( 『잡 크래프팅 하라』39쪽)

 
“책에 언급한 마트에서 주차하기 비유처럼, 한국 사회에서는 운과 타이밍의 변수가 너무 간과되어진다. 노력만이 유일한 성과의 척도라고 생각되는 것이다. 어떤 자리에 들어가는 건 사실상 세부적인 운과 타이밍에서 갈리는 경우가 통계적으로 많다. 이직할 때 자신이 원하는 자리가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날 독자와의 만남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봤을 어려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개선시킬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는 시간에 가까웠다. ‘잡 크래프팅’이 일터에서 자신의 삶을 가꾸고 행복 지수를 높이는 유용한 방법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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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 크래프팅 하라임명기 저 | 김영사
인생의 성공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에 달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내 일을 즐겁고, 성과도 좋게 만들 수 있을까? 이 책에 제시된 신개념 일의 기술, 잡 크래프팅이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왜 일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통근자나 월급쟁이에 머무르지 않고 의미 있는 ‘내 일’을 만들 수 있는지, 상사나 동료에게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고객에게 원하는 성과를 얻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등, 대한민국 보통 직장인의 다양한 갈등에 속 시원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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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권지민

세상 속의 작은 샛별로 빛나고 싶은 꿈이 있어요. 고로 어떤 멜로디,서사, 리듬을 지니고 어느 하늘에 떠야할지 만들어가는 여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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