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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의 낮과 밤

<Double Take> Sai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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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으로 떠나볼까?


Day

 

아메리칸 메모리얼 파크.jpg

LEE KI-SUN. PHOTOGRAPHS : MARIANAS VISITORS AUTHORITY, SHIN GYU-CHUL, LEE KI-SUN

 

아침 식사


서울보다 한가로운 태평양 섬의 아침. 드넓은 잔디밭이 펼쳐진 아메리칸 메모리얼 파크(American Memorial Park) 바로 앞 자바 비치 에스프레소(Java Beach Espresso)에서 미국식 아침 식사를 들며 유유자적하게 사이판의 하루를 시작해보자. 매일 이곳에서 커피를 내리는 수잔(Susan)의 말에 따르면 “현지인이며 관광객 할 것 없이 뻔질나게 찾는” 카페라고. 인기 메뉴인 팬케이크 외에 이곳 원주민 차모로 족(Chamorro) 이름을 딴 차모로 브렉퍼스트 같은 메뉴도 있다. 같은 미국 영토의 섬 하와이에서처럼 이곳 사이판에서도 즐겨 먹는 스팸구이를 곁들였다. 식후엔 아메리칸 메모리얼 파크 바로 뒤편의 해변까지 산책해보자. 아침6시 30분부터 오픈. 아메리카노 3.5달러,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10.95달러, 1 670 233 1010.

 

Managaha.jpg

상공에 떠 있는 마나가하 섬

LEE KI-SUN. PHOTOGRAPHS : MARIANAS VISITORS AUTHORITY, SHIN GYU-CHUL, LEE KI-SUN

 

오전


손에 닿을 듯한 거리에 꿈처럼 둥실 떠 있는 마나가하 섬(Managaha Island)으로 향하자. 해안선을 따라 걸으면 15분도 안 돼 한 바퀴를 일주할 수 있는 이 섬은 작고도 완벽한 낙원. 따뜻한 바닷속에 뛰어들고, 바나나보트와 페러세일링 등을 즐기면 비로소 사이판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수영을 못한다고 걱정할 것 없다. 스노클링을 배우는 데는 10분밖에 안 걸리니까. 열대어를 보려면 되도록 산호초가 있는 쪽으로 가고, 준비해 간 빵을 조금씩 뜯어 뿌려주자.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에 넋을 잃고 헤엄치다 바나나보트에 부딪히지 않도록 주의할 것. 물론 해변에 한가롭게 누워 있기만 해도 좋다. 마나가하 섬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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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KI-SUN. PHOTOGRAPHS : MARIANAS VISITORS AUTHORITY, SHIN GYU-CHUL, LEE KI-SUN

 

점심 식사


눈부신 태양 아래에서 반나절 동안 물놀이를 즐긴 후엔 빈속을 채울 생각만 가득할 터. 가라판 시내의 유서 깊은 일식당 긴파치(Kinpachi)에서 사이판의 별미 참치회부터 요일마다 구성이 다른 정통 일본 도시락까지 즐길 수 있다. 런치 벤토 8달러, 1 670 234 6900.

 

마실 곳


한낮의 가라판 거리엔 걷는 이도 그늘도 찾기 힘들다. 그러니 어서 사이판에서 가장 핫한 버블 티 전문 카페 차(Cha)로 대피하자. 각종 스무디와 기라델리(Ghirardelli) 프라페가 준비돼 있다. 작은 공간을 감각적으로 꾸몄으며, 주로 테이크아웃 손님이 많이 찾는다. T 갤러리아 인근의 비치로드(Beach Road)에 위치. 밀크 티 3.75달러, 1 670 233 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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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루드레스의 성모마리아 상

LEE KI-SUN. PHOTOGRAPHS : MARIANAS VISITORS AUTHORITY, SHIN GYU-CHUL, LEE KI-SUN

 

오후


사이판에서 가장 높은 타포차우 산(Tapochau Mountain)에 오르고, 야성을 간직한 동부 해안 명소까지 둘러보려면 정글 투어가 답이다. 사륜구동으로 정글에 숨은 비포장도로를 따라 굽이굽이, 덜컹덜컹 달려보자. 일단, 사이판 섬이 360도로 펼쳐지는 타포차우 산 정상에서 사이판 파노라마를 감상한다. 산호초가 이루는 흰 띠, 남쪽의 수수페 호수(Susupe Lake), 티니안 섬(Tinian)과 마나가하 섬을 꼭 확인할 것. 이제 본격적으로 정글을 뚫고 지나, 타로포포(Talofofo) 계곡이 바다와 만나는 제프리스 비치(Jeffery’s Beach)로 향할 차례. 기괴하고 거대한 암석 사이로 자갈 해변이 펼쳐진 풍경이 이국적이다. 여인의 옆 모습과 악어, 원숭이를 닮은 바위를 찾아보자. 마지막 코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폭격에도 살아남아 유명해진 산타 루르데스(Santa Lourdes)의 성모 마리아 상이다. 성수를 받아 세수하며 더위와 죄를 함께 씻어보자. 입구의 가게에선 보조보(Bojobo) 인형, 별 모래 등 사이판에서 직접 만든 기념품을 판다. 한국인 여주인 허니(Honey)가 해사한 미소로 맞아준다.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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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녘의 사이판 해변.

LEE KI-SUN. PHOTOGRAPHS : MARIANAS VISITORS AUTHORITY, SHIN GYU-CHUL, LEE KI-SUN

 

저녁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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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피자 앤드 그릴

 LEE KI-SUN. PHOTOGRAPHS : MARIANAS VISITORS AUTHORITY, SHIN GYU-CHUL, LEE KI-SUN


오늘 저녁엔 1980년대의 사이판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자. 새파란 벽과 분홍빛 체크무늬 식탁보로 꾸며 레트로한 분위기를 풍기는 아메리칸 피자 앤드 그릴(American Pizza & Grill)은 미 해군이 사이판에 주둔할 때마다 어김없이 찾아 피자와 맥주를 즐기며 밤을 새우는 곳이기도 하다. 한쪽 벽의 커다란 거울에 빼곡히 붙인 해군 스티커를 구경하고, 그들이 사랑하는 미국식 피자와 햄버거를 맛보자. 클래식 버거 10.5달러, 피자 12.25달러부터, 1 670 233 1180.

 

마실 곳


가라판의 하얏트 리젠시 앞에 자리한 포세이돈(Poseidon)은 주말 저녁마다 밴드 공연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바. 흥이 나면 스테이지로 나가 춤을 추고, 한편에서 당구도 치며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과 친구가 될 수 있다. 병맥주 3.5달러, 칵테일 7달러부터, 1 670 233 2007.

 

공연 무대 3.JPG

사이판 국제 문화 축제

 LEE KI-SUN. PHOTOGRAPHS : MARIANAS VISITORS AUTHORITY, SHIN GYU-CHUL, LEE KI-SUN

 

즐길 곳


사이판 국제 문화 축제 해 질 녘 가라판 시내에 장이 서기 시작하면 사이판의 속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 좁은 섬에서 장터란 주민 모두가 웃고 떠드는 사교의 장이자 여흥거리기 때문이다. 가라판의 로데오 거리인 파세오 데 마리아나스(Paseo de Marianas)에 올 9월 처음 열린 사이판 국제 문화 축제(International Festival of Cultures)도 마찬가지다. 나라별 부스를 돌아다니며 차모로와 필리핀, 방글라데시, 한국, 중국 등 전통 음식을 맛보고 직접 만든 수제품을 구경하거나 전통 놀이를 즐길 수 있다. 거리 한가운데 세운 무대에선 저녁 6시부터 각국 전통 공연이 이어진다.

 

축제는 매년 9월 총 4회, 토요일마다 열 예정이며, 각 부스는 오후 5시부터, 공연은 밤 11시까지다. 요리 6종류를 골라 담은 1접시에 5달러. 무대 뒤 풍경 소규모 축제의 묘미는 백스테이지가 길거리 한복판이란 사실. 거기에선 “뭐? 네가 춤춘다고?” 중국 전통 옷을 차려입은 아가씨에게 지나가던 친구가 화들짝 놀라 깔깔대며 묻고, “너희 제법 잘하던데.” 늘씬한 금발 누나가 검도 공연을 마친 동네 꼬맹이에게 인사한다. “아무도 안 온다니까.” 뚱한 얼굴의 아저씨는 검은색 기모노에 나막신을 끌고 다니며 하소연한다. 동남아계 친구와 끝없이 수다를 떠는 태권도복 입은 소녀는 찡그렸다 웃었다 얼굴 표정이 유독 풍부하다. 돌연 비가 퍼붓자 공연 순서를 기다리던 중국 아가씨들은 알록달록한 부채를 펼쳐 들고, 훌라 춤을 연습하던 어린 소녀도, 웃통을 벗은 타히티 청년도 바로 뒤편의 건물로 뛰어 들어간다.

 

모두들 난처함과 흥분이 섞인 얼굴이 된다. 축제 진짜 즐기는 법 멋진 공연에 감명받았다면 끝난 뒤 다가가 인사를 건네보자. 장터를 여는 이와 찾는 이, 공연을 하는 이와 구경하는 이가 모두 친구인 축제니 말이다. 관광객이라고 쭈뼛댈 필요 없다. 눈 마주쳤을 때 활짝 미소를 지어주면 어김없이 미소가 돌아오는 곳이 사이판이니까. 문화 축제를 놓쳤다면 가라판 시내에서 목요일 저녁마다 여는 스트리트 마켓에 가자. 국제 문화 축제에서보다 더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사이판 시내의 여러 전문 식당이 직접 부스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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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얏트 리젠시 사이판 (Hyatt Regency Saipan)

 LEE KI-SUN. PHOTOGRAPHS : MARIANAS VISITORS AUTHORITY, SHIN GYU-CHUL, LEE KI-SUN

 

잠잘 곳


모든 객실에서 야자수가 우거진 열대풍 정원과 마이크로 비치 전망을 즐길 수 있는 하얏트 리젠시 사이판(Hyatt Regency Saipan). 밝은 분위기로 꾸민 객실은 단순하고 널찍해 피로를 풀기 좋다. 레스토랑 4곳과 라운지 바 3곳, 이 사구아 스파(i Sagua Spa), 피트니스센터 등을 갖췄다. 그래도 그중 최고의 시설은 다름 아닌 이곳의 푸른 바다. 가라판 시내 호텔 중에서도 마나가하 섬과 가장 가까운 해변을 품은 곳이다. 245달러부터, saipan.regency.hyat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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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ey planet 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 : 11월안그라픽스 편집부 | 안그라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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