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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성취지향인가 안정지향인가?

성격을 알면 판단과 행동이 편해진다 『어떻게 의욕을 끌어 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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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기초적 기질과 성격을 상당히 단순화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면이 있기에 일반적인 대인관계에서 나를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데에도 충분히 응용이 가능한 유용한 책이 될 것이다.

                                      격주 월요일, 하지현 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추천하는 심리책 이야기, ‘하지현의 마음을 읽는 서가’가 연재됩니다.

 

“어제 투자회사에 다니는 친구를 만났는데 진짜 괜찮아 보이는 얘기를 들었어.”

 

“또 뭔데?”

 

“또? 이거 왜 이래 김새게.”

 

“당신은 만날 진짜 괜찮다고 말하지만 조금 괜찮은 것도 한 개도 없었구먼.”

 

“일단 한 번 들어봐. 저기 미림 건축이라고 코스닥 상장회사인데, 그 회사가 갖고 있는 특허가 바다에서 작업하는데 꼭 필요한 특수공법과 관한 것이래. 그런데, 얼마 전 뉴스에 났잖아 서해안에 태안반도 앞바다에 거대한 인공도시를 만든다고. 카지노도 생기고, 중국 관광객들이 바로 들어왔다가 갈 수 있게. 몇 십 조원짜리 공사인데 거기에 꼭 필요하다는 거야.”

 

“그래서.”

 

“그러니까, 우리 이번에 적금 탄 거 있잖아. 6개월만 투자하자. 몇 배로 튀길 수 있을 거 같아. 이건 정말 놓치기 아까워.”

 

“아니야, 적금만큼 확실한 게 어디 있어? 그냥 새로 정기예금에 넣자. 그리고 잊어버리고 있자.”

 

“쥐꼬리만큼 이자 받아서 거기서 세금내고 나면, 물가인상률 생각하면 그냥 은행 좋은 일만 해주는 거잖아.”

 

“싫어. 난 차라리 그냥 그 뭉칫돈 녹아 없어지지 않고 그대로 있는게 좋아.”

 

현구 씨와 보나 씨는 부부다. 두 사람은 일심동체가 아니라 이심이체가 확실하다. 달라도 너무 다르다. 매 사안마다 위와 같은 문제로 티격 태격이다. 보나 씨는 현구 씨가 한탕주의자라고 비난하고, 현구 씨는 보나 씨가 보신주의자로 그동안 보나 씨가 말려서 놓친 기회가 눈앞에 아른거려서 힘들다고 한다. 두 사람 누가 옳고 누가 문제가 있는 것일까 시시비비를 갈라 달라고 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를 설득하는 게 너무 어렵다고 한다. 이 부분에 있어서만은 이구동성, 일심동체다.

 

나는 누구인가, 너는 누구인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선 해야 하는 것은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너는 누구인가’라는 것에 대한 확실한 방향성을 갖는 것이다. 사람의 성격의 기반은 탄탄하고 웬만해서는 바뀌기 어려운 상수다. 이를 이해하기 위한 쉽고 편한 책이 뭐가 있을까? 서가를 둘러보았다.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다. 하이디 그랜트 할버슨과 토리 히긴스가 쓴 『어떻게 의욕을 끌어 낼 것인가』이다.

 

할버슨은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컬럼비아대학교에서 목표 달성과 동기부여에 관한 연구로 사회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고, 지금은 컬럼비아대학교 동기과학센터 부소장을 맡고 있다. 히긴스는 컬럼비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자 경영대학원 교수이며, 컬럼비아대학교 동기과학센터의 소장이다. 즉, 두 사람이 주로 하는 일은 심리학과 경영학을 접목하면서 인간의 동기부여와 행동변화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다. 

 

그들은 인간의 기본적 두 가지 성향을 이해하는 것으로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세상을 이해하고 행동하는 방식은 둘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으며 ‘성취 지향(promotion focus)’이고 다른 하나는 ‘안정 지향(prevention focus)’이라는 것이다. 이 둘은 인간에게 섞여있는 것이어서 상황에 따라서 주도적인 것이 변화하기는 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상황에서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은 사람마다 차이가 난다.

 

왜 이런 차이가 만들어진 것일까? 여기에 대해서 저자는 인간이 태어나서 자라나는 과정에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선택하는 두 가지 기본 성향이 있는데, 그것을 무엇으로 선택하는가에 따라 성취지향과 안전지향이 달라진다고 보았다. 성취지향 동기의 핵심은 보살핌에 대한 욕구의 충족에 있다. 타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고, 성장과 성취를 하는 것과 같은 긍정적인 것들을 추구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이다. 삶의 만족이 가장 중요하다. 이에 반해 안정지향 동기의 핵심은 안전의 추구다. 뭔가를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을 더 힘들어한다. 잃지 않기 위해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참고, 뭔가를 얻는 것보다 잃지 않는 방향을 먼저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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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취지향적인 사람 VS 안정지향적인 사람


성취지향적인 사람의 관심영역은 ‘좋은 기회를 얻었는지 놓쳤는지’와 같은 긍정적 사건의 존재 여부인데 반해 안정지향적인 사람은 ‘그 일로 큰일이 날 뻔했다’와 같이 부정적 사건의 존재 여부가 우선이다. 행동방침에 있어서도 성취지향적인 사람은 일단 저지르고 보고, 여기에 발생하는 실패는 필요한 비용이라고 여기는데 반해 안정지향적인 사람은 신중하고 경계심이 많아서 낭비를 두려워한다.

 

위의 사례에서 현구 씨는 전형적인 성취지향, 보나 씨는 안정지향적인 성격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둘의 지향하는 바가 매우 다르고, 둘은 사사건건 의견의 일치를 보기 힘들 수  밖에 없다. 동기부여가 되는 면도 두 성향은 매우 다르다. 예를 들어 같은 포도주스 광고를 한다고 할 때

 

A) “000 포도주스를 마시면 10년은 젊어지고 1주일의 활력이 생겨요”
B) “000 포도주스는 노화를 방지하고 암을 예방해줍니다”

 

같은 광고라고 해도, A광고는 성취지향적인 사람의 눈길을 끌고, B광고는 안정지향적인 사람의 눈길을 끈다. 각각의 사람들을 묘사하는 속담들도 있다. 섞어놓아 볼 테니 무엇이 어떤 성향의 사람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것인지 골라보도록 하자.

 

<속담>


식은 죽 먹기. 손안에 든 한 마리가 숲 속의 두 마리보다 낫다. 늦더라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전부를 걸어라. 통 크게 생각하지 않을 거면 그만두라. 한 바구니에 모든 달걀을 넣지 마라. 항구에 정박한 배는 안전하다. 그러나 그게 배를 만든 이유는 아니다. 전리품은 승자의 몫이다, 김칫국부터 마시지 마라. 알을 까기 전에 병아리를 세지 마라.

 

이와 같이 무엇이 옳다 그르다 판단을 내릴 문제거나, 누가 성격적 문제가 있다고 볼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일종의 성향이다. 그리고 상황이 긍정적이고 호황기로 가면 상대적으로 성취지향적인 면이 우세를 보이고, 경기가 안 좋거나 수세에 몰리는 분위기에는 안정지향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는 것과 같이 한 사람 안에서도 이런 변화가 가능한 것이다. 우리에게 이런 두 가지 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또 사람에 따라서는 두 가지 경향성 중 하나가 상대적으로 뚜렷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서로의 장점을 이용하고, 내 성향의 단점을 커버하려는 노력을 해보면 어떨까?

 

예를 들어 성취지향적인 사람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에는 좋지만 그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런 일은 안정지향적인 사람이 잘 할 것이다. 처음 창업을 하는 것은 성취지향적인 사람에게 어울리지만, 사업이 궤도에 오르고 난 다음에 잘 경영하면서 안정적인 운영을 하는 것은 안정지향적인 사람에게 지휘봉을 넘기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사람의 성향에 맞게 메시지를 전달해야 자신의 성향과 순방향일 때 쉽게 동기부여가 되고, 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점을 잘 알고 이용하면 물 흐르듯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끌어 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물론 자신의 성향이 무엇이냐에 따라 그걸 할 필요를 느끼는 사람과 느끼지 않는 사람으로 나뉘겠지만. 이는 이 책이 목적하는 조직에서의 인간관계와 동기부여, 사업의 방향을 잡는 것도 있지만, 더 나아가 인간의 기초적 기질과 성격을 상당히 단순화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면이 있기에 일반적인 대인관계에서 나를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데에도 충분히 응용이 가능한 유용한 책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편식을 하는 아이가 있을 때 골고루 먹으라고 하기 위해서 “너 이것까지 다 먹으면 엄청 튼튼하고 키도 제일 큰 아이가 될 거야.”라고 하는 것과 “너 이거 안 먹으면 비실비실 대다 누가 툭 건드리기만 해도 넘어지는 아이가 될 거야.”라고 얘기하는 것, 두 가지 모두 흔히 하는 말이지만 어떤 지향성을 갖는 성향의 아이인지에 따라 잘 반응하는 말은 다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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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의욕을 끌어낼 것인가 하이디 그랜트 할버슨,토리 히긴스 공저/강유리 역 |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저자 하이디 그랜트 할버슨과 토리 히긴스는 《어떻게 의욕을 끌어낼 것인가》에서 동기부여에 관한 과학적 원칙과 접근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사람들이 세상을 이해하고 행동하는 방식은 둘로 나눌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인간에게는 ‘성취지향(promotion focus)’과 ‘안정지향(prevention focus)’이라는 두 가지 행동 동기가 있음을 밝힌다. 이 가운데 어떤 동기가 더 지배적인가에 따라 사람은 두 유형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이해가 동기부여에 관한 중요한 열쇠임을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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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하지현(정신과 전문의)

어릴 때부터 무엇이든 읽는 것을 좋아했다. 덕분에 지금은 독서가인지 애장가인지 정체성이 모호해져버린 정신과 의사. 건국대 의대에서 치료하고, 가르치고, 글을 쓰며 지내고 있다. 쓴 책으로는 '심야치유식당', '도시심리학', '소통과 공감'등이 있다.

어떻게 의욕을 끌어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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