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자는 억울할수록 웃는다
때와 장소를 가리는 고통 달래기
마음이 힘들어 눈물이 난다면, 직장 사람들이 없는 곳에 가서 울자. 눈물은 여자의 무기라는 말은 연인 사이에서나 가능하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었다고는 하나, 직장은 나약함을 상징하는 눈물이 허용되지 않는 곳이니까.
상사에게 혼나면, 대번 눈물부터 글썽이는 직원들이 있다. 그중에는 여직원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 남자 상사가 언성을 높이며 정색하고 나오면,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그 자리에서 눈물을 보이거나 화장실로 달려가서 운다. 직장생활하면서 잘못 처리한 일들에 대해 혼나면서 배우는 게 당연한데, 그게 서러운 것이다. 요즘 젊은 직원들은 혼나는 걸 무서워한다.
그 옛날 무서웠던 아버지의 이미지와는 달리, 오늘날 아버지들은 대부분 부드럽고 자상하다. 큰소리를 지르기보다는 시간 날 때마다 친구처럼 같이 놀아준다. 오히려 엄마에게 혼날 때 내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아버지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자라면서 어른에게 엄하게 혼나본 적이 별로 없는 직원들이 많다. 특히나 남자 상사들로부터 혼날 경우, 여직원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두려움을 느낀다.
화가 난 상사를 대하면서 느끼는 두려움에 대해서는 이해가 가지만, 직장에서 우는 모습을 보이는 건 매우 치명적이다. 직장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가 ‘눈물 보이기’다.
한 살 정도 된 아기는 한 달에 대략 65번 운다. 배가 고프거나 몸이 아파서 울기도 하지만, 자신을 바라봐 달라는 신호를 보내며 운다. 그러다가 언어가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울음의 횟수는 줄어든다. 네덜란드 심리학자 베흐트의 연구를 보면, 30개국의 대학생들 2,3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자는 한 달에 평균 1회 울고 여자는 2.7회 정도 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30개국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결과는, 여자가 남자보다 더 자주 운다는 점이었다.
미국의 심리학자들은 여성이 남성보다 잘 우는 것에 대해, 여성과 남성 간 호르몬의 차이라고 보기도 한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프로락틴prolactin이라는 호르몬이 여성에게 더 많기 때문에 자주 운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이 호르몬은 모유 생성을 촉진하는 호르몬이기도 하다. 그래서 여성이 나이가 들어 폐경기가 되면 프로락틴 호르몬이 줄어들면서 웬만해서는 울지 않는 등 이전보다 눈물이 마르는 경우들을 볼 수 있다. 물론, 미국이든 우리나라든 대부분의 사회가 여성의 울음은 관대하게 여기는 반면, 남성의 울음은 부정적으로 보는 것도 여성이 더 자주 우는 것에 영향을 미친다.
호르몬의 문제든 사회통념의 문제든 간에, 통계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더 자주 울고 있다. 직장 내에서도 그렇다. 그런데 직장에서 우는 건 참 위험하다. 안 뱅상 뷔포는 《눈물의 역사》를 통해서 남자의 눈물을 폄하하는 현상이 유럽 19세기 초부터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 전까지는 남자가 눈물을 흘려도 나약하다는 평가를 받지 않았으며, 사람들 앞에서 우는 것이 용인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19세기부터는 눈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나타나면서 “눈물은 여자나 어린아이가 흘리는 것이야”라고 여겨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우는 것은 나약함과 무능력함, 상대방에 대한 지나친 의존감을 드러낸다고 믿게 되었다.
가끔, 눈물은 버리고 간다
오늘날 회사에서 바라는 리더의 상은 분명하다. 치열한 비즈니스 경쟁상황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헤쳐나가는 용기, 침체된 조직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긍정성, 애매모호한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해 의사결정하는 단호함 등을 갖추기 원한다.
처음에 부하 직원이 눈물을 보이면, 선배나 상사는 당황을 한다. ‘내가 너무 심한 말을 했나?’, ‘혹시 내가 정도가 지나쳤나?’ 하는 생각에 위압적인 태도에서 좀 더 부드러운 방식으로 바꾸기도 한다. 아까 혼낸 말은 진심이 아니었다고, 다 너를 위해서였다고 변명을 늘어놓기도 한다. 그런데 한 번의 눈물이 아니라, 두 번, 세 번, 그 횟수가 늘어날수록 상사는 부하 직원의 눈물에 면역력을 갖게 된다. 게다가 직급이 올라갔는데도 여전히 눈물을 보이면, 주변 사람들은 짜증과 의심의 눈초리로 당신을 바라본다. ‘저렇게 나약해서 제대로 일이나 하겠어?’, ‘팀을 운영하기에는 한참 모자라’, ‘그만 좀 징징대지… 쯧’ 등의 반응들을 보인다. 눈물을 흘리는 것 자체가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슬플 때는 눈물을 흘리고 충분히 슬픔을 느끼는 것이 감정적으로 더 안전할 수 있다. 그러나 상사와 동료가 보는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이 현명한 감정적 행동인지에 대해서는 신중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마음이 힘들어 눈물이 난다면, 직장 사람들이 없는 곳에 가서 울자. 눈물은 여자의 무기라는 말은 연인 사이에서나 가능하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었다고는 하나, 직장은 나약함을 상징하는 눈물이 허용되지 않는 곳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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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감정코칭 전문가. 미국 10대 코칭·리더십 기관인 블레싱 화이트의 수석코치이자,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감성지능 진단 툴 MSCEIT자격 보유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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