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하는 것도 습관이다
습관이 되기 전에 시작하는 ‘감정공부’
사람에게는 누구나 감정적 습관(Emotional habit)이 형성되어 있다. 예컨대 누군가는 따뜻한 커피 한잔, 좋아하는 종류의 소설책 한 권, 바다가 보이는 창가 자리, 화창한 날씨 등의 조건이 주어지면, 습관적으로 행복을 느낀다.
세상에서 가장 다스리기 힘든 것 중 하나가 바로 ‘내 감정’이다. 분명 내 것이고, 내 몸 안에서 발생하는 감정들이지만, 좀처럼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프레젠테이션을 하다가 갑자기 준비한 말을 잊어버려 창피해하며 얼굴이 빨개진다든가,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가슴이 뛰어서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할 말을 못 한다든가, 새로 맡은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를 두고 걱정에 밤잠을 설치는 등의 일들은 모두 ‘내 감정’ 때문에 생기는 상황들이다.
이성적으로는 ‘그래서는 안 돼’ 또는 ‘그런 행동은 옳지 않아’라고 생각하지만, 내 몸과 행동이 자꾸 그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건 오로지 내 안의 감정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감정을 제대로 못 다스리면, 감정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내 안과 밖을 휘저으며 상황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릴 수가 있다. 특히 화는 강렬하고 에너지가 많은 감정의 종류에 속한다.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자신을 불태우고 나아가 주변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준다.
최근 ‘화 다스리기’와 관련된 서적과 강연들이 넘쳐난다. 사람들이 이런 부분에 관심을 많이 갖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그만큼 화를 다스리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오랫동안 학교 수업을 받고 사회에 나와서는 신입사원 교육, 승진 교육, 독서통신 교육 등 끊임없이 뭔가를 배워왔다. 하지만 눈앞이 하얘지며 속에서 열불이 치솟는 상황에서, 욱하고 올라오는 화의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배운 적이 없다. 그래서 뜨겁고 강렬한 화를 느낄 때마다 쉽사리 화에 압도당해 버린다.
화는 나쁜 감정이 아니다
화가 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화가 날 때 이를 무조건 숨기려고 할 필요도 없다. 속으로 끙끙 앓으며, 다른 사람에게 표현 안 하는 게 능사만은 아니다. 화를 어떻게 현명하게 낼 것인지만 알면 된다. 욱해서 자주 화를 내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다. 꼭 화를 내고는 그날 밤에 제대로 잠이 들지 못하고 뒤척인다는 것이다.
‘내가 왜 그랬을까. 내가 너무 심했던 것 같아.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는데.’
잠자리에 누워 후회를 시작한다.
‘내일 사람들 얼굴을 어떻게 보지? 내가 그 순간 화가 나서 미쳤었나 봐. 너무 심했어….’
점점 자책감이 들며, 스스로 창피함을 느낀다. ‘다음부터는 이러지 말아야지. 절대 이러지 말자!’ 하고 굳은 결심을 한다. 그러나 다음에도 비슷한 상황에서 똑같이 화를 내는 일들이 반복된다. 그리고 결국은 ‘나는 어쩔 수 없어. 원래 내 성격이 이런가 봐’라고 합리화를 하거나 스스로 포기하고 만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감정적 습관(Emotional habit)이 형성되어 있다. 예컨대 누군가는 따뜻한 커피 한잔, 좋아하는 종류의 소설책 한 권, 바다가 보이는 창가 자리, 화창한 날씨 등의 조건이 주어지면, 습관적으로 행복을 느낀다. 한편, 사정없이 차가 막히는 퇴근길, 아파트 정문 옆에 냄새를 풍기며 쌓아올려져 있는 음식물 쓰레기 더미, 1층이 아니라 꼭대기 층에 가서 멈추어 있는 엘리베이터, 아내의 잔소리와 아이의 울음소리 등의 조건이 주어지면 짜증이 확 몰려온다. 이는 모두 각자의 감정적 습관과 패턴 때문이다.
화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화는 특히 강도가 높은 감정이라 한번 발생하면 경험으로 뚜렷이 기억되며, 고정적인 패턴으로 쉽게 자리를 잡는다. 그래서 특정한 상황과 조건이 주어지고, 누군가가 여기에 약간의 행동만 가미하면 바로 화의 불길이 치솟게 된다. 밤에 누워서 후회하는 횟수가 늘어난다면, 그건 당신이 순간적으로 치밀어 오르는 화를 다스리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어떻게 하면 욱하는 감정을 잘 다스릴 수 있을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 쌓인 화를 풀기 위해 여행, 나들이를 가서 마음을 풀 수 있다. 좋은 방법이다. 마음의 스트레스가 크게 쌓여 있을수록 잦은 짜증이 난다. 짜증들이 쌓여서 큰 덩어리의 화가 된다. 그러니 산과 들로 나가 자연을 즐기는 여행은 마음에 여유를 주고 화의 습관적 고리를 끊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은 어떨까? 매우 좋은 방법이다. 운동을 하면, 속상하고 열 받는 사건에서 몸을 움직이는 행동으로 생각의 초점이 이동하니, 화의 강도를 낮출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건강에 좋은 일을 했다는 생각 때문에 긍정적인 감정까지 생긴다. 목욕이나 사우나도 도움이 된다. 그 외에 자녀와 즐거운 게임을 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가는 방법들도 좋다. 그런데 문제는 회사에서 일하다가 순간적으로 화가 날 때, 여행, 운동, 사우나, 가족과 시간 보내기 등의 감정관리방법은 쓸 수가 없다는 점이다. 이럴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감정이 습관이 되기 전에 기억해야 할 것
우선, 욱하는 당신이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이 있다.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는 심호흡을 세 번만 하자. 상대방에게 화가 났을 때 바로 내 입에서 말이 나가면, 대개 그 말은 공격적이고 거친 말일 확률이 높다. 대개 욱할 때 나오는 말들은 그렇다. 몸의 에너지가 높아진 상태여서 일종의 흥분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흥분상태에서 하는 말과 행동은 실수로 연결되기 십상이다. 일단 말이나 행동을 하기 전, 심호흡을 세 번만 한다.
그런 다음, 10초 동안 스스로 두 가지 질문을 하고 답을 해본다. 첫 번째 질문은 ‘이 문제가 사생결단을 낼 만큼 중요한가?’이다. 회사는 이성을 매우 중요시하는 곳이다. 가정이나 동아리 모임, 자전거 동호회, 동창회 등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래서 섣불리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면, 이후 그 모습이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박힌다. 얼굴이 벌게지고 말을 더듬고 손을 떨며 화를 내는 모습이 결코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다. 사생결단은 죽고 사는 걸 돌보지 않고 끝장내는 것을 말한다. 사생결단까지 내야 하는 중대한 일이 아니라면, 순간적인 화는 오히려 내게 해가 되어 돌아온다. 만약 스스로 던진 이 질문에 대해 ‘사생결단을 낼 만큼 중요하다’라는 생각이 들면, 두 번째 질문으로 이동한다. 두 번째 질문은 ‘지금 내가 화를 내면, 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가?’이다. 내가 죽고 사는 걸 떠나 끝장을 보기 위해 덤벼드는데, 그래 봤자 바뀌는 것이 전혀 없다면 화를 내는 의미가 없다.
잦은 화에 스스로 후회와 자책감이 늘어나고 있다면, 위에서 말한 방법들을 적용해보자. 방법을 알아도 행동에 옮기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 위의 방법들 중 한두 개를 선택하여 오늘 당장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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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감정코칭 전문가. 미국 10대 코칭·리더십 기관인 블레싱 화이트의 수석코치이자,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감성지능 진단 툴 MSCEIT자격 보유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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