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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를 바꾸든지, 감정을 바꾸든지

서른 살 직장인, 업무수업보다 감정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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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부메랑 같아서, 상대방에게 준 감정 그대로 당신에게 돌아온다. 당신이 베푼 너그러움은 언젠가 되받을 날이 온다. 1년 후든, 10년 후든.

세상에서 가장 용서하기 힘든 경우 중의 하나가, 내가 쌓은 공을 누군가가 가로채는 일일 것이다. 이런 일을 당해본 직장인들이라면 그 느낌을 안다.

 

토요일 오전 8시, 강민기 대리는 눈을 멀뚱멀뚱 뜬 채 침대에 누워 있다. 다른 때 같았으면 코가 비뚤어지게 잠자고 있을 시간인데 말이다. 바로 어제, 강 대리는 발표 자료를 정리하여 결재를 맡으러 부장에게 갔다. PL(Project Leader)을 맡고 있는 강 대리는 다음 주 월요일, 본부 워크숍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기로 예정되어 있다. 강 대리는 지난 주말부터 외식하자는 아내를 뿌리치고, 운동장에서 공차기하며 놀아달라는 아들마저 외면하고 발표 자료에 매진했다. 노트북 하나 들고 커피숍에서 온종일 자료 모으고 차례 만들고 슬라이드 한 장 한 장에 심혈을 기울였다. 완성된 자료를 보니, 자신이 만들어놓고도 웃음이 절로 나올 만큼 괜찮았다. 강 대리는 자료를 훑어보는 부장 앞에서 눈치를 살폈다. 자료가 한장 한장 넘어갈 때마다, 침을 꿀꺽 삼켰다.

 

“어떠세요, 부장님. 이대로 발표해도 괜찮을까요?”

 

심각한 표정으로 자료를 보던 부장이 고개를 들었다.

 

“음, 괜찮네. 그리고 말이야….”
“예, 부장님. 말씀하시면 수정하겠습니다.”

 

부장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심각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아니, 그게 아니고 발표자료 잘 만들었네. 그런데 생각해보니 발표는 아무래도 내가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예? 아….”


강 대리는 갑작스러운 부장의 말에 말문이 막혔다.

 

감정공부

 

모시는 분을 탐구하는 시간
우리가 자주 잊는 진실 “그들도 사람이다”


차장, 부장 등 중간관리자는 조직 내 위치상 힘든 자리다. 사장은 걸핏하면 관리 책임을 묻고, 부하 직원들은 중간관리자가 결재판에 편하게 사인만 한다고 입이 부어 있다. 중간관리자는 이래저래 눈치 보느라 맘이 불편하다. 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으로서, 부하 직원이 애써서 만든 자료를 자기가 가로채 발표하는 것이 즐거운 사람은 별로 없다. 물론, 직장생활 하다 보면 이런 행동을 서슴지 않고 하는 상사들이 있긴 하다. 코칭을 할 때, “비도덕적이고 몰염치한 사람들이 오히려 조직에서 승승장구 하더라”며 분통을 터뜨리는 직원들도 여럿 봤다. 하지만 앞서도 말했지만 일반적인 윤리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에서는 미안함을 느낀다. 미안하면 안 하면 될 텐데, 왜 굳이 자기가 부하 직원의 자료를 가로채서 발표하느냐고 당신은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런데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팀을 대표하는 팀장이나 리더가 발표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분명 있다. 아무리 부하 직원들의 발표 스킬이 뛰어나도 그 조직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이 발표하는 것이 다른 조직이나 팀에서 볼 때 자연스러워 보이는 경우 말이다. 본부장이 참석하는 자리라면, 강 대리보다는 부장이 발표하는 것이 실제로 더 나을 수 있다. 그리고 그 판단은 결국 부장이 내려야 한다. 물론 부장이 개인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서 발표를 자처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여기에도 피치 못할 조직의 애환이 숨어 있다. 부장은 어느 날 갑자기 부장의 직급에 앉은 것이 아니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여 대리를 거치고 과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했다. 그 과정에서 밤을 새우고 작성한 보고서를 대리에게 올렸고, 본인이 아니라 대리가 팀장에게 칭찬을 받았던 경험이 있다. 대리 때는 외국 바이어와의 협상 때 계약서를 꼼꼼히 검토하여, 자칫 회사에 불이익이 될 수도 있는 조항들을 찾아냈고 이 사실을 직속 상사인 과장에게 보고했다. 그리고 과장은 이 공로를 인정받아 얼마 후 차장으로 승진한 적도 있다.

 

“와… 정말 불공평한 세상이네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주인이 번다더니!”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은가? 그런데 꼭 그렇게만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이슈를 바꿔서 생각해보자. 좋은 성과를 내고 잘나갈 때는 상관없다. 그러나 조직에서 문제가 생기면 상황은 달라진다. 신입직원이 잘못하면 누가 가장 먼저 혼이 나는가? 바로 대리다. 대리가 실수하면 누가 책임을 지는가? 과장이나 팀장이 책임을 진다. 징계를 받든 칭찬을 받든, 회사에서 어떤 일이 생기면 부하 직원들을 관리하는 리더가 일차적으로 주목받게 되어 있다. 이게 조직의 생리다.

 

감정공부가 필요한 이유
애환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부장은 지금 강 대리를 보면서 미안해하고 있다. 개인적 욕심으로 자신이 발표했든 팀의 입장을 감안하여 발표했든 간에, 부장은 지금 마음이 편치 않다. 평소와는 달리, 부하 직원인 강 대리의 눈치를 슬며시 보고 있다. 강 대리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다. 시선이 마주치지만 어딘지 어색하다. 부장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작다. “내가 강 대리 발표를 대신해서 미안하네”라고 직접 말하지는 않지만, 강 대리의 기분이 어떤지 이리저리 찔러본다. 굳이 불러내 밥을 사고 커피를 산다. 당신의 상사가 이런 행동들을 보인다면, 그건 당신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다는 감정의 신호다.

 

이럴 때 당신은 상사의 감정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당신은 솔직히 어떻게 행동하고 싶은가? 계속 미안해하도록 내버려두고 싶은가? 그런데 아쉽게도 사람의 감정은 수시로 변한다. 미안함을 느끼다가도 그것이 일정 시간 지속되면, 상사의 감정도 바뀌기 시작한다.

 

‘거, 생각해보니 좀 그러네! 발표 자료를 자기가 만들었어도 내가 발표할 수 있는 거지. 그게 뭐 대수라고 아직까지 입이 부어 있어!’

 

상사는 어느 순간 당신을 괘씸하게 생각할 수 있다. 상사가 미안해하면, 그 미안함을 받아주자. 발표 건에 대해 마음 쓰지 말라고, 미안해하지 마시라고 정곡을 찔러 말하는 건 너무 직접적이다. 그보다는 “부장님께서 항상 저를 배려해주시는 것 압니다. 부장님 도움 많이 받고 있는 걸요” 정도로 말하면 된다. 미안해하는 상대방에겐, 그 사람이 당신에게 지금까지 여러 가지 고마운 일들을 해줬다는 걸 상기시키고 안심시키자. 감정은 부메랑 같아서, 상대방에게 준 감정 그대로 당신에게 돌아온다. 당신이 베푼 너그러움은 언젠가 되받을 날이 온다. 1년 후든, 10년 후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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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감정공부 함규정 저 | 위즈덤하우스
이 책에서는 할 일도 많고 배워야 할 것도 많은 서른 살 직장인이 어떻게 ‘내 감정’과 ‘타인의 감정’을 현명하게 다스릴 수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저자가 실제로 직장인들과 함께 감정을 분석하고 치유한 생생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상대를 비난하는 대신 이해하게 되고, 관계 회복을 위한 계기가 마련되어 보다 즐겁게 직장을 다닐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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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함규정

국내 최초 감정코칭 전문가. 미국 10대 코칭·리더십 기관인 블레싱 화이트의 수석코치이자,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감성지능 진단 툴 MSCEIT자격 보유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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