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 별로 나누어 보는 새로운 한국사
역사 교과서의 편향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민음사가 한국의 5천년 역사를 집대성하는 ‘민음 한국사’ 시리즈를 선보인다. 고대와 고려,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믿을 수 있는 한국사’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역사 학계의 최근 연구 성과를 반영해 객관적인 시각으로 한국사를 담았다. 1월 1일, 『15세기, 조선의 때 이른 절정』 『16세기, 성리학 유토피아』가 출간됐고, 2016년 완간을 목표로 총 16권을 펴낼 예정이다.
역사학계의 중진 학자들과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민음 한국사’는 과감하게 모든 시대를 약 100년간의 ‘세기’로 구분함으로써 새로운 역사 읽기를 시도했다. 조선 전기로 뭉뚱그려졌던 15~16세기를 각각 나눠 서술함으로, 왕권 중심의 건국을 다룬 15세기와 사대부의 성장을 다룬 16세기를
『15세기, 조선의 때 이른 절정』,
『16세기, 성리학 유토피아』로 집필했다. 각 시대별 주인공을 중심으로 역사를 깊이 있게 다룸으로 독자의 이해도를 높였다. 또한 특정 이데올로기에 치우치지 않는 객관적인 서술을 위해 역사학계의 중진학자들이 전공에 따라 분담하여 집필하되, 기획 단계에서부터 서술의 방향과 톤을 고르게 맞췄다.
‘민음 한국사’ 시리즈의 또 다른 특징은 ‘세계사를 끌어안은 한국사’라는 점이다. 세계사를 단지 국사의 배경으로 곁들이지 않고, 우리 역사의 일부로 세계사를 바라봄으로써 더 넓은 시각의 한국사를 소개한다. 조선 건국의 맥락을 중국의 원-명 교체와 연결 지은 것을 비롯해, 한중일 3국이 각기 다른 명칭으로 부른 ‘임진왜란’도 집중 조명했다.
최신 인포그래픽과 비주얼도 눈에 띈다.
『한국생활사박물관』을 담당했던 편집팀이 그동안의 노하우를 집약해 다채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각 장과 절 말미에 수록된 특집 면은 사건과 인물, 정보 간의 연관성을 부각시켰다. 15세기 동아시아 일대를 표류한 최부의 여행기를 인포그래픽으로 담아낸 ‘
『표해록』의 세계’, 16세기 임진왜란 통해 퍼져나간 도자기 루트와 그 변천을 다룬 ‘동서 도자 교류 역사’ 등이 주목할 만하다.
장은수 민음사 대표(좌) 강응천 문사철 대표(우)
1월 7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민음 한국사’ 출간 기념 간담회에는 장은수 민음사 대표를 비롯해 1,2권
『15세기, 조선의 때 이른 절정』 『16세기, 성리학 유토피아』를 집필한 강응천 문사철 대표, 문중양(서울대 국사학과), 박진호(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염정섭(한림대 사학과), 정재훈(경북대 사학과), 한명기(명지대 사학과), 한필원(한남대 건축학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장은수 대표는 “지난 20년간 한국사의 연구 수준이 매우 높아졌다. 객관성과 대중성을 담보하는 역사 서술이 증가하면서, 교양의 차원에서 역사를 다룰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섰다. 오랫동안 역사서를 집필한 문사철과 함께 ‘민음 한국사’ 시리즈를 펴내게 되어 매우 뜻깊다”고 밝혔다. ‘민음 한국사’의 편집주간을 맡은 강응천 문사철 대표는 “민중사관, 민족사관, 계급사관 등 이념에 따라서 역사를 구분하는 방식을 벗어나, 모든 선입관을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역사를 들여다보기 위해 노력했다”며, “15~16세기 한국 역사의 시공간을 세계의 흐름과 비추어봤을 때, 우리 역사가 결코 부족한 역사가 아니었다는 것을 독자들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응천 대표는
『한국생활사박물관』 시리즈,
『세계사 신문』,
『세계사 일주』,
『세계사와 함께 보는 타임라인 한국사』 등을 집필한 바 있다.
『16세기, 성리학 유토피아』의 임진왜란 부분을 집필한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는 “해방 이후에 이런 거대한 규모의 한국사 시리즈가 나온 것이 여섯 번째로 볼 수 있다. 한국사를 세계사와 상호 교류하고 융합하는 관점에서 드러냈다는 데에 큰 의미를 두고 작업했다”고 밝혔다.
민음사는
『15세기, 조선의 때 이른 절정』 『16세기, 성리학 유토피아』를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세 권을 더 출간해 조선시대(15세기~19세기)를 마무리 짓고, 민음사 50주년을 맞이하는 2016년에 16권을 완간할 계획이다. 장은수 대표는 “프로젝트 전체 규모를 30억 원으로 보고 있다. 권당 인쇄비, 제본비를 제외하고 약 2억여 원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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