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과 명상을 선물하는 특별한 미술 여행
예술과 자연, 건축이 하나된 라인강 미술관 12곳
유럽 여행을 가면 누구나 그 나라 문화유산의 보고인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게 마련이다. 한데 서양의 각 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미술관들은 대부분 어디에 있을까? 루브르박물관, 영국박물관, 프라도 미술관…… 대도시 중심부에 위치한 이곳들은 관광객들로 북적여 명작에 눈도장 찍고 나면 금세 지쳐버리기 일쑤다. 이런 유명 미술관 말고 도심과 멀리 떨어진 한적한 공원이나 자연 속에서 느긋하게 작품을 만날 수는 없을까?
한 나라를 대표하는 혹은 한 도시를 대표하는 최고의 미술관은 어디에 위치해 있어야 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도시의 중심부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런 것이 사실이다. 접근성이 뛰어나야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으니까. 하지만 어떤 도시나 지역에서는 정반대의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도심과 멀리 떨어진 한적한 공원이나 자연 속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저마다의 개성과 양질의 소장품으로 세계의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곳이 있는 것이다. 바로 라인강 주변 미술관들이 그렇다.
하이네의 시 「로렐라이」 로 잘 알려진 라인강은 중부 유럽을 흐르는 최대의 강이다. 스위스 알프스에서 시작해 독일ㆍ네덜란드ㆍ프랑스ㆍ벨기에 등 여러 나라들을 거쳐 북해로 흘러가지만 강줄기가 독일에 가장 길게 걸쳐 있어 그 나라의 상징이 되었다. 독일의 라인강 유역은 많은 포도밭과 아름답고 유서 깊은 고성 들이 곳곳에 있어 관광 코스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독일과 네덜란드의 국경을 잇는 라인강 하류에 독특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자연미술관들이 대거 밀집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독일의 노이스라는 소도시에 위치한 ‘홈브로이히 박물관 섬’은 거대한 생태 공원 속에 들어선 소박한 갤러리 건물 열다섯 곳을 천천히 거닐면서 다양한 시대와 장르의 미술을 경험하는 곳이다. 그래서 휴식과 명상 그리고 웰빙 식사까지 가능한 아주 특별한 ‘힐링 미술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때 프리드리히 1세가 살았던 모일란트 궁전은 관리 소홀로 폐허가 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다가 20세기 독일 미술을 대표하는 요제프 보이스의 작품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제적 공공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또 한스 홀라인이 설계해 포스트모던 건축의 아이콘으로 많은 찬사를 받은 압타이베르크 미술관, 19세기에 지어진 온천탕 호텔을 리모델링한 쿠어하우스 미술관, 상류층 남성들을 위해 지어진 무도회장에서 현대미술을 위한 공공미술관으로 대변신을 이룬 아른험 현대미술관도 모두 라인강 줄기에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라인강 지역 미술관은 저마다의 건축적 특징과 독특한 컬렉션의 역사를 자랑하면서도 모두 국립공원이나 넓은 초원, 혹은 한적한 시골 마을에 자리 잡고 있어 미술과 자연, 건축의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알려지지 않아 더욱 그 가치를 발하는 유럽의 숨은 진주 같은 미술관들인 것이다.
관련태그: 자연미술관을 걷다, 이은화, 독일, 라인강, 크로스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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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미술관을 걷다』에 소개된 미술관 대부분은 유럽의 새로운 아트투어 루트로 주목받고 있는 ‘크로스아트CROSSART’에 속한다. 크로스아트는 라인강 하류에 위치한 지역미술관 열 곳을 묶어 새로운 문화 관광 루트로 개발하기 위해 독일과 네덜란드 두 나라가 진행(2003~06년)한 문화관광 협력 프로젝트다. 크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