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TV는 TV장에 넣고 몰래몰래 보고, 전화기는 걸 수 없게 자물쇠로 잠가놓고, 집안에 있던 곤로가 궁금해서 해체했었던 일이나, 여름이면 대문도 잠그지 않고 자거나, 대문 앞에 돗자리 펴고 누워 자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그 당시는 그게 당연했었던 시절이 있었다. 잊고 있었던 이런 옛 추억의 일들이 이 책을 펼쳐든 지금 순간 순간의 추억으로 떠올랐다. 어려운 환경에서 투박하지만 어설프고, 정겹고 그리운 엄마, 아빠의 그때 그 시절 이야기를 되돌아보며 세대를 뛰어넘는 기분 좋은 행복과 감동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1996년에 ‘엄마 어렸을 적엔’ 이라는 타이틀로 당시 작가의 삶과 꿈이 깃든 인형과 인형들의 살집과 살림을 하나하나 만들어 연작 개인전과 책으로 엮어 출간하여 당시 어렵고 힘들었지만 가족이 있기에 행복했던 그 시절의 이야기들로 어린 시절의 행복과 추억을 떠올리며 세대 간의 따뜻한 공감을 일으켰던 작품으로 2014년판 ‘엄마 어렸을 적엔의 이야기 시편’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늦은 밤 퇴근하는 아빠를 기다리며 칭찬받고자 하는 아이들의 마음이나, 연탄 들이는 날이면 힘든 줄 모르고 한겨울 든든하게 보낼 수 있는 엄마의 마음도, 여름이면 외갓집의 할머니 무릎을 베고 듣는 옛날 이야기편도 다소 투박하고 거칠게 느껴지는 인형으로 표현한 장면장면마다, 그 속에는 우리 민족 특유의 표정과 감정이 담겨 있어, 아이들은 그 시절 엄마, 아빠의 모습을 보며 낯설지만, 조금은 친근하며 부모의 어린 시절 이야기에 신기해하며, 어른들은 인형 속에 자신의 어린 시절을 비춰 되돌아보며 즐거운 추억 속으로 빠질 것이다.
뽑기놀이ㆍ봉숭아 꽃물 들이기 등 친구들 사이의 놀이 문화와, 샌드위치맨ㆍ똥 푸는 아저씨ㆍ대장간 아저씨 등 사라져 가는 직업 이야기편을 담아 그 시절이 선명히 묻어나는 내용들로 구성하였으며, 본문 뒤에는 똥장군, 꼴 망태기ㆍ 석유곤로 등 그 시절 생활 도구를 사진과 내용으로 실어 볼거리,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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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가족과 친구, 이웃의 둘레 속에서 관계를 배우고 경험을 쌓아 가는 모습은, 그때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엄마 어렸을 적엔_이야기시》 시리즈는 그렇게 변하지 않는 공통 둘레와 감성을 책 속에 담아 아이들 자신이, 스스로를 둘러싼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고 느끼도록 기획되었다. 아이들은 책 속에 담겨 있는 인형과 글을 통해 그 시절을 상상하고 간접적으로 체험한다. 상상을 자극하는 이승은 작가의 ‘이야기시’는 산문시처럼 스토리가 있는 시 형식으로 쓰였으며 짧은 글 안에 긴 감동과 여운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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