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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사망하기 전 손에 움켜쥔 것은…

검시, 시체가 말하는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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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시관은 아기의 검안 당시 사진들을 보면서 아기의 꼭 쥔 손 틈으로 보이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세탁소에서 옷을 포장할 때 사용하는 얇은 비닐 봉투 조각이었다. 그 조각이 아기의 움켜진 손 안에 있는 이유가 뭘까? 그 순간 검시관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검시관은 아기의 검안 당시 사진들을 보면서 아기의 꼭 쥔 손 틈으로 보이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세탁소에서 옷을 포장할 때 사용하는 얇은 비닐 봉투 조각이었다. 그 조각이 아기의 움켜진 손 안에 있는 이유가 뭘까? 그 순간 검시관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검시관의 주 임무는 사망한 사람이 누구며,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망했는가를 밝히는 것이다. 검시관의 조사를 통해 그 죽음이 ‘갑작스럽거나, 원인을 알 수 없거나, 자연스럽지 않거나, 폭력에 의한 것이라고 의심될 경우’ 부검을 의뢰하거나 ‘사망 사건 수사(inquest)’를 실시한다. 검시관의 역할이 주로 죽음을 둘러싼 조사와 수사, 행정 처리, 책임 등이다 보니 미국의 일부 주를 제외하고는 ‘의사의 자격’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검시관 조직 내에 병리학이나 법의학 등 관련 전공 의사를 조력자로 두고 있다.

미국 드라마 《CSI》의 원조 격이고, 올드팬이라면 기억할 1970~1980년대 미국 드라마 《법의관 퀸시(Quincy M.E.)》가 검시관의 활약상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일본이나 우리나라 등 일부 국가의 경우 병리학을 전공한 전문의가 타살 혐의가 있는 시신을 해부하는 ‘부검 제도’는 있지만, 죽음에 대해 조사하는 ‘검시 제도’ 자체가 없어 수사의 주체인 검사(우리나라)나 경찰(일본)이 사망의 원인과 부검 여부 등을 결정하기 때문에 그 타당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모가 돌보던 첫돌도 지나지 않은 아기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경찰 공의로 지정된 동네 의사를 불러 검안을 의뢰했고, 의사는 영아들에게서 간혹 발생하는 ‘영아 급사 증후군(엎드려 자다가 숨이 막히는 등 알 수 없는 이유로 영아가 사망하는 증상. ‘영아돌연사’라고도 부른다)’이라는 소견을 제시했다. 그 의견은 그대로 경찰서를 거쳐 검찰에 보고된 뒤 승인을 받아 ‘병사’로 내사 종결, 부검 없이 유족에게 시신이 인도되었다. 그리고 슬픔과 충격에 빠진 부모는 아기의 시신을 화장했다.

다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사건 소식을 들은 검시관은 왠지 사건을 들여다보고 싶어졌다. 담당 경찰서 수사진에게 요청해 사건 기록을 검토하던 검시관은 아기의 검안 당시 사진들을 보면서 아기의 꼭 쥔 손 틈으로 보이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세탁소에서 옷을 포장할 때 사용하는 얇은 비닐 봉투 조각이었다. 그 조각이 아기의 움켜진 손 안에 있는 이유가 뭘까? 그 순간 검시관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사인이 ‘영아 급사 증후군’이 아니라 누군가 아기의 머리에 비닐을 씌워 숨을 못 쉬게 해 사망한 ‘비구 폐색 질식사’일 가능성이 있었던 것이다. 검시관의 문제 제기는 즉각 재수사로 이어졌고, 다행히 보관된 증거물 더미에 남아 있던 비닐에서 살인자의 DNA를 검출할 수 있었다. 범인은 보모였다.

 

한국의 CSI 공저 표창원,유제설 | 북라이프

프로파일러 표창원 교수와 과학수사 전문가 유제설 교수가 안내하는 경이롭고 치밀한 CSI의 현장! ‘과학수사’를 통해 형사들을 지원하는 현장 과학수사 요원과 실험실 법과학 전문가들을 ‘CSI’로 정의하고, 그 세부 분야와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들을 소개한다. 오제이심슨 사건의 무죄 판결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세계적 법과학자 헨리 리 박사, 안정된 연구원 자리를 박차고 나와 남자들도 손사래 치는 사건현장 업무에 뛰어든 이현정 검시관 등 과학수사계의 ‘스타’들을 망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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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표창원

표창원 교수는 실제 경찰관 출신으로 연쇄살인, 엽기범죄 등 각종 범죄와 살인자들의 심리를 날카롭게 분석해내는 걸로 유명한 한국의 ‘프로파일러’로 현재 범죄학, 범죄심리학, 피해자학 등을 강의하는 경찰대학 교수이다. 그는 1989년 경찰대학을 졸업하고 1990년~1991년 경기도 화성경찰서, 1991년~1992년 경기도 부천경찰서 형사과, 1992년~1993년 경기지방경찰청 외사계에서 근무했다. 1993년부터 4년간 학업에 매진하여 영국 Exeter 대학교 석사 및 박사 (경찰학, 범죄학)학위를 받았다. 경찰청 강력범죄 분석팀(VICAT) 자문위원, 경찰청 미제사건 분석 자문위원, 범죄수사연구회 지도위원를 역임했으며 미국 샘휴스턴 주립대학교 형사사법대학 객원교수, 한국심리학회 범죄심리사 과정 강사, 경찰 수사보안연수소 범죄학 및 범죄심리학 강사, 법무연수원 범죄학 및 범죄심리학 강사로 활발한 강의활동을 해왔으며 아시아경찰학회 총무이사 및 회장을 지냈다. 그는 지금도 어디에선가 이유 없는 분노와 복수심에 빠져 있는 잠재적 연쇄살인범들이 우리 사회 각 기능의 제역할로 인해 상처를 치유 받고 교훈을 얻고, 행동이 교정되어 무모하고 비극적인 공격의도를 꺾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관련된 범죄 관련 저서들을 집필 중이다. 저서로 『한국의 연쇄살인』,『EBS 지식 프라임』이 있다.

한국의 CSI

<표창원>,<유제설> 공저12,420원(10% + 5%)

‘과학수사’를 통해 형사들을 지원하는 현장 과학수사 요원과 실험실 법과학 전문가들을 ‘CSI’로 정의하고, 그 세부 분야와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들을 소개한다. 오 제이 심슨 사건의 무죄 판결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세계적 법과학자 헨리 리 박사, 촉망 받는 생명공학도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지문 감식 전문가로 탈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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