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제목이었다.
『법의관이 도끼에 맞아 죽을 뻔했디』(문국진, 강창래 지음|알마 펴냄). 무슨 사연이 있을 것 같다. 한 독자가 역시나 물었다. 사연은 이랬다.
목매단 주검이 발견됐다. 부검하라는 영장이 떨어졌다. 한 할아버지가 자신의 손자라며 부검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나 법의학자로선 어쩔 수 없이 부검을 진행해야 할 상황. 할아버지가 도끼를 들고 와서 도끼를 내리쳤다. 다행히 옆의 경찰이 그것을 뿌리쳤다. 도끼가 바로 앞에 떨어졌다. 제목은 그래서 나왔다. ‘법의관이 도끼에 맞아 죽을 뻔했디’.
과거엔 죽은 사람을 해부하는 것에 대한 인식이 그랬다. 두 번 죽는 것(두벌죽음)이라고 생각했다. 한 번 죽은 것도 억울한데 해부라니. 덕분에 초기 법의관?법의학자들은 그런 인식과 싸우느라 더 고생했다. 사인을 밝혀 죽은 사람의 원을 풀어주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사실을 밝히는 일임에도, 세상의 시선은 그리 밝지 않았다.
그러나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지난 23일, 서울 정독도서관에서 열린
『법의관이 도끼에 맞아 죽을 뻔했디』 강연회에 참석한 사람 중 많은 수가 여고생이었다. ‘한국의 원조 CSI 이야기! 최초 법의학자 문국진을 만나다’라는 부제가 그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것일까. 아흔을 바라보는 노학자의 강연에 여고생들이 보인 관심은 재밌는 현상이다.
그만큼 법의학에 대한 인식이 과거와는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사례일 수 있겠다. 미국 드라마 <CSI>시리즈의 영향도 일정부분 있을 것이다. 이 드라마를 통해 프로파일링(범죄심리분석)이나 프로파일러 등이 널리 알려졌고, 법의관의 위상도 높아졌다. 책도 그것을 말해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법의관 지원자’가 없어서 고민스럽다고들 한탄했다. 월급은 적고 일은 고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법의관 지원자 수가 많았다. 그래서 국립과학사사연구원 설립 이래 처음으로 ‘법정 법의관 숫자’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p.19) |
물론 그것은 단순하게 CSI효과에 의한 것만은 아니다. 그 전부터 희생과 사명감으로 과학수사의 기틀을 다져온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문국진 박사가 그 중의 한 분이자 우리나라 법의학의 산증인이다. 도끼에 맞아 죽을 뻔한 위기를 넘기며 우리나라 법의학의 기초를 다진 사람이다. 1955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이하 국과수)의 창설과 그는 함께했다. 그는 국과수 창설을, ‘하늘이 내게 법의학을 하라고 기회를 주시나보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천직으로 여겼다. 그리고 56년, 그는 줄곧 법의학에만 매달렸다.
그는 뭣보다 인간의 권리를 다루는 의학이 있다는 말에 솔깃해 법의학을 하겠다고 결심했다. 후루하다 다네모도가 쓴 『법의학 이야기』에 ‘사람의 권리를 다루는 의학은 법의학’이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그만 일 말에 홀딱 반해버렸디요. 인간의 권리를 다루는 의학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가슴이 뛰는 거요. 이 책을 읽고 나는 법의학을 하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어요.(p.75) |
창작병을 아시나요?문 박사에 의하면, 현재의 법의학은 대부분 ‘형사 법의학’이다. 범죄의 적발, 고문방지 등을 밝히는 작업이다.
“사고가 나거나 죄가 일어났을 때, 법이 해결할 수 없는 게 있다. 질병이냐 사고냐, 질병이 사고에 관여한 것이 몇 %냐, 일종의 공정한 분배를 해줘야만 사람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는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법의학자들은 형사 법의학을 한다. 공정한 분배에 눈 뜬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그는 민사 법의학(사고, 재해의 분쟁해결), 배상의학, 의료법학, 임상법의학 등을 연구하는 한편으로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법의병적학(가칭)이다. 시체를 부검하거나 사고현장에서 다친 사람이나 시체 없이 감정할 수 있는 것이다.
예술과 법의학을 접목한 융합과학(미노정 인권의 찬양)도 연구대상이다. 예술작품을 보면 인간의 원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뛰어난 예술작품에는 과학자가 감지 할 수 없는 인간원형과 노력을 중시하는 인간 철학이 녹아있다는 것. 그래서 인문학적 평가가 되지 않는, 가려있는 인권에 대한 분석평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예술가들에겐 ‘창작병’이라는 게 있다. 명화나 명곡, 명작을 남긴 예술가, 천재라 일컫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다. 어떤 실마리가 잡히면 이를 잘 검토해서 열중한다. 첫째 특징은, 감성이 대단히 예민하다. 또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 사물을 볼 때, 한 가지만 보는 게 아니라, 5~6가지를 보고 비교검토해서 통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일반인은 그게 쉽지 않다.”이에 더해지는 것이 집착력이다. 집착력은 천재의 필수조건이다. 즉, 예술가들은 감성, 능력, 집착을 갖고 작품에 매달린다. 허나 그것은 피로를 부르고, 결국 그것이 쌓여 병적인 증상이 찾아온다. 두통, 환청, 환시 등이 오는데, 이것이 심해지면 죽음이 온다.
“예술가들이 요절하는 건 창작병에 걸리기 때문이다. 창작병의 또 다른 특징은 뭔가 성공했다, 하면 그 증상이 금세 없어진다. 예술 하는 분들도 창작병이 뭔지 모른다. 의학이 개입해서 천재들이 이런 것을 거친다는 것을 밝히는 것이다.” 그는 예술가나 작품의 진가를 파헤쳐서 분석?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이것을 법의병적학이라고 이름 붙였다.
북 오톱시(Book Autopsy), 예술과 법의학을 접목하다
그는 음악가의 사인을 연구해서 두 권의 책을 냈다.
『모차르트의 귀』(2000)와 『바흐의 두개골을 열다』(2002)가 그것이다. 이어 화가들의 사인도 연구했다. 『반 고흐 죽음의 비밀』(2003)과 『질병이 탄생시킨 명화』(2008)로 나왔다.
“화가들의 사인 가운데 반고흐의 사인이 가장 모호하다. 두 번 자살시도를 했는데, 이틀 반 만에 죽었다. 그건 있을 수가 없다. 이걸 해결하느라 7년 넘게 걸렸다.”문 박사가 이날 가장 시간을 많이 할애한 주제는, ‘어머니의 존재가 예술가에게 미친 영향’이었다. 그는 이런 가설을 내세웠다.
“예술품은 모성애에 의해 창작되고 어머니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어머니가 어떤 분이냐가 중요하다. 우선 알아낸 것이 르네상스 세 거장의 모자관계의 공통점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이 세 사람, 어머니와의 관계는 사생아이거나 조실모였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 생후 생이별을 한 경우다. 아버지가 사법서사였는데, 농민의 딸과 결혼할 수 없다는 이유로, 어머니는 다 빈치를 낳고 다른 곳으로 시집을 갔다.
* 미켈란젤로 - 어머니가 그를 낳자마자, 석공의 집에 보내 그 부인의 젖을 먹고 자라게 했다. 어머니에게 병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이 되는 한편, 어머니는 그가 6살 때 죽었다.
* 라파엘로 - 어머니가 8살 때 사망하고 아버지도 12살에 죽었다.
“세 사람의 작품의 공통점이라면, 어머니를 그렸다. 어머니 얼굴을 잘 보지 못했는데, 그렸다. 성모자상(리타의 성모), Pieta, 사모화 등 어머니를 자신의 그림에 넣는 경향이 있었다.”문 박사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의 발로로 이들이 동성애자나 갈녀증(渴女症)이 됐다고 봤다.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는 동성애자, 라파엘로는 갈녀증. 라파엘로의 경우, 어머니와 비슷한 외모의 여자에게 빠졌다. 가니메니즘(Ganymedism)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각 인물과 작품에 대한 분석을 이었다. 우선, 레오나르도 다 빈치(1452~1519)의 ‘리타의 성모’. 이 작품에는 성모의 유방이 노출돼 있다. 당시로선 엄청난 파격이었다. ‘성 안나와 함께한 성모자’에는 삼대가 함께 나온다. 그런 경우는 이전에 없었단다. 마리아의 어머니까지 함께 그렸는데, 삼대는 미소를 짓고 있다. 이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했다.
미켈란젤로(1475~1565)의 작품, ‘피티의 성모자’(1503~1504)를 보면, 어머니와 아기 사이에 기왓장 모양의 책이 있다. 아기는 그 위에 팔베개를 하고 실망한 듯한 표정과 미소를 짓고 있다. 왜 나를 석공에게 보냈냐며, 어머니에게 한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단다.
마리아가 죽은 예수를 무릎에 얹고 바라다보는 ‘피에타’(1448~1500)상과 다비드(1504)상을 보자.
“미켈란젤로는 바위 덩어리 하나를 놓고 2년 동안 조각해 피에타를 만들었다. 이건 어머니가 그리웠기 때문에 나왔다. 다비드(1504)는, 조각이 예쁘장하다. 실은 다비드 장군이 아니다. 자신의 동성애인이었던 남자의 얼굴과 몸을 조각한 것이다. 바커스(1496~1497)를 또 보면, 다 빈치는 바커스를 그렸고, 미켈란젤로는 이를 조각했다. 바커스는 사생아다.”라파엘로(1483~1520)는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 모두에게 사사했다. 그의 작품, ‘라 포르나리나’(1520)는 ‘빵집의 딸’이라는 뜻이다. 라파엘로가 교황청 미술가로 출근을 하는데, 어느 빵집을 지나가는데, 처녀가 발을 씻고 있었다. 그런데 얼굴이 그의 어머니를 닮았다. 라파엘로는 2개월을 돌아서 자신의 모델로 하는데 성공했다.
“라파엘로는 여러 여자를 그렸는데, 어머니와 비슷한 얼굴의 여자만 그렸다. 어머니가 8살에 돌아가셨으니 어느 정도 윤곽은 알고 있는 거지. 이 여자와 결혼하고자 했으나 교황청에서 빵집 딸과 결혼할 수 없다고 했다.”
‘라 벨라타’(1514~1516)는 그래서 나온 작품이다. ‘라 포르나리나’와 비슷하나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어머니의 얼굴과 믹스해서 그림을 통해 그는 결혼을 했다. 문제는 갈녀증이었다. 어머니를 닮은 여자를 좋아했고, 결국 복상사했단다. 37세의 나이로. 밤낮으로 붙어 있다가 죽었다.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1510~1511)을 보면,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보인다. 헌데 얼굴을 보면, 플라톤의 얼굴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얼굴을 넣었다. 플라톤이나 다빈치 모두 동성애자였다. 라파엘로가 다 빈치의 얼굴을 플라톤 얼굴에 겹친 것은, 우리는 철학 아닌 예술 위주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또 소크라테스와 알키비아데스가 나온다. 알키비아데스는 알렉산더 대왕의 얼굴로 알렉산더도 동성애자다. 헤라클레이토스에는 미켈란젤로의 얼굴을 넣었다. 라파엘로와 소도마라는 화가의 얼굴이 있는데, 이태리어로 동성애자를 소도마라고 한다. 자신은 동성애자가 아니지만 동성애자와 친구였다는 것을 나타낸다.”태모교류와 예술 감각이어진 것은, 어머니와 아기가 어떻게 교류하고 예술에 영향을 미쳤느냐, 태아감각의 감수성에 대한 이야기였다. 정자와 난자가 결합하면 과거엔 수정란이라고 불렀으나, 지금은 수정아라고 한다. 수정아가 5주가 지나면 심박동이 감지되고 뇌간, 대뇌변연계, 대뇌신피질 구조가 형성되고 임신 2개월부터 태아뇌파를 감지한다. 임신 5개월부터 태내소리를 감지한다.
이윽고 태반과 양수를 통해 태모일체가 된다. 물리적인 것뿐 아니라 어머니의 피, 뇌 분비물을 받는다. 9개월이 되면 감각기관이 어른과 같아진다. 시각만 덜 발달될 뿐. 1970년 레리 앤 켈리라는 학자들이 한 ‘임부의 심리학적 형 분류’(1976)이다.
제1형, 이상형 어머니 : 아기 낳기를 원하는 어머니.
제2형, 파괴형 어머니 : 임신을 원치 않았는데 임신한 경우. 아이가 안 나왔으면 좋겠다는 어머니.
제3형, 양면형 어머니 : 주위 사람의 기대에는 동조하나 내심은 거부하는 어머니.
제4형, 냉담형 어머니 : 환경, 경제여건 부정적이나 무의식적으로 분만을 원하는 어머니.
“3, 4형의 태아는 쌍방적 메시지를 받아 정신적인 혼동이 온다. 그러면 감수성이 결핍된 무기력한 어린이가 될 수도 있다.”태아의 감수성 반응형 분류 역시 같은 학자들에 의해 연구됐다. 다음과 같다.
평균형 : 어머니의 메시지에 순조롭게 반응한다.
고반응형 : 태아 외부의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성장 후 정서적?창조적 자기느낌을 자유로이 표현한다. 예술가의 싹을 틔운다.
저반응형 : 외부자극이나 어머니 메시지에 무감각 혹은 무반응. 눈앞의 사실이나 구체적 표현, 상상력 직관력에 의한 표현이 불가하다. 예술가 자격이 없다.
“어머니의 임신에 대한 정신적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태아의 감수성에 의한 태모교감으로 태아의 본성과 예술적 재능이 결정된다.”
실질적인 예로 문 박사는 모차르트 귀의 기형과 그의 어머니의 예를 들었다. 모차르트는 7남매의 막내로 3세에 피아노를 치고 8세에 교향곡을 작곡했다. 현대 심리학에선 모차르트의 아이큐를 230~250으로 추정하는데, ‘음악천재’보다 ‘조숙한 신동’으로 일컫는다. 잘츠부르크 궁정음악단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아버지는 모차르트를 데리고 6세부터 10년간 유럽 각지를 돌며 신동임을 과시한다. 모차르트라고 불만이 없을 턱이 없었다. 아버지에 대한 불만을 어머니에게 호소하고 위로받았다. 어머니는 그러나 어떻게 할 재간은 없었다.
“모차르트의 귀는 기형이다. 귓밥이 없다는 평평귀다. 태내귀라고 있다. 아기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자궁안 양수는 물속이다. 소리가 물속에서 전파될 때는 공기보다 5배나 빠르다. 엄마 뱃속의 아기들이 듣는 건 초고주파다. 애가 나오면 태내귀가 저음을 듣는 것으로 변한다. 모차르트는 그게 안 됐다. 귀가 태내 상태로 남아 있었던 거다.”헌데, 중요한 것은 태내귀는 우주의 초고주파음을 감지할 수 있다. 모차르트는 우주의 선율을 지상의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토마스라는 연구자에 의하면, 기형이 된 것이 음악가로 대성할 수 있었던 요인이었다. 모차르트 이펙트(Mozart effect)는 그래서 나왔다. 청각능력을 향상시켜 뇌를 활성화하는 것이었다.
“어머니와 아이가 교류해서 예술가, 예술작품이 탄생했다. 벨기에 화가 마그리트(1898~1967)의 ‘기억’(1948)을 보면, 어렸을 때의 좋지 않은 기억이 나온다. 그는 14살 때 신경쇠약에 걸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어머니의 시신을 목격했다. 마그리트는 생과 사에 관련된 그림은 천을 쓰고 있는데, 죽음은 신과 사람의 공동발명품이라는 생각을 했다.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충격을 신과 인간의 공동발명으로 돌려서 자신을 위로했다.”오스트리아 화가 에곤 실레(1890~1918)는 어머니와의 불화로 자기애가 강한 화가가 된 경우로 설명됐다. 실레가 14세 때, 아버지가 사망했는데, 어머니와 사이가 더욱 나빠졌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매독성 정신장애로 가산을 탕진했다는 이유로 미워했는데, 실레는 아버지 죽음을 슬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미워했다. 실제로 실레의 그림을 보면, 어머니가 아이를 미워하? 모습이 많다.
문 박사는 부부간의 불화가 태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자신은 전지전능해야 한다는 환상으로 생겨나는 것이 자기애(나르시시즘)라는 것. 아기는 어머니와 탯줄이 연결돼 있을 때, 전지전능함을 느낀다. 분만으로 탯줄이 절단되면서 불안감을 느끼고, 어머니 없으면 우는 건, 관심과 사랑을 필요하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어머니가 사랑을 전해주지 않으면 아이는 전지전능한 태아적 모습으로 돌아간다. 타인을 무시하는 성격이 된다. 실레는 적나라한 나체 그림을 많이 그렸다. 당시 빈에는 프로이드 있었고, 성욕(리비도)이 창조적 힘을 지녔음을 강조했다. 실레는 자기애는 누구나 갖고 있는 거라며 인간의 본능을 화폭에 옮겨야겠다는 생각으로 그림을 그렸다. 리비도 학설에 입각해서 법의학이 미술에도 관여해 인권이 어떻게 되느냐를 보여준 사례다. 실레를 욕할 것이 아님을 간접적으로 입증한 것이다.”강연은 그렇게 맺음 했다. 법의학이 지닌 의미와 영역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미국드라마와 한국 최초의 법의학 드라마였던 <싸인> 등을 통해 법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면, 20세기 중후반 한국에서 일어난 CSI를 들춰보는 것도 좋겠다. 문국진 박사가 1980년대 중반에 냈던 『새튼이』와
『지상아』를 오늘에 맞게 재구성한
『지상아와 새튼이』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