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곡에서 인간의 목소리를 처음으로 사용하다 - 베토벤, <교향곡 9번 d단조 op.125> 합창
자, 오늘은 베토벤의 <교향곡 9번 d단조 op.125>를 듣겠습니다. 아시다시피 ‘합창’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입니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실러의 <환희에 붙여서>에 의해 4악장에 합창을 수록함’으로 돼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간을 내서 전체 악장을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교향곡 9번의 벅찬 감동을 맛보기 위해서는 당신의 시간과..
‘방랑’을 대변했던 19세기 최고의 낭만가 - 슈베르트, <방랑자 환상곡 C장조> D.760
낭만의 시대였던 19세기에 많은 음악가들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아마 오늘날 우리가 가장 즐겨 듣는 음악들이 대개 이 시대의 것들일 겁니다. 하지만 슈베르트만큼 낭만의 요체인 ‘방랑’을 대변할 만한 음악가가 또 있을까요? 별로 기억나지 않습니다. 특히 슈베르트는 피아노 음악에서 방랑의 기질을 여지없이 보여줬습니다.
베토벤 음악의 ‘남성성’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곡 - <피아노 협주곡 5번 E플랫장조 op.73 ‘황제’>
사실 저는 몇 년 전에 피셔가 연주하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듣다가 정신줄을 잠깐 놓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제가 들었던 음반은 푸르트벵글러가 지휘하는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이었습니다. 아마 1~2분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누군지, 여기가 어딘지’를 잠시 망각해버리는 몰아(沒我)의 상태에 빠졌던 것인데, 정신을 차리고 ..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알프레트 브렌델 피아노를 듣는 시간 등록일: 2013.05.13
음악으로 쓴 여행기 - 리스트, 순례의 해(Années de Pèlerinage)
오늘 들을 음악은 <순례의 해>(Annees de Pelerinage)입니다. 1830년대부터 1877년까지 작곡했으니, 리스트는 자그마치 40년 동안 이 음악에 마음을 썼던 셈입니다. 모두 26곡으로 이뤄져 있는, 리스트의 피아노곡집 중에서 가장 거대한 분량의 음악입니다.
고전주의 안에서 편안함을 느꼈던 낭만주의자 -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op.64>
오늘 들을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op.64’는 멘델스존의 삶에서 거의 마지막 시기에 완성된 음악입니다. 1844년 여름에 완성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곡을 작곡하는 데는 적어도 6년쯤 세월이 걸렸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멘델스존이 남긴 음악 가운데 오늘날의 연주회장에서 가장 자주 들을 수 있는 곡입니다.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op.64 괴테 등록일: 2013.10.28
‘스폰서십’ 맺은 여인과 천통 넘는 편지 교환하며 음악 선물 -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 f단조>
이제 가을도 막바지입니다. 설악산 단풍은 거의 떨어졌고 내장산 나뭇잎들이 절정의 붉은 색을 뽐내고 있습니다. 이럴 때는 역시 러시아 음악이 제격입니다. 지난 회에서 들었던 라흐마니노프는 물론이거니와, 오늘 소개할 표트르 일리히 차이코프스키(1840~1893)도 겨울에 듣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음악을 많이 남겼습니다.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 폰 메크 부인 니콜라이 루빈스타인 등록일: 2012.11.01
내 생애 마지막 협주곡 - 하이든 <트럼펫 협주곡 E플랫장조>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은 1973년부터 1996년까지 방송됐던 MBC TV <장학퀴즈>의 시그널 음악이었습니다. 방송 시작과 동시에 ‘빰빰 바밤~ 빰빰 바밤~’ 하면서 알레그로 템포의 3악장 주제가 시원하게 흘러나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곡은 한국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음악으로 자리매김했지요. 1990년대에 초등학생이었을 지금의 30대들부터 1..
에릭 사티, <6개의 그노시엔느> (6 Gnossiennes)
<6개의 그노시엔느>에 등장하는 ‘그노시엔느’는 그리스 남쪽의 섬 크레타, 혹은 ‘크레타 사람의 춤’을 뜻합니다. 아마 듣기에 어려운 곡은 없을 겁니다.
가을, 커피 그리고… 브람스, <교향곡 1번 c단조 op.68>
오늘 들을 음악은 <교향곡 1번 c단조 op.68>입니다. 브람스는 흔히 바흐, 베토벤과 더불어 ‘독일음악의 3B’로 일컬어집니다. 하지만 브람스의 음악에서는 바흐나 베토벤이 종종 보여줬던 유머나 익살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브람스 스스로도 “나는 우울한 사람”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듯이 그의 음악은 침울하고 내향적입니다.
브람스 베토벤 교향곡 1번 c단조 op.68 등록일: 2013.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