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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피어난 발화의 불꽃, 에이티즈의 미니 6집
에이티즈(Ateez) <ZERO : FEVER Part.2>
아직 터져버릴 것 같은 불놀이는 아니더라도 발화의 불꽃이 피어나는 순간이다. (2021.04.07)
서정성을 가미한 파워풀. 이것이 에이티즈가 지금껏 고수해온 뚜렷한 콘셉트다. 강약조절을 통해 응축과 폭발을 극대화하고, 롤러코스터를 타듯 곡에 변주를 주어 지루할 틈이 없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반면 '불놀이야'는 다르다. 처음부터 끝까지 질주하는 트랩 비트와 훅의 '불놀이야'를 보아 중독성에 역점을 둔 것을 알 수 있다. 퍼포먼스 자체도 강렬함과 섹시를 잡아 보다 더 성숙해진 면모를 강조한다.
결과적으로 타이틀만 놓고 보면 오히려 이들의 매력이 반감된다. 반복되는 가사는 입가에 맴돌지만 크게 다가오지 않고 일렉트로닉 사운드는 쉴 새 없이 찌르기만 하여 난잡하다. 이는 시각적인 에너지가 동반되어야 비로소 해소되는 긴장감을 낳아 부담스러울 뿐이다. 역시 질주하는 트랙 '선도부'는 후렴구에 속삭이는 보컬을 장치 삼아 잠시 쉬는 공간을 마련했으나 '말 들어 뉴 꼰대', '후덜덜 손들어 맴매'와 같은 가사는 한없이 가볍다.
오히려 수록곡에서 생소한 실험을 시도했고 꽤 완성도가 높다는 점이 놀랍다. 위켄드의 'Blinding lights', 'In your eyes'의 향취가 묻어 있는 1980년대 레트로 사운드를 잘 마감질한 'Take me home'이 그렇다. 작년을 뒤흔든 디스코 대신 베이퍼웨이브를 채택하여 세련감을 획득했고, 후반부 에잇볼 타운 소속의 색소포니스트 제이슨 리의 색소폰 솔로는 그야말로 화룡점정. 이어지는 'Celebrate'는 아이돌 시장에서 보기 힘든 가스펠을 코러스에 녹여내 한 층 풍성한 1990년대 알앤비를 주조한다.
<ZERO : FEVER Part.2>는 확고한 콘셉트에 비해 미약한 독창성이라는 아킬레스건을 어느 정도 보완했다. 'Take me home'이었다면 더 좋았을 타이틀 선정과 갈피를 확실히 잡지 않은 세계관이 살짝 삐끗하나 신선한 장르로 손을 뻗으며 또 다른 가능성을 내비친다. 즉, 팀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새로운 영역을 소화하는 확장을 이룩한 것. 아직 터져버릴 것 같은 불놀이는 아니더라도 발화의 불꽃이 피어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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