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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크바스토프, 클래식에서 재즈로 전향한 이유
토마스 크바스토프(Thomas Quasthoff) - 『Nice ‘N’ Easy』
수많은 음표 위를 날아다니던 작은 새가 자유의 날개를 달고 비상하기 시작했다. (2019. 05. 08)
독일 태생의 그가 현존하는 최고의 바리톤(남성 성역 중 중간의 편안한 음역) 중 한 명인 토마스 크바스토프가 되기까진 우여곡절이 많았다. 어머니가 먹은 입덧 방지약의 부작용으로 키는 130cm 정도에 사지도 온전치 못했으며 성악과도 피아노 연주가 필수였기에 입학을 거부당했으나, 개인적으로 성악을 배우고 재즈 밴드와 아나운서, 성우로 활동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그가 2012년 클래식에서 재즈로 전향한 이유는 재즈를 처음 알려준 형이 세상을 떠난 이유가 크다. 2007년 <Watch What Happens: The Jazz Album>에서 스티비 원더의 「You and I」를 편곡하며 한차례 재즈 가창을 선보였던 그는 존경하는 프랑크 시나트라의 1960년 음반을 따라 <Nice ‘N’ Easy>를 앨범 제목으로 정했다.
프랭크 시나트라처럼 크루닝 창법을 쓰는 그는 음역이 바리톤보다 좀 더 낮은 베이스 바리톤으로 저음이 강하다.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 나온 재즈 블루스 발라드 「Cry me a river」의 후렴이나 90년 넘은 고전 팝 「Stardust」에서 피아노와 단신으로 흐르는 파트에서 그의 풍부한 음색이 잘 들리며, 따스한 보이스는 존 레논의 「Imagine」과 토니 베넷 &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듀엣으로 소화한 「Body and soul」의 잔잔한 스타일에서 드러난다. 목소리와 음악이 하나 돼 힘을 발휘한 덕에 「But not for me」나 「I remember you」처럼 긴 곡도 지루할 새 없이 흘러간다. 성대의 깊은 울림이 매력적이어도 이런 분위기의 반복은 청감상 특별한 자극을 주기 힘들다. 모든 노래가 리메이크라 유명한 곡은 쉽게 친해지겠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가장 기억에 남는 포인트는 「Moonglow」에서 「Don’t worry be happy」의 바비 맥퍼린처럼 악기를 묘사한 창법으로 더블베이스 같은 소리를 낸 그의 스킬이다.
클래식에 비하면 재즈는 그가 느꼈듯이 자유와 즉흥성이 강하지만, 크게 다가오지 않는 이유는 재즈 보컬의 솔로 격인 즉흥적 멜로디를 내뱉는 스캣이나 화려한 편곡 등 음악적 치장보다는 다른 곳에서 해방됐기 때문이다. 안으로는 악상 기호에 구애받지 않고 대중과 감정을 공유하는 데 있으며, 밖으로는 클래식과 다르게 무대 위 연주자들과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에 있다. 수많은 음표 위를 날아다니던 작은 새가 자유의 날개를 달고 비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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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Thomas Quasthoff>,<NDR Big Band>14,900원(19%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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