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볼빨간 사춘기, 성공한 캐릭터 굳히기

볼빨간 사춘기 <사춘기집 I 꽃기운>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비슷한 소재지만 매번 듣기 좋은 선율을 직접 뽑아낸다는 점에서 한 번, 조금씩 음악적 다양함을 보여주려 한다는 점에서 두 번, 상업성 너머의 성장을 본다. (2019. 05. 02)

36305626980149927_208837228.jpg

 

 

볼빨간 사춘기의 행보는 지금의 승승장구를 풀이하는 방식에 따라 호기 혹은 우기로 해석된다. 안지영의 독특하고 귀여운 음색과 캔디 팝처럼 달달한 멜로디. 한 장의 정규음반과 4개의 짧은 EP를 연속으로 흥행시키며 가꾼 그들 특유의 음악적 분위기와 「우주를 줄게」 「썸 탈거야」 「좋다고 말해」 「남이 될 수 있을까」 풍의 너무 진지하지는 않은 사랑 가사. 이 모든 요소를 끌어안은 채 생산되는 새로운 노래들을 동어의 반복으로 보느냐 잘 만든 팀의 색으로 보느냐에 따라 이번 음반의 위치가 결정된다.

 

지향과 잔향을 놓고 보면 특이점은 없다. 2016년 <유희열의 스케치북> 출연 이후, 거센 성공의 첫 바람을 일으켜준 「우주를 줄게」에서 비유만 좀 더 담백하게 가져와 ‘나들이를 가자’ 조르고 ‘별 보러 가자’ 노래한다. 사운드 색감도 그대로다. 부드럽고 달콤하고 말랑하고 사랑스럽다. 변화의 새로움보다는 익숙한 그 원류를 간직한 채 잘 들리고 쉽게 체화되는 멜로디로 계속해서 더 많은 플레이 횟수와 반응을, 차트 성적을 일궈내고 있다.

 

이러한 성공 가도 속에서 「Seattle alone」 「Mermaid」는 나름의 음악적 시도들을 보여준다. 이전 풋풋한 감성을 노래하던 창법에서 벗어나 「Seattle alone」은 발음을 흘려보내며 시크하고 외로운 곡의 분위기를 살렸고 「Mermaid」 역시 기존 그들의 서사에서 그리 익숙한 트랙은 아니다. 피아노와 현악기로 서서히 고조되는 구성 등 흔한 발라드 작법에서 벗어나지는 않지만 대중이 원하는 이미지만을 고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발랄하고 밝은 볼이 빨간 사춘기의 울타리에서 한 발 짝 벗어나 적당히 음반의 무게감을 꾸려냈다.

 

결론적으로 5개의 수록곡 중 3개를 타이틀로 내세우고 그 중 어쿠스틱 팝인 「나만, 봄」을 화려하고 강렬한 아이돌 음원 강자들 사이에서 장기간 살려낸 점은 이들이 포착한 대중성이 얼마나 두터운지를 보여준다. 비슷한 소재지만 매번 듣기 좋은 선율을 직접 뽑아낸다는 점에서 한 번, 조금씩 음악적 다양함을 보여주려 한다는 점에서 두 번, 상업성 너머의 성장을 본다. 이번 EP의 흥행은 이 여성 듀오의 자가 복제가 아닌 이번에도 성공한 캐릭터 굳히기로 풀어낼 수 있다. 데뷔 이후 가장 긴 휴지기를 안정적으로 끝마쳤다.

 


 

배너_책읽아웃-띠배너.jpg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YES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볼빨간사춘기 - 사춘기집Ⅰ 꽃기운

<볼빨간사춘기>13,400원(19% + 1%)

사춘기 소녀들의 성장통 [사춘기집Ⅰ 꽃기운] 사랑스럽지만 위태롭고, 불안해서 더 찬란한 사춘기를 노래하는 소녀들의 첫 번째 계절, 봄 봄의 시작을 알리는 사춘기 소녀들의 동화 같은 이야기의 첫 장을 열어본다. 볼빨간사춘기 지음.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트럼프의 귀환, 위기인가? 기회인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거머쥔 트럼프.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 트럼프 2기 정부의 명암과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국제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설명하는 박종훈 저자의 신간이다. 강경한 슈퍼 트럼프의 시대에 직면한 대한민국이 어떠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지 그 전략을 제시한다.

이래도 안 읽으실 건가요

텍스트 힙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독서가 우리 삶에 필요해서다. 일본 뇌과학계 권위자가 뇌과학으로 입증하는 독서 예찬론. 책을 읽으면 뇌가 깨어난다. 집중력이 높아지고 이해력이 상승하며 즐겁기까지 하다. 책의 장르는 상관 없다. 어떤 책이든 일단 읽으면 삶이 윤택해진다.

죽음을 부르는 저주받은 소설

출간 즉시 “새로운 대표작”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 관련 영상을 제작하려 하면 재앙을 몰고 다니는, 저주받은 소설 『밤이 끝나는 곳』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등장인물들이 함께 떠난 크루즈 여행 중 숨겨진 진실과 사라진 작가의 그림자가 서서히 밝혀진다.

우리 아이 영어 공부, 이렇게만 하세요!

영어교육 전문가이자 유튜브 <교집합 스튜디오> 멘토 권태형 소장의 첫 영어 자녀 교육서.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초등 영어 교육의 현실과 아이들의 다양한 학습 성향에 맞는 영어 학습법을 제시한다. 학부모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과 실천 방안을 담았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